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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박원순 서울시장

아래는 14일 장윤선 오마이뉴스 기자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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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지난 주말 100만 촛불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내일 청와대에서는 여야 영수회담이 열릴 예정인데요. 그야말로 긴박한 한 주가 또다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은 벌써 두 달째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오늘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뵙고 현 시국에 대해서 함께 대화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장님, 반갑습니다. 하도 뉴스가 쏟아져서 오늘 인터뷰는 아무래도 뉴스를 중심으로 진행을 해야겠습니다. 방금 뉴스 속보가 떴는데요. 추미애 대표가 오늘 오전 제안한 여야 영수회담을 청와대가 '적극 수용하겠다'고 해서 내일 영수회담이 예정된 상황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기본적으로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이 뜬금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수회담 제안이라는 건 일단 상대를 인정하는 거지 않습니까? 지난번 집회에서 온 국민의 명확한 입장은 '대통령의 즉각 사임', 물러나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야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이고. 또, 민주당 대표만 영수회담을 한다는 것 아닙니까? 지금 야권의 공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다른 당의 대표들이 당연히 반대하겠죠. (영수회담이) 야권의 분열로 이어질까 봐 걱정이고요.

만약에 청와대가 이걸 받았기 때문에... 청와대는 좋은 제안이죠.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는 것이고, 만에 하나 실제로 (영수회담이) 성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사임에 대한 통보, 국민의 요구를 전달하는 것 외에는 일체의 협상이나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도 (민주당) 당원이지만, 그동안 행보가 너무 갈지 자였고, 굉장히 머뭇거리지 않았습니까? 지난번 집회에서도 보면 국민이 야당에 대한, 민주당에 대한 반대나 공격도 상당히 심했습니다. 민심과 따로 가면 야권도 국민의 심판을 받지 않으리란 법이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뜬금없는 제안을 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 온 국민은 하야하라는 주장을 하는데 제1야당 추미애가 대통령의 지위를 인정하면서 상황을 교란시켰다고 보시는 건가요?
"회담이라는 건 토론할 주제가 있고, 협상할 내용이 있어야 하는 건데 현재 정국이나 상황이 '즉각 퇴진'이라는 국민의 명확한 요구입니다. 사실상 지난번 집회로서 (대통령) 탄핵은 됐다. 국민에게는 이미 탄핵된... 그야말로 국민들 입장에서는 '단 한 시간이라도, 단 일 초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이고 싶지 않다'는 의사가 분명해졌는데 왜 갑자기 회담이고, 영수회담을 말하는 건지... 아마 우리 국민들이 이해가 안 될 것 같습니다."

-어제 추미애 대표가 당의 중진들과 최고위원 연석회의를 열어서 '이런 제안이 나왔다', '어쨌든 촛불 민심을 전하려고 한다', '굉장히 국정이 혼란한 상황인데 이걸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그 문제를 함께 논의할 것이다'라는 얘기가 민주당 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두 가지가 협상의 내용이다'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인데요.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보십니까?
"국민이 불안한 것은 바로 이 박 대통령의 헌정 문란, 국정 농단으로 야기된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책임의 주체. 그야말로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이 박근혜 대통령이잖아요. 이분하고 무슨 협상이 있으며, 불안을 자초한 사람이 어떻게 불안을 안정으로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죠. 지금 민심을 정확히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은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새누리당도 그렇고, 야당조차도, 민주당조차도 국민의 요구, 민심의 향방에 대해서 정확히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지난주 토요일에 백만 명이 나와서 외치고. 현장에서 보면 너무나 국민의 요구는 간단하고 명확한데 그걸 (민주당이)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갑니다. 정치는 결국 국민의 명령, 요구를 따르는 것이잖아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퇴라는 건 명백한 국민의 명령입니다.

거기에 계속 조건을 달고, 여지를 남기면 오히려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명분을 만들거나 시간을 끄는 이유가 되는 것이죠. 야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서 함께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는 것밖에 없다고 보고요.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왜 민주당이 갈지 자 행보를 하고 있느냐. 기본적으로 당의 지도부에 영향을 미치는 문 전 대표님의 어정쩡한 자세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이 상황에서는 오직 국민의 목소리에만 전념을 해야지. 이것이 무슨 정략적 고려라든지... 이런 고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사실 단순히 대통령의 즉각 사임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 질서를 만들자는 것 아닙니까? 이것이 박 대통령의 국정농단이라는 직접적 원인은 있지만, 그 외에 새로운 정치에 대한... 부패와 특권 질서를 무너뜨리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도 일종의 하나의 기득권이 되어 가는 것 아닌가. 왜 국민의 요구를 받는데 머뭇거리냐. 이런 생각입니다."

