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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조희연 "정유라 졸업취소, '중학교는 멀쩡하니?' 봇물"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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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아래는 17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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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 서울시교육청은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재학했던 청담고등학교에서의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학사 관리, 성적 관리 특혜 의혹을 사실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졸업 취소를 검토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힌 상황인데요. 오늘(17일)은 어제 기자회견을 마친 조희연 교육감을 직접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교육감님, 안녕하세요. 오늘 수능일이에요. 아침부터 바쁘셨죠?
"네, 여의도 고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시험지가 이렇게 됩니다. 저희 교육청으로 와서 11개 교육지원청에서 밤새 지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면서 배달이 됩니다. 학생들도 긴장하지만, 시험지를 관리하는 교육청과 경찰도 긴장합니다."

- 오전 9시 1분 지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 이제 막 시험장에 들어가는 순간입니다.
"정말 학생들에게, 학부모들에게, 수능을 치르는 모든 국민에게 수능은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자 인생에서 가장 긴장되는 날입니다. 보이진 않겠지만,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선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정말 전국의 고3 엄마들 올 한해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고3 엄마가 되면 다니던 회사 휴직계까지 내가면서 뒷바라지하시는데요. 오늘 이후로는 다리 좀 편하게...
"저는 수능장에 갈 때마다 (입시 제도가) 왜곡되고,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참혹한 입시 전쟁의 시스템을 인간화하는 날을 선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보려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전 세계에서 대학입학 시험 보는 날 비행기가 안 뜨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국내 항공 모든 게 12시인가, 1시 사이에 비행기가 중지된다고 들었습니다. 전 국민이 10시에 출근하고, 비행기도 안 뜨는 비정상적인 시스템을 아마 유럽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것도 우리 교육이 해결해야 할...
"개인적으로는 대학 서열이 파괴되거나 완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운영되는 원리가 수직 서열화돼있습니다. 수평적 다양성이 확대된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수직 서열화가 직장도 그렇고, 대학도 그렇습니다. 고등학교도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이게 완화돼야 학생들이 '대학을 가느냐, 안 가느냐' 문제를 한 번쯤 고민할 수 있고, 대학을 가지 않은 학생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거죠. 교육이 바뀌려면 사회가 바뀌어야 합니다."

- 저도 두 아이의 엄마인데요. 애들이 너무 힘들어해요. 학교에서 시험 봐야 하고, 학원 다녀야 하고, 교육 대혁명이 필요합니다.
"저는 촛불 시위에 나오는 학생 단체 중에 무슨 혁명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곳이 있나 봐요. 그걸 보면 '중·고등학생이 저런 표현까지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한편으로는 들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교육이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중·고등학생들이 그런 의미에서 (혁명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을까 싶어요."

- 촛불 집회 때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게 고등학생들이 피켓을 들고 나왔는데요. '대통령 바뀐다고 교육 제도가 안 바뀐다. 우리는 교육 제도가 바뀔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나왔는데요. 참, 똘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시험을 막 시험한 고3 학생들을 포함해서 전국 중·고등학생들이 촛불 집회에도 많이 나왔더라고요. 아이들이 보기에도 잘못됐다. 최씨 일가가 국정을 농단하고, 이화여대 부정입학 문제로 학생들이 '이게 뭐야. 공부 열심히 해봤자 부모 잘 만나면 되는 거였어?'라고 공분이 커지고 있는데요. 우선, 지난 11월 12일 민중총궐기가 4.19이후에 중학생이 정치 이슈를 걸고 나온 집회는 처음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저희는 학생 안전 관리 때문에 장학사 30명 정도 (촛불집회에) 파견됐고요. 저도 그분들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번 갔는데 정말 놀랐어요. 끝없이 학생들이 행진해서 오더라고요. 종로 쪽에 수천 명 있고, 광화문에 천여 명 있고 그랬다더라고요. 제가 물어봤어요. '왜 나왔냐'고 하니까. 두 가지 특징을 봤습니다. 저는 이걸 '교복 입은 시민'이라고 얘기해요. '교육감 시민, 학부모 시민, 교사 시민 모두 시민인데 하는 역할이 다르다. 너희도 시민이다'라는 느낌으로 말하는데요. 정말 교복 입은 시민의 탄생을... 교복을 입었지만 당당한 시민으로 학생들이 재탄생해서 행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저도 부모로서 우려하는 점도 있어요. '중·고등학생까지 거리에 나가야 하냐'는 느낌도 받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학생들에게 물어봤어요. '어떻게 연결돼서 나왔니?' 물어 보면 '스마트폰으로'라고 답해요. 이게 소통의 방식, 연결의 방식이 다른 거예요. 저희 때는 신문 보고 하거나 이메일 쏴서 하는데 이 친구들은 훨씬 그런 의미에서는 발전한 거죠. 제4차 산업혁명 사회가 초연결 시대라고 하는데 그런 연결이 스마트폰을 통해서 하더라고요. 우리가 (핸드폰이) 4500만 대가 있다고 하잖아요. 스마트폰을 통해서 새로운 집단성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게 출현한 것 같아요."

