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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이재오 "박근혜권력 THE END, 새누리는 해체하라"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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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이재오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및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아래는 15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가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이재오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및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이재오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및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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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 지난 주말 우리 국민들은 100만 촛불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이 무려 100만 명이나 광화문으로 쏟아져 나왔는데요. 정말 놀라운 시민의 힘을 보여준 셈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일,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본격적으로 최고위와 원내대책회의를 각각 여는 상황도 만들었습니다. 한국 정치, 어디로 가는 걸까요? 오늘은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이자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를 모시고 시국 대담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창당 작업은 잘 되어 갑니까?
"네, 지금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17개 시·도 당을 먼저 창당하고, 중앙당을 창당하려고 하는데요. 이미 3개 지역이 창당됐고, 이번 주면 6개 지역이 창당되니까 법적으로 중앙당을 창당할 수 있는 건 이번 주면 다 되지요."

- 참여가 상당히 활발하게...
"네, 지역으로 가면 참여가 활발하고..."

- 민중당 이후에 다시 창당 작업을 하시게 되는 겁니까?
"그렇죠. 그 이후에 처음 하니까요. (웃음)"

- 민중당 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민중당은 일종의 진보적 정당이었기 때문에 참여가 제한적이고, 참여 자체가 색깔이 있는... 그때는 민주화 운동을 하기 위해 당을 만들었으니까. 이번에는 세월이 많이 흘렀잖아요.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잖아요. (웃음) 이번에는 중도실용주의 정당이니 그때보다는 참여의 폭이 넓죠."

- 아무래도 중도실용주의 정당이기 때문에 더 많은 시민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요새는 이념 정당이 안 될 것 같아요. 다들 생각이 많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우리가 민중당 할 때만 해도... 그때가 90년대 초잖아요? 그때만 해도 원체 군사독재에 오랫동안 시달렸기 때문에 일종의 '이념 정당이 필요하다'는 부분이 많았죠. 본인이 참여 하느냐, 안 하느냐는 두 번째 문제고, 군사 독재가 장기화되니까 '이념 정당이 필요하다'는 수요가 있었는데 그 이후에 한국 정치가 워낙 기대 밖으로 나가버리니까. 또, 양극단의 폐해. 이념에 대한 폐해들이 공황 상태니까. 지금은 이념을 내세워서 정치를 하기는 어렵죠. 항상 발전하고 변화하는 정치의 흐름, 시대의 흐름을 잡아가는 그런 정당이, 양극단을 배제하는 중도실용주의적 정당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오죠."

- 지금 이 혼란의 정국이 벌써 두 달이 되어 갑니다. <한겨레>가 우리나라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최순실이란 이름을 올린 게 9월 20일께 같은데요. 두달 째 국정 공백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두 달의 과정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계십니까?
"저로서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드는 데요. 왜냐하면요. 새누리당이 한계일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보수 권력의 한계죠. 보수 권력이 스스로 변화, 발전하지 않아서 박근혜식 정치는 수명을 다 했다. 이걸 그대로 두고, 다시 고쳐서 해보자는 건 안 되고, 현재 박근혜 국정 농단이 지적되고, 문제가 불거진 지 두 달 됐다고 했잖아요?

이승만 독재가 자유당 때 12년 간 유지되면서 무너지는 과정이 최초로,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 1960년 2월 28일이거든요? (2월 28일에) 대구 고등학생들이 (그간 고등학생들을) 일요일 등교시켜서 자유당 연설 회장에 나가게 하는 것을 거부하는 소위 반독재 운동을 시작해서... 자유당이 완전히 끝나고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한 것이 4월 26일이었습니다. 57일이 걸렸거든요. 2.28부터 이승만 대통령 하야까지가... 한 독재 권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은 것이 역사의 교훈이죠. 동서고금을 비롯해서... 독재 권력은 버틸 때까지 버티는 거고. (웃음) 독재 권력이 잘 버티느냐, 민주주의적 국민의 저항이 끝까지 가느냐. 이 싸움이죠."

- 누가 이기느냐. 이런 건가요?
"현재 박근혜 권력은 다른 독재 권력과 좀 다를 거예요. 아버지 독재 권력의 유산을 이어 받았잖아요. 유신 정권, 군사독재 정권의 잘못된 점. 그 잘못된 점을 그대로 이어 받고 있는 것 아닙니까? 민주적 요소를 탄압한다든지, 언론의 자유를 권력의 힘으로 탄압한다든지, 권력의 힘으로 재벌로부터 돈을 뜯어 간다든지. 그걸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권력만 잡으면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한 거 아닙니까? 박정희 군사 정권 때 이미 익숙하던 수법을 본인이 잘 받고, 본인이 구국봉사단인가 무슨 봉사단인가에 가서 최태민을 시켜서 재벌로부터 돈을 걷어 들이고 그런 걸 봤잖아요."

- 평생 보고 자란 게 그거라는 거죠.
"그러니까 본인이 죄의식이 없는 거죠. 자기가 권력을 통해 재벌로부터 돈을 걷어 들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고. 자기 아버지도 그랬는데... '그렇게 돈을 걷어서 좋은 데 쓰면 되지' 이런 거겠죠. 그런데, 좋은 데라는 게 자기한테 좋은 데이지. 국민한테 좋은 게 아닌 게 문제잖아요. 소위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로 말하자면 저는 이명박 정부의 부역자잖아요. 그렇잖아요? 그런 입장에서 제가 볼 때 이 정권 들어서서 포스코며, 사자방이라고 해서 사대강, 방산 비리 뒤지고, 롯데그룹 뒤지고, 대우해양조선 뒤지면서...

