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 황당, 허탈, 분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온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렸다. 쏟아진 의혹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손 안 댄 것이 없고, 손 뻗지 않은 곳도 없다. 특히 이번 게이트의 주 무대가 된 문화계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스타들도 이번 게이트에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그간 연예인이 정치적 소신을 드러낸 뒤 가해졌던 여러 불이익은 물론, 이번 게이트에 휘말린 연예계 종사자들도 여럿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터. 하지만 이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적 분노에 목소리를 보탰다.

[가수 이승환] "은택이랑 잘 지낼 걸, 왜 연락을 끊어가지고 ㅠㅠ"

ⓒ 이승환 페이스북


CF 감독이던 차은택이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가수 이승환의 '당부' 뮤직비디오 덕분이었다. 최근 차은택이 과거 자신에게 도움을 준 측근들에게 장·차관급 자리들을 나눠주며 '보은'한 내용이 알려지자,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은택 키워주고 문체부 장관도 못한 이승환은 하야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이번 사태를 풍자했다. "은택이랑 잘 지낼 걸 ㅠㅠ"은 이에 대한 이승환의 반응이었다.

이승환은 자기 소유인 소속사 드림팩토리 건물 외벽에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가 불법 신고가 들어와 철거했다. 이후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을 받아 재설치하기도 했다. 콘서트마다 화려한 레이저쇼를 선보이기로 유명한 그답게 건물 외벽에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문구로 레이저쇼를 선보이기 위해 관련 법률을 체크하고 있다고. 놀라워하는 주위의 반응에 대한 그의 대답은 "레이저쇼 그까이꺼"이다. 이승환은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의 공연용 레이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정진영] "못돼먹은 사회"


원전을 소재로 한 영화 <판도라>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배우 정진영의 일갈. 그는 <판도라> 시나리오를 받고 "원전에 대한 심각성, 정부 관계자들의 안일한 태도를 떠올려 봤을 때, 이런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날 흥분시켰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변호인> 이후, 이를 투자·배급한 회사들이 어려움에 부닥쳤다는 것을 언급하며 "못돼먹은 사회다. 다행히 최근 숨겨졌던 일들이 많이 드러나고 있어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우 정우성]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살아야죠"

ⓒ 뉴스타파


배우 정우성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그는 지난 4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11회 런던 한국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심경을 묻는 질문을 받고 "제가요?"라며 되물었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정우성은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내 소신이 담긴 발언을 이어나갔다.

"하고 싶은 말 하면서 사는 게 제일 좋잖아요. 자유롭게 표현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죠. 이해충돌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요. 그 시대의 기득권 세력이 무언가를 요구하고, 그 요구의 강요에 저항하면 리스트를 명명해서 이름을 올리고 하는데, 신경 쓰지 마세요. 그들이 만든 거지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니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김의성] "뭐라고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 김의성 페이스북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이 발표된 후 배우 김의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자괴감이 든다"던 대통령의 사과문. 국민 마음도, 김의성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듯하다.

[방송인 오상진] "She came. #Shamanism"

ⓒ 오상진 인스타그램


오상진 전 아나운서는 지난달 30일, 최순실의 귀국 보도를 접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방송 뉴스 화면을 찍어 올렸다.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은 "She came. 그녀가 왔다". 여기에 더해진 'Shamanism' 해시태그에는 짧지만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2PM 찬성] "양파는 까면 깔수록 작아지는데... 까면 깔수록 스케일이 커지냐"

ⓒ 황찬성 트위터


2PM 멤버 황찬성이 지난달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다음 날에는 "이 난리 통도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릴 걸 생각하면 소름 끼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 그대로였다.

[배우 전혜빈] "나라가 어 순실해서 모두 화가 났나요? #어이순실"

ⓒ 전혜빈 인스타그램


배우 전혜빈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이순실'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캐리녀(캐리어 끄는 여자) 방송하고 있나요? 나라가 어 순실해서 모두 화가 났나요? 그래도 시월의 마지막 밤이니 잠시 창을 열고 가을바람을 마셔요"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방송인 김제동] "지금 위로와 대우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우리 국민들입니다"

ⓒ 김제동 페이스북


방송인 김제동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이 역할을 다 하고 있으니 그래도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왔구나. 지나는 모든 이의 뒷모습에 마음으로 깊이 머리 숙였습니다. 진짜 대우받아야 할 모든 이들에게. 민주 공화국의 시민들에게"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충격받은 국민을 위로했다.

이틀 후인 30일. 도피 중이던 최순실이 귀국해 "건강상의 이유로 하루 몸을 추스를 여유를 달라"고 요청하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금 몸을 추슬러야 할 사람들은 우리 국민들입니다. 지금 그런 위로와 대우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우리 국민들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사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 김동완 페이스북


이 외에도 신화 김동완은 직접 촛불 집회에 참여해 SNS에 현장 분위기를 중계했으며, 매주 토요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연예가중계>에 출연 중인 배우 신현준은 촛불을 든 사진을 게재하며 마음만은 광화문에 함께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 신현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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