- 그 복잡한 현장에 쓰레기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아이들이 대형봉투를 용돈으로 사서 (쓰레기를) 줍고 있더라고요. 서울 영일고등학교 1학년 학생, 칭찬해주고 싶어요.
"감동이고요. 기성세대가 학생을 대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따져 놓고 보면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우려하고 그러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요. 우리는 일본의 뽕짝을 부르는 세대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K-POP을 수출하는 세대입니다. 기성세대는 일본 문화를 수입하고, 모방하는 세대였단 말입니다. 물론, K-POP도 미국이나 유럽의 테크놀로지와 결합되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적 문화를 세계적 상품으로 수출하는 세대입니다. 전혀 다른 거예요. 우리가 조금 겸손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어른들은 술 취해서 돌아다니시는 분도 많은데, 아이들은 쓰레기 줍고 그러니까 부끄럽기도 했어요. 오늘 또 아이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요. 수능 마치고 종로에 모여서 촛불집회를 한다고 하던데 교육청에서 안전 차원에서 가십니까?
"저희도 몇 분 나갈 예정입니다. 많이 나온다는 예측도 있더라고요. 저희는 학생들이 안전하게 하길 바라고요. 학생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이 거리에 나올 정도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가 크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빨리 이 분노를 위정자들이 해결했으면 합니다."

- 본격적인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제 기자회견 하신 내용을 짚어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저희가 알기로는 정유라씨가 대학생이에요. 어제 확인을 해봤더니 서울교육청 감사 결과 내용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우선, 감사 내용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러니까 1년 193일 중에 학교에 (출석한 게) 확인된 날이 17일입니다. 1학년 194일, 2학년 195일, 3학년 193일인데 (정유라씨는) 완벽하게 확인된 (등교한) 날이 17일입니다. 지난번 저희가 장학을 1차로 했습니다. 주로, 출석과 결석을 자료로 확인한 겁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출석부가 있잖아요? 출석부가 집계돼서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돼요. 창의적 체험 활동이나 봉사활동도 기록됩니다. 나이스(neis·교육인적자원부 지원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기입이 돼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그때는 충분히 발견할 수 없었는데 특정 감사팀을 파견해서 확인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출입국관리기록을 법무부로부터 어렵게 구했어요. 비교를 해본 거예요. 해외에 있는데 출석한 것으로 된 것도 있고요. 3학년 때는 3월 24일부터 9월 24일 6개월 동안 공문 2장으로 6개월 동안 출석을 안 한 거예요. 승마협회 공문이죠. 승마협회에서 '국가대표다'. 3학년 때는 국가대표 자격을 가지니까 그 특권을 이용해 그렇고, 1,2학년 때는 대회 참가 공문을 가지고 한 거죠. 이게 공결이 되는 겁니다. 공식적으로 출석이 인정되는 거죠. 그게 141일이나 되는 겁니다. 193일 중에 141일이나 된 거죠. 저희는 141일이 보충 교육이나 이런 게 있어야 하는데 일체 자료가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의심해보면 141일 전체도 안 나왔다고 볼 수 있어요. 물론, 체크를 해봐야겠습니다마는...