비리가 있어서 손을 댔겠지만은 세간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재벌로부터 돈을 거둬갔을 것이다',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거둬갔을 거다' 이런 생각을 박 대통령은 당연히 하게 되는 거죠. 자기가 살아온 과정이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을 했던 사람이니까 박정희 대통령 시대를 경험했잖아요. 기업이 돈 가져다 바치는 걸... 본인은 다신 그걸 안 하죠. 그 많은 조사를 했는데도 이명박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이 재벌로부터 돈을 받은 게 나오지 않았잖아요. 오히려 자기네들이 다쳤잖아요."

- 친박이 더 다쳤다?
"그렇죠. '저 사람이 왜 저렇게 재벌들을 뒤지느냐'. 세간의 말대로 이명박 정부를 뒤지려고 했거나... 그 권력의 힘으로 좀 뒤졌겠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현재까지는... 아무것도 안 나왔잖아요. 안 나오는데 왜 그렇게 뒤졌느냐. 자기가 자기 아버지 때부터 권력을 잡으면 기업에서 어떻게 돈을 거둬들이는 지 봤으니까. 자기는 지금 그렇게 하면서도 지난 권력도 그랬을 거라 생각하고 하는 거죠."

- 이명박 정부 때 있었던 비리 사건을 찾아서 처벌할 생각이 굉장히 강했다? MB 정권 출신 관료들이나 그 주변 정치인들을 다 뒤져서 '있는 대로 처벌하자'는 생각이 강력했다고 보시나요?
"그렇게 해서 자기네들 비리를 덮으려 하는 거겠죠. 나오면 그걸 가지고 아주 그냥... 해서 자기네들이 최순실과 더불어 한 이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못한... 부패한 것들... 곳곳에서 썩은내가 나잖아요? 이걸 덮으려 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거죠."

- 친이계, 비박계도 뒤져서 다 처벌하고, 이른바 '친박 정권', '친박의 나라'를 만들려 했던 것이다...
"그렇게 추론되지 않겠습니까? 돈을 백만 원, 이백만 원을 친구들에게 용돈으로 주면 근거가 없겠지만 재벌로부터 돈을 받아서 몇 백 억 씩 왔다갔다 하면 현금으로 주머니에 줄 수 없잖아요? 어디를 가도 자료가 남잖아요. 어디를 뒤져도 자료에 돈 들어간 게 안 나오니까. 오히려 그거 때문에 뒤지다가 검찰과 국세청으로서는 뒤지는 기술은 발전했겠죠. 이번에 최순실 이것도 잘 뒤지잖아요."

- 국민들은 최순실씨는 정윤회씨의 부인. 실제 이 정권의 권력은 이른바 유승민 전 원내대표 말대로 '문고리 3인방', '청와대 얼라들'이라고 기자들 경우엔 그렇게 알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최순실씨가 등장한 거예요. 의원님께서는 '친박 중에 최순실을 몰랐다면 그건 거짓말이다'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소위 새누리당 안에서 최순실의 존재는 언제부터, 어떻게 알고 계셨나요?
"그건 2007년도 우리가 경선에 들어갔잖아요? 이명박, 박근혜 후보가 세게 경선에 들어갔을 때 최씨 일가에 대한 자료들은... 사생활에 관계된 건 알 수 없었지만, 돈 관계, 재산 관계 이런 자료들은 그때 다 나왔으니까. 우리 캠프에도 그 출처를 조사해야 한다, 재산 형성 과정을 조사 해야 한다는 말을 했으니까. 그때 박 캠프에 있었던 사람들이 그걸 몰랐을까요? 2007년 경선 때부터 친박이 형성됐잖아요. 두 번의 경선을 거치면서 소위 친박에 충성했던 사람들은 최순실을 몰랐다면 거짓말이죠."

-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한때 친박이던 의원은 '우리가 최순실이라는 사람을 알고는 있었는데 머리해주고, 옷 가져다주고, 그이가 반찬을 잘해줘서 박 대표 집으로 김치도 해주고, 반찬도 해주는 집사 정도로 알았지. 그 여성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생각을 못했다'는 거예요.
"화장품 사주고, 찬 가져다주고 그런 건 몰라도 되는 거고. 그야 개인 사정에 지나지 않고... 최순실이 힘이 막강하다는 건 다 안 거죠.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주변에는 으레 측근이라는 실세가 있잖아요. 대통령이란 권력과 직접 가까워지지 않으면 그 주변에 있는 사람과 가까워지려고 하잖아요. 반찬 가져다 주고, 뭐 가져다주면 다 알죠. 그 정도면 힘의 추가 어디 있는지 아는 거죠."

