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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작가 자신의 작품을 살명하고 있는 이미경 작가
▲ 이미경 작가 자신의 작품을 살명하고 있는 이미경 작가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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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한 가지 나쁜 버릇은 바로 사진전을 찾아갈 때 꼭 구분을 하는 버릇이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심취한다.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마음의 힐링을 얻는다고 한다. 그런데 난 그런 아름다운 사진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인가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사고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남들이 '별로'라는 생각하는 사진전을 주로 다니면서 취재를 하는 편이다.

내 생각은 '아름다운 사진이야 많은 사람들이 찍고 구경하는 것이지만 정말 깊이가 있는 사진은 아는 사람만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하기에 사진전을 관람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보는 버릇이 생겼다. 한 마디로 그 사진전을 찾아가서 내가 감동을 얼마나 받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시 때마다 찾아간 이미경 작가의 사진전

지난해 9월,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에 소재한 남문로데오거리 청소년문화공연장 옆에 자리한 건물의 2층에 올라가 만난 이미경 작가의 사진전. '보다, 보여지다'라는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작품들을 바라보면서 그 작품 속에 그려진 작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이 사진을 찍은 작가의 내면에는 어떤 아픔과 울분이 쌓여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남들이 흔히 아름답게 묘사하는 인물이나 경관이 아니라 무엇인가 그 사진 속에 진한 응어리진 아픔 같은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작품 첫번 째 방에서 만난 소형 카메라로 촬영한 관객들의 모습
▲ 작품 첫번 째 방에서 만난 소형 카메라로 촬영한 관객들의 모습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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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을 한 지 4년 정도 되었어요. 원래는 은행에 근무했는데 육아 때문에 그만두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사진을 하게 된 것이죠. 처음에는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왕이면 파워블로그가 되자고 마음을 먹었죠. 그런데 사진을 찍다보니 아름다운 경치를 촬영하는 것보다는 내 사진을 한 번 찍어보자고 마음먹은 것이죠."

지난해 이미경 작가를 인터뷰 할 때 한 말이다. 은행원이었던 이미경 작가는 사진을 찍으면서 스스로를 찾아보겠다고 작정을 했단다. 그래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망가져가는 모습들을 기록으로 남겨 2014년 11월 '기억의 자국'이라는 제목으로 A-One 갤러리에서 제1회 사진전을 가졌고, 이후 두 번째 사진전을 할 때 나에게 한 말이다.

그런 이미경 작가가 이번에는 팔달구 매향동에 소재한 '예술공간 봄'이라는 갤러리에서 '세 개의 눈'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연다고 연락이 왔다. 이미경 작가의 사진을 보면 늘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마음속에 욕망이 도사리고 있는 듯하여 이번에도 딴 곳의 취재일정을 뒤로  미루고 봄에서 전시준비를 하는 작가를 찾아갔다.

보다 '보다'라는 제목을 단 이미경 작가의 작품. 사진은 자신의 딸을 여러모습으로 표현한 것이다
▲ 보다 '보다'라는 제목을 단 이미경 작가의 작품. 사진은 자신의 딸을 여러모습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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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세 개의 눈 展'에서 작가를 만나다

경남 진주 출신인 이미경 작가는 계원예대 평생교육원 1년 수료 후 현재 중앙대학교 학점은행제 사진학과 재학 중이다. 토픽이미지 company 사진작가이기도 한 작가는 이번 제3회 전시회에서는 모두 세 개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기록하고 있다. 첫 째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요, 다음은 자신의 딸,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해 내고 있다.

"저는 진주에서도 한참 들어가는 사봉면에서 살았어요. 제가 어릴 적에는 면에 사는 학생이 인문계 고등학교를 간다는 것은 힘들었는데 그래도 부모님께서 인문계를 보내주셨죠. 물론 생활이 부유하지 못하다보니 몇 년을 혼자 자취생활하기도 했고요. 그나마 남들처럼 상업학교를 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했죠"

작품 '보다' 두 번째 방에서는 딸의 사진을 여러장 모아 자신을 찾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 작품 '보다' 두 번째 방에서는 딸의 사진을 여러장 모아 자신을 찾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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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에 찾아간 예술공간 봄의 전시실. 전시준비에 정신이 없는 가운데도 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작가와 마주앉았다. 사진을 보면 무엇인가 가슴속에 많은 이야기가 있을 듯해서이다.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이젠 사람들과 몇 마디만 이야기를 나누어보아도 대충 그 사람의 지난 세월이 감이 온다. 이미경 작가가 남들과 다른 사진을 보여주는 것은 그만의 삶이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살아왔던 생활이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이미경 작가. 남편이 용기를 주지 않았다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앞으로도 아름다운 것을 찾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단다.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벅찬 작업이지만 그동안의 작가를 보면 충실히 해내리란 믿음이 간다.

'보다' 부분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한 딸의 모습. 작가는 많은 작품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 '보다' 부분 다양한 시각으로 표현한 딸의 모습. 작가는 많은 작품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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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방'에서 만난 이미경 작가

''나는 본다'는 의미에 관심이 많다. 작년에 전시한 '보다, 보여지다'가 타자의 시선에 의식하는 나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면 이번 전시는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다. 두 개의 눈 즉 엄마의 눈, 카메라의 눈으로 딸의 마음까지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서 세 개의 눈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내가 우울증으로 고생할 때 나의 분신처럼 태어난 딸이다. 아바타 같기도 한 내 딸이다. 나는 분신과도 같은 내 딸을 누구보다 사랑하는데 딸은 엄마의 사랑에 목말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작가노트에서 작가가 한 말이다. 이미경 작가의 작품은 모두 세 개의 방에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자신이 전시를 할 때 관람객들을 촬영한 사진이다. 전시실에 준비해 놓았던 작은 카메라를 들고 관람객들이 직접 촬영을 해서 남긴 사진들이다. 또 한 면에는 딸이 관람객들을 촬영한 사진이 딸의 글과 함께 전시되었다.      

다음 방은 딸의 여러 모습이다. 자신이 바라보는 딸의 모습을 표현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표현이 되는 다양한 딸의 모습 속에서 작가는 그렇게 변하는 딸을 이해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 방은 딸의 어린 모습 속에서 자아를 발견해내고자 마련한 방이다. 

어린시절 딸의 어린시절 네잎 클로버를 찾는 모습에서 스스로의 지난 날을 유추해 낸다
▲ 어린시절 딸의 어린시절 네잎 클로버를 찾는 모습에서 스스로의 지난 날을 유추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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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식은 나의 분신'이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이제까지 내 딸을 나의 소유물로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타인으로의 존재가 아닌 나와 동일한 존재로 삼아 왔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딸을 보고 있어도 볼 줄 모르는 엄마였던 것 같다."

이미경 작가는 딸의 모습 속에서 스스로의 어린 시절을 찾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각기 다른 세 개의 방에서 만날 수 있는 작가의 눈. 다음에는 그 눈에 어떠한 것이 보일 것인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그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세 개의 방에서 수많은 이미경 작가를 만난다. 그래서 이미경 작가의 활동을 눈 여겨 보는가도 모른다. 작가의 사진 속에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작가의 모습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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