심지어 이런 일도 있어요. 학교장 승인 없이 무단으로 승마 대회 나간 건 그렇다 치고, 해외에 있는데 창의적 체험 활동을 한 것으로 기록이 된 거죠. 선생님들 부주의가 있었던 거죠. 또, 승마협회에서 여러 공문을 봉사활동으로 제출된 거죠. 이를테면 마부를 관리했다는 식으로 봉사활동 처리하고. 학사 농단의 종합판 내지는 학사 농단 비리 백화점 정도로... 저도 보고받으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심지어 수행평가도 만 점으로 나오고, 학생들이 항의한 일도 있었고요."

- 저도 그 포인트를 짚고 싶은데요. 어쨌든 청담고등학교가 강남에 있고, 대한민국 부유층, 특권층이 사는 동네라 할 수 있는데요. 그런 동네에 있는 엄마들이 이런 학사 농단을 몰랐을까요? 아니면 알고도 '우리도 그렇게 하니까 넘어간 거야'라고 한 걸까요? 청담고등학교는 이런 문제가 있는데 눈감아준 건지, 가능이나 한 일인지...
"지금은 아무래도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돼있으니까. 그런 비리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게 있는데 관행처럼 생각해서... 체육특기학교 지정이라든지, 체육 수행평가를 만점 받았을 때 이의제기를 했다든지. 그런 게 있었고, 그 당시에는 쟁점화가 안 된 것 같고요. 최순실 씨의 농단적 행위가 있는 것 같아요. 최순실씨가 한 말이 언론에 나온 걸 보면서 '과장된 것도 있겠지'라고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었어요. 한 말을 보면 이런 거예요. '죽을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교사가...', '애 아빠가 손 봐줄 거야' 이런 것도 있어요.

엄정한 교사가 있었어요. 엄마한테 '자제해달라. 더 많이 가면 안 된다'고 이렇게 말했나 봐요. 당장 (최순실씨가) 학교를 쫓아갔어요. 학생들 수업 시간에 30분 동안 막말을... (이걸 보니) 국민들이 분노할 만 하구나. 저도 약간 그렇게 생각하는데, '설마 저렇게까지 했겠어', '100% 사실은 아니겠지'하는 느낌도 있는데 이걸 보면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장 기자님도 학부모잖아요. 아무리 교사한테 불만이 있다고 해도 전화로 '기다려'라고 해서 당장 쫓아가서 30분 동안 수업 시간에서 끌어내다시피 해서 욕설을 퍼붓는 건 있을 수 없죠."