-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를 말씀해주신 건데요. '지금 최순실의 파워는 이미 알고 있었다. 최순실의 파워가 문제니까. 이런 식으로 우리가 정치하면 안 된다. 정상적인 정당 정치를 해야지. 비선에서 실세가 뭘 했다더라는 게 과연 온당한 거냐'는 목소리가...
"그게 중요한 거죠. 박근혜-최순실은 그렇다 치자는 거죠. 새누리당이라는 공당이 국민을 위해서 공적으로 권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그런 걸 보고도 가만히 있었다는 거죠. 가만히 있던 공당의 정치인들은 문제잖아요. 가만히 있었던 것 자체가... 보호하기도 했죠. 공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한 걸 보면서도 은폐하고 왜곡하려던 것도 문제고, 그게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러쿵 저러쿵 따라 다녔던 비박들도 문제고. 새누리당이 저래선 안 되는 거죠. 내가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게 박정희 대통령 때는 그만 두고라도,

2003년에 제가 어떤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공과가 있다. 산업화에 기여했다면 그건 공이고, 민주주의를 탄압한 건 과다. 그 과로 보면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다. 독재자의 딸이 공당의 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게 2003년이에요. 그 이후로 저는 한 발도 늦추지 않고, 계속 (박 대통령을) 비판하고, 반대하고, '저러면 안 된다'고 한 게 13년 째 잖아요. 그러다 결국 지난번 선거 때 공천을 못 받고 쫓겨났는데... (웃음) 어쩌면 한번 들어갔는데 내 발로 걸어 나오기도 정치하는 사람이 뭐 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찰나에 그렇게 된 거니까 나로서는 시원한 행보였죠. 아이고. 떨어졌지만 잘 잘랐다. 그 집단으로부터 되려 잘 나왔고, 그 당에 내가 있을 때는 잘했다. 내가 김영삼 대통령 때 그 당에 들어갔잖아요. 10년 동안 야당이 했던 걸 이명박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10년 만에 여당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잖아요.

그 정도 했으면 내 역할을 다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 와서 잘리니까 이건 뭐, 잘 잘렸다. 안 그래도 내 발로 언제 나가나 했는데... 저는 그 당의 속성을 잘 알잖아요. 내가 하는 말을 저 사람들이 잘 들어야죠. 그 말을 안 듣고, 내가 비판하면 '저 사람이 야당이냐, 여당이냐. 그러려면 나가라'고 하고. 지금 친박 권력의 주구들이 나를 얼마나 괴롭히고, 심리적으로 고문했나요? 나는 옳지 않은 걸 말했지만, 그걸 보고도 가만히 있었던 비박들이 박으로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니까 지금 와서 난리치는 거 아닙니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사람들도 피장파장인 거예요. 그러니까 안 되는 거예요."

- 비겁하다고 보시는 건가요?
"비겁보다는 비굴한 거죠."

- 뭐가 됐든 저 안에서...
"빌빌거렸잖아요. 그 안에서 공천 받으려고 빌빌거리고 눈치보고. 그건 좋다 이거야. 정치하는 사람들이니 권력 앞에 어쩔 수 없다. 판이 이렇게 됐으면 '우리가 잘못한 거다. 친박 너희도 잘못했지만은 너희들을 보고 있었던 우리도 잘못된 거다. 이 당은 해체해야 한다'. 길게 이야기할 게 없죠. (비박도) 당장 (새누리당을) 깨고 나와야죠. '우리는 국민 앞에서 공범의 죄의식을 느껴야 한다. 국민 앞에 선언을 해야 한다. 우리가 그만 둬야 한다' 그렇게 선언을 해야 그래야 이 나라의 보수 권력이라고 하는 게, 보수주의자라고 하는 게 그래도 국민들 앞에서... '그래도 그 사람들 양심이 있고, 잘못을 시인하는 구나. 저 사람들이라면 다시 기대를 해볼 수 있겠다'고 하잖아요. 근데, 지금은 그것도 아니잖아요."

- 당 해체 선언은 지난 일요일에 한 50여 분 나와서 하긴 했는데 탈당하는 분은 한 분도 없었어요.
"해체 선언은 눈 가리고 아웅입니다. 해체 선언했다가 다시 당 만들겠다는 거 아닙니까? 국민들은 '당신들은 수명을 다 했다. 부패한 권력은 수명을 다 했으니 뒤로 물러나고, 새로운 보수 권력이나 정치 세력이 등장해서 극단적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나라를 발전 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들은 거기까지 못 느끼고 친박만 내리 공격하고, 물론 공격당해도 싸지만... '이정현이 탈당하라'고 하고, 자기들은 그 사람에 비해 정의로운 사람처럼 행동하고 '지금의 새누리당은 박근혜 때가 묻었으니 벗어 던지고 우리끼리 당을 만들어보자' 이런 이야기잖아요. 시대의 흐름을 저렇게 못 읽으니 저 당은 안 된다는 거죠."

- 우선, 박근혜 대통령 문제를 여쭐게요. 본인이 수사를 당장 내일 받게 됐어요. 오늘 변호인단 구성해서 조사에 대비한다는 건데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 조사를 받게 됐으면 당은 조금 살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본인이 탈당을 해서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당은 죽어도 안 나가요. 어떻게 보세요?
"그거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국가 권력이고. 그걸 사유하는 거죠. 당도 사유하는 거죠. 내가 곧 전부다. 내가 새누리당인데 왜 나가라고 하느냐는 거죠."