-추미애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정치적 오판을 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네, 저는 명백한 정치적 오판이라 봅니다."

-내일 그러면 (추미애 대표가 영수회담) 참여를 하지 말아야 합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이미 제안했으니 그건 본인에게 달려있지만, 저는 어쨌든 영수회담의 제안과 성사 과정 자체가 국민으로서 납득할 수 없는 행보다."

-당내에서도 그런 여론이 많나요?
"당내 상황을 모르겠지만... 저는 어쨌든 아까도 말씀드렸듯 국민의 요구를, 명령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에 따라 당의 입장을 정하고 행동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군요. 문재인 전 대표의 오락가락한 갈지 자 행보에 대해 라디오에서도 지적하셨는데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지 정략적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주셨는데요. 문 전 대표가 정략적 판단을 한다면 어떤 포인트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건가요?
"(문 전 대표가) 어쨌든 정치권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시잖아요. '이런 상황이 혹시나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에 흔들림이 있을까' 하는 고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고요. 저도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그런 생각이 없을 리 없죠. 그렇지만 이 상황에서 국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있고, 온 국민의 분노가 하늘에 닿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개인적 고려를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지금 자신의 대선 문제로 이 상황을 판단하면 안 된다'.
"모든 걸 떠나서 어떤 개인도, 정당도, 정략적인 고려라든지. 정파적인 이해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우리 국민이 바보가 아니지 않습니까? 토요일 날 집회에 나가보면 우리 국민이 정말 똑똑하고, 지혜롭고, 현명하다는 걸 누구라도 느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이 난국을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이죠.

-그렇군요. 굉장히 중요한 한 주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한반도 운명을 가를 일주일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데 '정략적 판단으로 정파적 이해에 따라서 이번 정국을 왜곡해선 안 된다' 이런 말씀을 주신 것으로 이해하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답답함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제1야당인데 왜 이렇게 머뭇거리냐' 이런 답답함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저희들이 민주당 내부에 취재를 해보면요. (민주당은) '우리는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제1야당이고 국정운영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가볍게 움직일 수 없어서 이해해달라'는 입장인데요.
"(민주당이) 시국을 해결하고, 극복하는 다른 대안을 내놓고 있습니까? 그 대안이라는 것이 국민의 일치된 요구인 (박근혜 대통령) 즉각 사퇴라고 하는 퇴진이라고 하는 것 외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이 되고요. 지금 야당이 사실은 지난번 총선 때 여러 가지 분열 상황도 초래한 것 아닙니까? 적정 분열을 한 것이고, 총선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에 엄청난 의회 권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야당이) 분열한 것도 심판받아야 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은 그래도 현명하게 야당에게 다수당을 만들어줬고, 어쨌든 형식적으로 보면 민주당이 1당을 한 거 아닙니까? 과연 민주당이 1당이 된 총선의 민심을 지난 6개월 기간 동안 제대로 국민의 입장을 대변했느냐.

예컨대, 세월호 진상 규명, 제대로 됐습니까? 군 위안부, 위안부 할머니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 협약에 제동을 걸었습니까? 국정교과서, 막았습니까? 노동 개혁이라는 이름하에 이른바 성과연봉제. 이런 일에 야당이 도대체 무슨 역할을 했냐는 겁니다. 이 일도 그 일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요. 그러니까 국민의 요구, 정말 민생 도탄 상황에 빠진 국민의 절박한 요구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정치의 근본이 아니냐. 예컨대, 내년 정권 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광장의 목소리는 정권 교체를 넘어서 있거든요.

물론, 썩어빠진 정권, 박 대통령을 하야하는 것이 일차적 과제이지만 국민의 관심은 그걸 넘어서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던 정말 불의하고, 불공정하고, 불통인 정치 체제, 정치 질서. 보다 더 정의롭고, 보다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자고 하는 그 꿈이. 그 갈망이 온 광장에 하루종일 넘실거리는 걸 우리가 봤잖아요. 그렇다면 민주당도 내년 대선에 정권을 찾아오겠다는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봅니다. 과거에 우리가 정부를 맡았을 때,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 때도 과연 우리가 잘했는가. '그때 민족의 새로운 길을, 방향을 여는 질서를 만들어 냈는가'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자성과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이 하려고 하는 거거든요. 다른 거 하지 말고 우선 광장에 나와서.. 저는 사실 하루종일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부끄러움을 느꼈거든요. 그런 것이 지금 우리가, 정치인이 해야 할 근본적인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끝>


태그:#장윤선, #박정호, #박원순, #영수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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