- 무례한 거죠. 교사 입장에서는 충격을 받았을 것 같아요.
"그렇죠. 선생님들이 이런 것 같아요.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선생님이 바쁘시니까 그런 학부모는 피해 가는 게 현실이에요. (최순실 씨가) 너무 기세등등하고, 또 권력자처럼 보이고, 실제 권력자잖아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피해 가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속칭 '진상 부리는 엄마'가 학교에 와서 난리 치면 '아유, 저 엄마 또 왔나 보다. 모르는 척해야지. 대꾸하면 귀찮아지니까. 더러워'라고 생각하시는 것도...
"그렇죠. 선생님들이 참고 넘어가는... 선생님들도 요즘은 어려운 감정 노동자세요. 학부모님들이 요즘은 얼마나 목소리가 강하십니까. 저는 정말 이 자리를 빌려서... 우리 어렸을 때는 안 그랬잖아요. 선생님을 어려워하고, 옛날에는 선생님이 때리기도 했잖아요. 요즘은 안 그렇지만... 예전에는 체벌을 용인하는 게 아니라 '애가 맞을 만 했네. 교육이 잘 되겠지. 우리 아이가 반듯해지겠지'라는 선생님 존중, 신뢰가 있었잖아요. 이런 걸 학부모님들이 좀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 우선, 말씀하신 것처럼 교사들에게 폭언을 했고요. 일부는 금품을 제공한 내용도 확인이 됐습니다. 30만 원 정도 건넸다는 거고요. 출결 관리, 성적 관리, 생활기록부 허위 기재 등 종합해보면 처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이건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게 되나요?
"저희는 졸업 취소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초등학교, 중학교는 의무 교육이지 않습니까? 한국에서 고등학교는 준의무 교육입니다. 거의 졸업이 취소된 사례나 판례도 없어요.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법리적으로 졸업 취소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에요. 저희가 변호사님들에게 자문해본 바로는 '가능하다. 새로운 판례를 만들자'. 교육 정의를 바로 잡는 방향에서 새로운 판례를 만들 수도 있다고 보고요. 저는 이 정도 사안이라면 졸업 취소가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저도 행정을 할 때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비리 사학이 있는데 거기에 가장 강력한 처벌이 임시 이사를 파견하는 겁니다. 워낙 사안이 다양하니까 누가 봐도 완벽한 사례가 있고요. 경계선에 있어서 최소치를 충분하는 사안도 많아요. 저는 비리 사학에 대해서는 최소치라도 과감하게 임시 이사를 파견한다는 방침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정도 교육 농단에 대해서는 명확히 교육 정의를 세우는 각도에서 할 것 같아요. (이 사건은) 최소치를 충분히 넘었어요. 최대치에 가까워요. 실무적으로 법적 검토 정도로 하고, 변호사 자문을 받아서 첨부해야 하거든요. 그것도 여러 명 자문을 받아서 (졸업을) 취소해야 해서 실무적 작업을 하려 하고 있습니다."

- 이 학생 경우에는 고등학교 취소가 되면 중졸이 되는데 대학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교육부에서도 이화여대 감사에 대한 내용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되는 겁니까?
"대학 입시 취소하고 고등학교 졸업 취소는 다른 차원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고등학교 졸업이 취소되면 대학은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취소를 하고 법적인 모든 프로세스가 완료되려면 상당 기간이 걸려요.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명확하게 취소가 완료되면 (대학 취소는) 의미가 없는 거지만... 저는 오히려 이대 입학 취소는 훨씬 간단한 문제 같아요. 행정적 관점에서 볼 때요. 저는 교육부가 오늘 단호한 조치를 취해 주시길 바랍니다."

- 교육부가 단호한 조치를 취해서 학생들에게 '열심히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교육 정의를... 이화여대 경우에도 정유라씨 때문에 피해 본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2명이 탈락하게 됐으니까. 이 친구들에 대해서도 무언가 회복을 시켜 줘야 할 것 같고요. 이러니까 한국 엄마들이 교육에 대한 신뢰가 없는 거예요. 제가 그 얘기를 듣고 놀랐어요. 제 친구가 독일에서 아이를 낳아서 내년에 대학을 보내야 할 나이가 된 거예요. 이 친구 얘기가 '우리 애는 독일 정부와 사회가 키운 거지. 내가 키운 게 아니다. 나는 엄마로서 양육을 했을 뿐이다'라고 하는 거예요.

대한민국 엄마들 가운데 누가 한국 정부가, 한국 사회가 키웠다고 생각합니까? 그 나라 아이들은 학원이 무엇인지, 사교육이 무엇인지 모르고 대학을 간다는 거예요. 3~4개 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은 할 줄 안다는 거예요. 우리 애들은 밤 10시에도 학원 버스가 다니잖아요. 영어에서 스트레스받지, 수학 스트레스받지. 국어랑 논술 과외해야지. 아이들이 너무 힘든 거예요. 이제는 이걸 바꿔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네. 저는 그게 진정한 교육 선진국이라 봐요. 아이를 사회가 키우고, 공동체가 키웠다. 내가 키운 게 아니라. 우리는 엄청난 부모 희생 아래에서 아이가 교육을 받는 거죠. 그런 점에서 보면 교육 지원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하고요. 그것은 꽤 절박하고, 불가피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봐요. 우리가 저출산 시대예요. 세계 최하위입니다. 왜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느냐. 교육시킬 걸 생각하면 머리가 아픈 거예요.