- 이건 북한이 이렇지 않습니까?
"그건 체제적으로 그런 거니까. 우린 그런 체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박 대통령의 사고는... '내가 대통령이고, 이 나라 모든 권력은 내 것이고, 당은 곧 내 것이고, 내가 새누리당인데'라는 생각을 가지는 거죠. 그러니까 이러고도 안 나가잖아요. 만약에 정말로 국가 권력을 사권력화하지 않는다면, 당과 자기를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나 때문에 새누리당이 위기에 처했으니 당직을 정리해줘야 겠다'는 게 상식이죠. 비정상을 정상화한다고 말했잖아요. 이게 정상이죠? 그런데, '내가 권력자니까. 내가 곧 새누리당인데'라고 하는 건 비정상이잖아요. 비정상으로 가니까 100만 명이 나와서... 거리에 나온 사람이 100만 명이라 그러고, 집에 있는 사람은 다 (박 대통령에게) 찬성하는 건 아니잖아요.

5천 만 명을 다 여론 조사를 한 건 아니겠지만, 의식이 없는 사람들 제외하고는 다 반대한다고 보는 거 아닙니까? '당신 가지고는 안 된다'는 거 아닙니까? '당신을 대통령이라고 하기에는 우리가 자존심 상하니 그만뒀으면 좋겠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본인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내가 다소 잘못이 있어도 잘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죠."

- 그러니까 계속 '국민의 뜻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국정 운영에 혼란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메시지가 (청와대에서) 나오는 거예요.
"우리가 국회에서 보면요. 장관들 더러 '책임지고 사퇴하세요'라고 이야기하잖아요. 그러면 장관 답변은 이거잖아요. '더 잘하라는 것으로 알겠습니다'라고 하잖아요. (박 대통령은) '더 잘하라'는 말로 받아들이는 거죠. 전에 제가 인터뷰할 때도 그랬잖아요. 독재 정권은 제 발로 물러나지 않는 게 역사의 교훈이라고 했잖아요. 지금 조사를 받는다고 하잖아요? 지금 조사고, 수사고 할 것도 없어요. 본인이 두 번째 사과에서 '책임이 있다'고 했잖아요. 책임이 있으면 수사는 끝난 거죠. 이미 잘못을 시인했는데..."

- 지금 외교, 국방, 경제 다 혼란이고, 난리고. 한 달이 넘도록 국무회의도 안 열리고, 수석 비서관 회의도 안 열리고, 경제부총리고 일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인데... 이 혼란을...
"그러니까요. 본인 고집으로 버티는 거야 좋은데, 본인이 버티는 동안 나라가 안 되죠. 정치가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그 나라 경제는 절대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정경의 분리라고 얘기하는데 개인 소득이 1000불 미만이나 3000불 미만인 세계 극빈국, 후진국이나 작은 나라를 보세요. 정치가 안정적인 나라가 없잖아요. 혼자서 오래 한다든가. 정치가 안정적으로 발전이 안 돼있는데 우리나라 경제가 3만 불이 넘겠습니까? 지금 경제가 되겠습니까? 사회, 교육이 되겠습니까? 문화가 되겠습니까?

최순실이라는 여자가 손을 안 뻗친 데가 어디 있습니까? 학교부터 시작해서, 문화부터 시작해서, 기업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말타는 곳까지. 아마 소타는 사람이 대학 간다고 했으면 소타는 곳까지 손댔을 거예요. 이게 나라가 아니죠. 나라가 되게 하려면 어쨌든 다소 억울한 게 있고, 사실이 왜곡되고, 와전된 게 있더라도 민심이 천심이라고 그러잖아요? 백만 명 이상이 거리에 나와서 나가라고 하면 무조건 나가야죠. 무조건 하야하는 것이 답이겠지만, 정치엔 절차가 있으니 무조건 퇴진하겠다. (박 대통령이) 모든 대통령의 권한은 중립 내각에 위임하고, 거기의 처분을 기다리겠다고 정리를 해줘야죠. 그래야 경제가 되고, 교육이 되는 거잖아요. 심지어 지금 최순실의 딸이 다닌 고등학교까지 뒤지는데, 조금 더 가면 중학교, 초등학교까지 뒤질 거예요. 이래서 나라가 되겠습니까?"

- 답답하네요. 이승만 대통령이 물러나기까지 57일 걸렸다고 하셨어요.
"물론, 자유당 독재에서 많은 반민주적 행태가 있었지만, 3.15 부정선거가 드러나면서 표면화된 거잖아요. 이번에도 최순실이가 드러나면서 표면화된 거지. 그 이전에 없었던 건 아니잖아요. 이미 최태민부터 시작했으면 박정희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부터 이 불행의 씨앗이 계속됐던 거 아닙니까? 국민이 거리에 나오고, 중·고등학생이 거리에 나오고, 초등학생들이 교실에서 '퇴진하라'고 하고 다니고. 이렇게 드러난 것이 지금 두달 안 됐죠? 옛날 독재 정권을 답습할 것이 아니고, 최순실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이 잘못됐다는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당장 직에서 물러나든지, 2선 후퇴를 하든지 해야죠."

-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시사저널>에 나와 인터뷰를 해서 '5천 만 국민이 나가라고 해도 저 여자는 나갈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저도 그걸 봤습니다. (웃음) 맞는 소리 같아요."