그럴 필요가 없는 거죠.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도 아이들을 사회가 키운다. 대한민국 공동체가 (아이들을) 키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고요. 참혹하고 왜곡된 경쟁 시스템을 후진국적으로 해서는 안 돼요. 사교육 경쟁이잖아요? 돈 쏟아붓기 경쟁이잖아요. 아이들한테는 극기 훈련 경쟁이고, 잠 안 자기 경쟁이에요. 이 시스템 자체가 잘못된 거죠."

- 국제중학교 다니는 1학년 학생이 하루 4시간을 잔다고 해요. 제가 '키가 안 클 것 같다'고 걱정했어요. 중학교 1학년이 하루 4시간을 자야 버틸 수 있는 거예요.
"이게 가능하려면 교육 개혁은 사회 개혁과 같이 가야 해요. 수직 서열화된 사회를 바꿔야죠. 우리는 서양을 따라잡기 위해서 수직 서열화되는 사회로 작동해왔어요. 교육이 평가 척도예요. 수직 서열화되는 직장, 그건 대학하고도 연결돼 있잖아요. 수직 서열화된 사다리에 직장이건, 대학이건 높은 곳으로 올라가도록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거예요. 높은 곳에 올라가면 평생 가는...

SKY 대학 자격증을 받으면 평생 우려먹는 특권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평생 자조감을 가지면서 저소득으로 살아가야 하는 구조가 돼 있는 거예요. 치열한 경쟁 시스템, 수직 서열화된 사회, 차등적 보상으로 원리가 돼 있는 거예요. 이게 비인간적인 거예요. 우리가 한창 서양 따라잡던 60, 70년대는 그렇다 쳐도 지금은 안 그래요. 우리가 이 정도로 살 만큼 살고, 우리 아이를 위해 헌신할 부모의 자세가 돼 있잖아요. 이렇게 참혹하게 경쟁시킬 필요가 무엇이 있나요? 행복하게 해야죠."

- 전국 아이들이 공부 잘하는 순으로 다 의대를 쓴 데요. 그다음에 서울대 공대를 쓴다는 거예요. 피보는 거 싫은 애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 게 어디 있어. 취직이 돼야 할 거 아니야?' 이러는 거예요. 적성과 관계없이... 의대 갔다가 다시 로스쿨 시험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싶습니다. 이 비정상적인 교육 시스템을 꼭 바꿔야겠습니다.
"제가 (정유라씨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후 반응을 보니까 흥미로워요. '졸업 취소 신중해야 하지 않아?'하는 사람은 완벽히 없어요. '중학교 졸업장은 멀쩡하니?'도 나왔어요. '재산 몰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중졸이고, 고졸이면 뭐하냐. 재산 때문에 떵떵거리면서 잘살고 잘 먹을 텐데...', '최순실 부정 재산 몰수법이라도 만들어라'는 반응이 있어서 놀랐어요. 저희는 졸업 취소라는 말 꺼내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거거든요.

의원들이 그냥 '졸업 취소하라'는 것과 다르게 굉장히 교육청은 심각하게 한 건데요. 들려오는 의견으로 보면요. '중학교까지 조사해라'. 저희가 어제 (정유라 씨가 다녔던) S 예술중학교도 했어요. 거기는 졸업 취소를 논할 정도는 아니에요. 상당히 부정적인 건 많아요. 형태 자체는 비슷해요. 가짜 공문을 끼워넣는 식인데요. 그런 건 있는데 졸업 취소할 정도의 분량은 아닌 상태예요."