- 어떻게 해야 합니까? 탄핵하면 제도적 절차가 필요해서 180일이란 시간이 걸리고 국민들은 하루라도 저 양반을...
"탄핵을 하거나 대안 없이 당장 물러나면 시간이 걸리죠. 지금 마지막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일말의 양심에 국민들이 호소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는데 (박 대통령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헌법에 보장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거국 중립내각에 넘겨야죠. 총리에게 넘기는 것이 첫 단계고, 제 생각은 그래요. 거국 중립내각을 빠른 시일 안에 소위 대통령제에 대한 폐해가 쌓이고 쌓였으니까 분권형 개헌을 마쳐서 내년 4월 이전에 국민 투표를 해서 국민들한테 통과가 되면 그때 대통령 임기를 중단해서 하야하고, 그 헌법에 의해서 새로운 정부를 선거하면... 시간이 좀 있죠? 늦어도 내년 4월 이전에, 앞으로 6개월 이전에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킬 수 있죠.

이런 절차를 신속하게 밟아 나가려면 여당은 지금부터라도 진짜 반성하고, 이 정치 일정에 협조해야 하고, 야당도 대권이 자기네들한테 넘어온 들 뭘 합니까? 대통령이 된 들 야당이 또 반대하고, 싸울 거고. 대통령이 된 들, 정권을 잡은 들 뭐가 달라지겠어요? 역대 정부들이 다 그랬어요. 김영삼 정부 때는 김대중 정부가 우리가 되면 잘할 거라 그러고, 김대중 정부 때는 노무현 정부가 잘할 거라 그러고, 노무현 정부 때는 이명박 정권이 우리가 되면 잘할 거라 그러고, 이명박 정권 때는 박근혜 정권이 우리가 되면 잘할 거라고 그러고 역대 정권이 다 그랬어요. 박정희, 전두환 군사 독재 제외하고 민주화 정권들이 가면 갈수록 부패가 심하고, 국가가 더 어려워지고 나아지는 게 없잖아요. 이대로 가면 누가 가도 마찬가지잖아요."

- 이 체제를 바꿔야 한다?
"그렇죠. 나는 지금이 기회라고 보는 거죠.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5년 단임제 대통령의 폐해를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기여를 한 거죠. 안 된다는 걸 보여줬으니까."

- 반면교사네요. (웃음) 어제 함세웅 신부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아, 그래요? 그러니까 일단은 퇴진 선언을 하고, 다음 총리가 들어서서 정부를 수습하고, 분권형 개헌 준비를하고, 개헌안이 마련되면, 대선을 하고, 하야하고. 개헌안이 통과되면 바로 하야 선언을 하고 그것이 늦어도 내년 4월 이전에 끝내면 되죠. 충분하죠. 지금 여야가 정신 차렸을 테니 합의하면... 이미 개헌안은 나와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부분에서 개헌안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있고, 그 개헌안을 가지고 여야가 같은 건 특위에서 넘기고, 국민 투표 부치면 내년 4월이면 끝납니다. 그러면 대통령 임기가 단축이 되잖아요? 임기가 8개월 정도 단축되잖아요? 한 6개월 정도... 지금 어차피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거국 내각에 위임하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러나, 민주주의를 질서 있게, 한 독재 정권이 질서 있게 후퇴시켜 주는 것도 우리 민주주의의 역량입니다. 평화적으로, 질서 있게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정의롭지 못한 정권은 임기 중간이라도 물러낼 수 있다는 또 하나의 교훈을 만드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12일날 평화적 정권교체 방안 5단계를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잖아요. 지금 내가 이야기한 대로 정치권에서도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가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독재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는 분노도 배워야하고, 시민의 저항권도 행사 해야 하고, 한쪽으로는 독재 정권을 평화적으로 물러가게 할 수 있는 지혜도 이 기회에 배워야 합니다. 이게 민주주의 역량을 성숙시키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거잖아요. 이 두 가지의 전제가 박 대통령이 빨리 오늘이라도 퇴진 선언을 하고 국회에서 중립 내각을 구성하고, 총리를 불러 달라.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위임하겠다. 우리 헌법 86조에도 국무총리는 대통령 위임을 받아서 권력을 행사하게 돼 있거든요."

- 권한 대행이 필요한 거죠?
"그 권한을 물러나는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뽑아야 해요. 내각도 뽑은 총리가 구성하라는 거죠. 국회 청문회를 통해 통과되면 그 총리가 내각의 구성도...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에게 위임한다면 위임받은 그 총리가 내각을 구성하는 거죠."

- 이 방법대로 하면 걸림돌이 몇 가지 있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계속 이렇게 버틸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항이 더 세지겠죠. 어차피 100만이 나와서 물러가라고 해도 안 나가면 '관두자'고 할 국민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차피 국민들도 끝을 보는 거죠. 저항도 끝을 보는 거죠. 그때 되면 불행하게 물러나게 될 수도 있는 거죠."

- 불행하게 라면 어떤...
"강제적으로 할 수도 있겠죠."

- 4.19 때와 정치, 경제, 사회적 분위기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님께서는 4.19 세대이기 때문에 4.19와 11.12를 비교하면 국민의 저항이 어떤 형태로...
"그때 국민의 저항은 권력이 폭력으로 나오니까 국민도 폭력적 저항을 했잖아요. 지금은 평화적 저항이잖아요. 그만큼 국민 의식이 성숙된 거잖아요. 국민 의식은 성숙됐는데 독재 권력을 성숙되지 않은 거죠. 아무래도 저항이 더 거세지고, 국정 모든 부분이 점점 마비되고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물러나게 되는 그런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겠죠."

- 우리 국민 가운데 누구도 불행한 최후를 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4.19 때 고등학생으로 참여하긴 했습니다마는 지금까지 현대사의 중심에 있었잖아요. 군사 독재 때 5번이나 감옥에 가고, 학생 운동으로 대학에 쫓겨나고,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 다 하고, 이명박 정권 때는 장관도 해봤잖아요. 정치 중심에 있어 봤잖아요. 그 중심에 있으면서 한 번도 제가 비뚤어지게 왜곡하거나 정치를 통해 부를 축적하거나 개인적으로 권력을 향유한 건 없잖아요.

이명박 정권이 물러나도 감옥도 안 가고, 국회의원 되기 전에 집에서 아직까지 살고 있는 거고. 제 눈으로 볼 때는 산전수전 다 겪어 봤잖아요. 고문당해서 죽기 일부 직전까지도 가봤고, 몇 년 간 도망도 다녀보고, 국회의원도 해봤고... 그러면서 제 마음 속에서는 '나라가 더 발전해야 겠다.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 정치라고 하는 것이 점점 발전되는 가운데 해야지. 정치가 안 되는데 정치를 하는 건 국민에게 일종의 죄악이죠. 그래서 내가 계속 주장했던 것이 이 권력을 가지고 나라가 안 되니까 분권형으로 바꾸자는 얘기를 이미 했잖아요."

- 분권형 개헌을 조금만 짚고 다음 주제로 넘어 갈게요. 그것도 세 가지가 있어요. 이원집정부제냐, 의원내각제냐, 아니면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냐.
"10년도에 개헌안을 만들어 냈잖아요. 그걸 보완해서 늘푸른당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그걸 드릴 텐데... 이원집정부제는 유럽에 그런 게 있는데요. 대통령을 국회에서 뽑고, 사실상 권한이 없는 거고. 내각제도 국회에서 뽑는데 권력이 거의 없는 그런 거잖아요. 우리나라는 분단이 돼있고, 통일해야 하잖아요? 통일할 때까지는 국군통수권이나 외교, 통일에 대한 권한은 직접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게 줄 필요가 있다는 거죠. 국가에 대한 최후의 권한, 최종적 권한은 대통령이 가지게 만들고 나머지는 모두 내각에 넘기고, 내각은 가급적 여야 의석수에 따라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이번 개헌은 그것만 있는 게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춰서 해야 하는 거지만, 권력 구조만 말하면... 분권이라는 건 대통령과 내각과 권력을 나누는 거죠. 대통령은 외교, 통일, 국방에 대한 권한만 가지고 나머지는 내각에 넘기는... 그리고, 그 대통령은 나라에 중요한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국회에서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선출하고. 외교, 통일의 일관성을 위해서 잘하면 4년에 한 해서 중임할 수 있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죠. 이게 제가 제안한 안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에게 나라 안의 모든 권력이 몰릴 일이 없고, 최순실이 시켜서 대통령이 문체부에 예산 따줄 수가 없잖아요. 대통령이 예산 따서 늘품체조한다고 손 흔들고 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나라를 희화화시키면 안 되잖아요. 내각은 내각대로 하는데, 내각이 잘못하면 국회에서 얼마든지 내각을 사퇴시키고 바꿀 수 있잖아요. 지금 문법은 내각이 잘못해도 책임을 못 지는 것이 헌법에 대통령이 국가원수이자 내각 수반이란 말이에요. 행정부 수반과 원수를 겸하니까 세월호 같은 경우에도 행정부 수반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대통령이 5년 단임으로 선출되니까 책임을 못 지잖아요. 그러니까 정치가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고. 거기다 (대통령이) 여당을 사유화하고, 야당은 정권 잡으려고 내내 싸우기만 하고 그러니 정치가 안 되죠. 대통령 주변은 대대적으로 감옥을 가잖아요. 김영삼 대통령 아들, 김대중 대통령 아들들, 노무현 대통령 친형님, 이명박 대통령 친형님, 박근혜 대통령은 아들보다 더 한 최순실. 대통령 주변의 권력이 안 되게끔 돼있는 거예요.

이대로 놔두고 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나요? 안 되는 겁니다. 이 기회에 대통령이 2선 후퇴, 정권 퇴진 선언을 하고 국회는 이걸 받아서 거국 중립 총리를 뽑고, 빨리 분권형 개헌 준비하고, 내년 4월에... 이대로 가도 내년 4월에 재보궐 선거 있잖아요. 그때 다 하는 거죠. 개헌안 투표하고, 하야하고, 날짜 잡아서 대선 치르면 되잖아요. 그럼, 평화적으로 정권이 이양되잖아요. 국민의 민주주의적 의지도 나타나는 거고, 독재가 평화적으로 물러나는 건 말이 안 되지만 민주주의 역량이 임기 중에 물러나게 할 수 있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거니까."