- 지금 국회에서는 국민의당 채이배 주도로 최순실씨의 부정 재산을 몰수하는 법안이 논의 중에 있습니다. 친일부터 해서 지금까지 늘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해와서 아직까지도 친일파가 득세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반면에 독립운동가 후예들은 힘들게 사는 삶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서 국회에서도 이런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 좌절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새삼 느껴요. 우리 위정자나 행정 기관에 있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유라씨가 학생인 신분이지만 해외에서 출산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호텔에서 확인한 바로는 아이가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정유라씨가 아직 귀국하지 않았어요. 당사자와 관련된 문제라 어떻게든 소환해서 조사해야 할 텐데 검찰에서 그런 입장을 내놓진 않았습니다. 법무부도 '그런 통보를 받은 바 없다'고 했고요. 교육 당국은 어떻습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뭐라고 판단을 못하는데요. 저희가 자료를 검찰과 공조해서 받았고요. 저는 승마협회도 문제가 많은 것 같아요. 요트나 승마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귀족 스포츠로 평가되는 모양이더라고요. 기자재가 워낙 비싸니까요. 보통 사람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 않습니까? 한편으로는 그런 스포츠를 권장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여기서 금수저-흙수저 논란이 벌어지는... 여기서 어떤 교육적 접근으로 개선안을 발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고요. 검찰에서 필요하다면 정유라씨를 귀국하도록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부분은 저희가 판단하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 어쨌든 본인이 소명하거나 할 기회가 필요하니까요. 이것도 의견을 피력해보겠습니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정의로운 교육'을 말씀하셨어요. '특권 없는 평등 교육을 실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국민이 괴로워하는 게 교육 불평등입니다. 특권과 반칙이 이렇게 통용돼서는 안 된다는 건데요. 앞으로 어떻게...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교육 평등, 교육 정의, 교육 공정성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강력한 신념과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제부터 그랬을까 생각을 해봤는데요. 임시정부를 만든 조소앙 선생님이 삼균주의를 말했잖아요. 정치 균등, 경제 균등, 교육 균등을 이야기해요. 왜 하필이면 정치, 경제, 문화나 사회라 할 텐데 교육 균등이라 했을까. 저희가 유교 문화나 한자 문화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교육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쓰는 표현으로 '따뜻하고 정의로운 서울 교육'이 있는데요. 교육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겠습니다.

얼마 전에는 국내 석학을 다 모셔서 교육 불평등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1500명이 모였을 정도로 관심이 컸습니다. 800페이지가 넘는 자료집도 교육청에서 만들었습니다. 교육을 통한 부의 세습, 신분 사회 부분을 완화하기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해 보여요. 하나는 공정성이라는 절차적 정의가 있고요. 결과적인 정의도 필요해 보여요. 최순실 사건에서 드러나는 것은 과정적 파행성이 큰 거고요.

결과적으로도 문제가 많아요. 저소득층 아이들은 좋은 대학 가기도 힘들고요. 부모의 재산과 소득에 의한 불평등이 교육에 엄연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걸 차단해줘야죠. 경우에 따라서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데 그럼 아예 저소득층에 대한 역차별 정책 같은 것, 미국처럼 쿼터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해서 결과적 교육 불평등도 상쇄하려는 노력도 참고하고 있습니다."

- 교육감님, 오늘 시험 보는 학생들 응원도 해주셨는데요. 지금 많은 학부모님들이 '이 나라에서 열심히 일해봤자 최순실씨 같은 사람들이 다 해버리면 헛헛하다', '이런 나라 국민이였어?'라는 자괴감이 들 것 같습니다. 끝으로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아마 국민들이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분노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특권과 반칙이 횡행하고 있다는 좌절감 때문일 것 같습니다. 한편에서는 광화문 백만 명의 분들이 분노를 가지고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가 특권과 반칙에 대한 비판의식이나 저항이 강한 사회 같아요. 이걸 자양분으로 해서 그래도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서 절망하지 않고 힘을 합쳤으면 좋겠고요.

특별히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 특권, 교육 반칙으로 인해서 멍이 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멍이 들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조금이라도 멍이 약해질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해서 결과적 정의를 실현하게 노력하겠습니다. 비루한 현실 속에서 저희들의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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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비선실세' 최순실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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