- 대표님이 말씀하신 프로세스대로 가면 괜찮을 것 같은데 문제는 여러 차례 지적하신 대로 이른바 친박 실세. '박근혜 종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하셨는데요. 이른바 대한민국의 구체제. 친일부터 군사 독재까지 부역하면서 그동안 집단의 최순실로 존재하면서 박 대통령을 비호하고 엄호해주면서 돈과 권력을 챙겼던 사람들이 여전히 온전하고 있단 말이에요.
"우리나라 모순이 아닙니까? 해방되면서 친일 잔재가 살아났고, 반민족적 행위를 해온 사람들이 권력의 자리나 언저리에 있으면서 이른바 보수의 이름으로 권력을 유지해왔잖아요. 그게 우리나라 모순의 핵심인데 그게 최순실로 터졌잖아요. 최순실을 덮고, 보호하고, 거기서 이득이나 보려고,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던 사람들이 친박들이잖아요. 이 사람들은 새누리당 해체되고 자기들끼리 당을 만든다고 하면 그 사람들은 일단은 정치에서 물러나야죠.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니까 강제적으로 물러날 수는 없지만, 만약에 선거를 한다면 국민들이 그런 사람들은 이제 그만 뽑아야죠."

- 그러니까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통령의 문제를 인식한 국민이 100만이나 나와서 촛불을 들고, 쓰레기 하나 안 남기고 깨끗하게 질서 유지를 하면서... 그 100만이면 얼마나 숨통이 막히겠습니까? 누구 하나 사고 없이 어린 애부터 노인 분들까지 다 나와서... 이 위대한 국민들이 선거에서 투표만 하면 그런 양반들을 뽑을까?
"그건 선거구제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한 지역에 한 명을 뽑잖아요. 많아야 유권자가 20만 내외잖아요. 다 투표하는 게 아니잖아요. 소선거구제하면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조직적으로,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동창을 활용한다, 지역향우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개헌하면 선거구제도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합니다. 인구 100만을 하나의 선거구로 해서 100만 단위 당 4명씩을 뽑는데 도시는 인구 밀도가 높으니까 3~4명 뽑고, 농촌은 인구 밀도는 낮지만 지역이 넓으니까 4~5명 뽑아서 50개 선거구를 만들어서 중대선거구제로 하고, 정당은 다당제로 해야 합니다. 양당제로 하면요. 소위 연립정부를 한다더라도 두 당이 붙어서 싸우고 정치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예요. 중대선거구제를 해서 다당제가 가능한 토양을 만들어주고, 다당제는 극우 보수정당도 있고, 실용적인 중도 정당도 있고, 극진보적인 그런 진보 정당도 있어야 하잖아요. 있고, 중도 정당도 있어서 국민들의 선택지가 넓어야 합니다.

1번부터 3번까지 뽑으면 자기가 당이 좋아서 뽑을 수도 있고, 사람이 좋아서 뽑을 수도 있고, 저렇게 주장하는 사람도 필요하니까 뽑고. 그런 사람들이 들어가서 국회에 들어가서 정책이 반영되게 하려면 다당제가 돼야 합니다. 이번에 개헌을 하면서 권력만 분산할 것이 아니라 행정 구역도 개편해서 지방 분권도 강화하고, 선거 제도를 고쳐서 다당제가 가능하게 해서 연립정부 구성이 가능하게 해서 아까 지적했듯이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해온 권력 구조의 모순, 사회 병리 현상을 박근혜 시대에서 끝내고, 다음 시대는 새로운 형태의 모습으로 발전해나가자. 이렇게 정치를 만들어 나가야죠. 그래야지. 최순실 쇼크, 박근혜 쇼크로 임시 모면으로 대통령만 홀랑 바꾸고 다른 거 그대로 가져가면 마찬가지죠. 내년 기회에... 이 상황이 혁명적 상황이잖아요. 백 만이 거리에 나오는 건 나라로서는 혁명적 상황입니다.

정치 제도 권력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은 국회의원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여야가 합의해서 고치고, '이번 기회에 나라를 바꿔야겠다', '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나라를 바꿔야겠다'. 바꾸어진 나라의 대통령이 되면 더 낫지. 지금 이 나라의 대통령이 돼서 불안하기 보다는 새로운 나라의 대통령이 돼서 정말 통일이 될 때까지 제대로 끌고 나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 비전을 제시해야죠. 사태를 단계적으로 수습하고, 지방 분권도 하고, 행정 구역도 고치고, 선거 제도와 정당 제도도 고쳐서 지금까지는 싹 정리하고 새롭게 나라를 출발시켜보자. 개인도 그렇습니다.

공자가 그랬습니다. 60세가 되어 보니까 59세까지 산 것이 말짱 잘못이었다. 지금부터 다시 살아야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한 인생도 그래요. 70세를 살아 보니까 69세까지 살았던 것이 잘못 살았다. 잘못한 것도 많고, 그때는 옳다고 생각했지만 70세가 되어 보니 다르니까. 지금부터 지난 날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지금부터 다시 살아야 겠다. 한 인생이 그렇고, 나라도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일제 때 나라를 빼앗겼다가 해방 이후에 근 70년 간 나라가 유지가 돼 왔는데 나라가 잘된 점도 많지만, 결국에는 잘못된 점이 오늘날 발목을 잡은 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다. 이로써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열자는 차원에서 개헌도 논의하고, 정치 제도도 논의해야 하고, 선거와 정당 제도도 논의해야지. 이걸 그대로 놔두고, 대통령이 잘못이 있으니 그 자리만 달랑 바꾸면 된다는 건... 이 혁명적 상황에 맞지 않는 처방으로 보입니다."

- 저는 지금 국회의원들이 정말 잘 판단 해야 하는 상황에 온 것 같아요. 식민지부터 군사 독재까지의 구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으로 그야말로 '나라 바로 세우기'를 해야 한다. 운명의 첫 단계에 20대 국회의원들이 서 있는 것이다.
"그걸 제가 지금까지 주장을 해왔잖아요. 국회의원들이 들으면 길길이 뛸 일이지만, 대통령도 임기를 그만 두고 대선을 치르니까. 새로운 헌법 위에서 대선을 치르니까. 그 헌법 위에서 만들어진 이 국회의원들도 새로운 나라를 위해서 우리도 그만두겠다고 하고 4년 임기에 맞춰서 대통령, 국회의원 총선거를 해서 진짜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정치인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를 하려면 국회도 개헌안 발표와 동시에 그만 두고, 다음 총선을 통해서 대통령, 국회의원을 함께 뽑아서 정말로 새로운 나라를 시작해야죠.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 임기가 1년이 됐든, 국회의원 임기가 반 년밖에 못 했든 자기를 버려야죠. 구질서를 청산하고 새 나라를 만드는데 그 나라에 참여하려면 지금까지 누린 기득권을 내놓고, 새 심판을 받겠다. 이거는 새로운 대통령 뿐 아니라 국회의원도 마찬가지죠. 다당제로 고치면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국회의원도 임기가 남아 있더라도 박근혜 시대의 임기니까 새롭게 나가면 이게 국민들이 박수칠 일이죠. 지금까지 잘못은 이걸로 끝내고, 새로 나라를 만드는 데 우리 국민이 참여해줘야지. 나라가 된다고 봐요. 이게 지금 혁명적 상황에서 국민이 바라는 거라고 봐요."

-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새누리당에 계신 의원님들이 동의를 할까.
"아유, 오히려 그 사람들이 동의하기가 쉽죠. 이러나, 저러나 망한 거니까. (웃음) 지금 새누리당 당시 나온다고 해도 찍겠어요? 절대 안 찍지. 망한 집은 원래 걱정을 안 해요. '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예요. 그 부분은 야3당이 결단을 해야 해요. '좋다, 대통령도 새로 하는데 국회의원도 새로 하자'라고 단순하게 가면 나라를 새로 만들 수 있잖아요. 그 원칙에 의하면 헌법, 정당법, 선거 제도, 지방분권, 행정 구역 모든 걸 새로운 나라 흐름에 맞춰서 고칠 수가 있잖아요. 그러지 않고 조금 고치고, 저거 조금 땜빵하기 시작하면 나라가 또 알 수 없이 되잖아요."

- 무언가 지금 국회에서 통 큰 결단을 내려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제가 정말 이 이야기는 언론에서는 처음 하는데... 인터뷰를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하고, 소소하게 발표는 했지만, 이렇게 공개 방송에서는 처음 하는데요. 국회의원들은 대통령 선거 다시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우리까지 나가라고 하는 건 반발이 심할 텐데요. 저도 국회의원 해봤잖아요. 1~2번 해봤으면 됐지. 오래 한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판이 새로워져야 새로운 정치를 하지. 4.19 이전만 해도 정치가라고 했어요. 5.16 이후에는 정치인이 됐어요. 기업인과 똑같이 취급을 받게 된 거예요.

자기를 위해 사는 사람처럼. 지금 와서는 정치꾼이 됐잖아요. 정치가가 정치인이 됐다가 정치꾼이 됐다가 이번 기회에 다시 정치가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시대적 변화를 만들어 달라는 거예요. 내가 국회의원이 아니니까. 게다가 국회의원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말하면 '자기는 국회의원 안 해봐서 그런다'고 하겠지만, 나는 해볼 만큼 해봤잖아요. 저는 한 번 해도 그만 두면 똑같고, 저도 5번 했지만 그만 두면 똑같다. 그러기 보다는 명예로운 정치가로 복귀하는 게 더 현명하다는 거죠."

- 시간이 다 돼서 마무리 해야겠는데요. 항간에는 대통령이 대포폰까지 활용해서 최순실과 소통을 했다는 건데요. 대통령이 수사를 받는 엄중한 상황입니다.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 '이해할 수 없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베 총리가 트럼프를 만나러 직접 뉴욕에 가지 않습니까?  한반도 정세가 굉장히 불안하고, 북한은 핵 실험을 하는 상황에서 국민은 불안하면서도 한편으로 분노가 있거든요. 끝으로 국민들에게... 또, 한일군사협정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국민 여러분께 오랫동안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했는데요. 약간 거슬리더라도 이해를 해주시고요. 대통령께서도 권력을 사유화하면 자기가 저지르는 모든 악행이나 불법 행위가 정당화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 발단이 나라의 권력을 사유화해서 문제가 된 거잖아요. 대통령께서는 하루 속히 그 자리에서 물러나시고, 권력 사유화를 내려놓고,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넘겨 주고 퇴진을 하시는 게 맞고요. 국민 여러분도 분노는 멈추지 않지만, 분노가 표출돼서 다음 단계로 넘어 가는 과정은 평화적,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한일군사정보협정...
"그건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거죠. 물론, 북한의 정보를 일본이 많이 가지고 있어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지금 이 판에... 나라의 모든 부분이 멈춰있는데 그거 한두 달 늦게 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것도 아닌데... 하필 한일군사정보협정을 지금 한다는 건 옳지 않습니다. 더 토론하고, 검토하고, 시기를 늦춰야 합니다.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거죠."

<끝>


태그:#이재오,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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