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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청년미래부는 '최순실 게이트'를 맞닥뜨린 대한민국 청년들의 목소리를 모아 '박근혜에게 레드카드를'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각자 다른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정의당 청년 당원들이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퇴장해야 하는 이유를 <오마이뉴스>에 연속기고합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의 다양하고도 거침없는 목소리가 독자 여러분께 가감없이 전달되길 바랍니다. [편집자말]
2012년 12월 11일 오후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서초동 한 오피스텔에서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수차례 벨을 누르며 문을 열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국정원 여직원이 문을 잠근 채 버티고 있다.
 2012년 12월 11일 오후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서초동 한 오피스텔에서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수차례 벨을 누르며 문을 열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국정원 여직원이 문을 잠근 채 버티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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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2년 겨울, 세상에 물음을 갖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나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난 정치에 대한 작은 관심을 가지고 그해  대선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대선이 마무리된 날, 두 가지 물음과 보다 근본적인 한 가지 물음이 생겼다. 국가 정보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건가? 한국사회에 큰 아픔을 남긴 누군가의 딸이, 그 시대에 대한 분명한 사관을 밝히지 않은 채, 대통령이 되어도 괜찮을까?

그리고 앞선 두 물음에 대한 답이 'NO'(아니오)라면, 심각한 잘못도 가끔 넘어가주는 게 과연 제대로 된 사회인가? 2012년 대선은 중학교 3학년이었던 나에게 이 세 가지 질문을 남겼다.

2. 2014년 봄, 물음표는 느낌표가 되었다

지남 4월 30일 오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지남 4월 30일 오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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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점심 급식을 먹으며 세월호라는 배가 진도 부근에서 전복했으나 승객 대부분이 구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승객 중 다수가 나와 동갑인 친구들이었기에 더욱 눈길이 갔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 급식을 먹을 때 즈음, 앞선 보도가 오보임을 알게 되고 새로운 정보들을 받아보며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누워 밤새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받아보며 베개를 눈물로 적셨다. 사고의 발생 이전, 발생, 발생 이후의 상황을 가리지 않고 정부는 무능했다. '사회는 심각한 잘못의 연속일 수 있겠다. 함께 행복하게 살자는 내 꿈은 꿈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 중 3 때의 물음표는 고2 때 느낌표로 자리 잡고 말았다. 

3. 2015년 한해, 느낌표는 마침표가 되었다

고3이던 2015년에도, 수능대비교재 ebs 문제집 밖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봄에 메르스 파동, 가을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겨울에 한일 위안부 합의까지. 메르스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처는 허술하기 그지없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반대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고 강행했다. 위안부 합의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기형적인 합의였다.

그럼에도, 꾸준히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누군가'들이 있었다. 15년을 보내며, 고2 때의 느낌표는 고3 때의 마침표가 되었다.

'그래, 때로는 상식이 무너지기도 한다. 하지만 상식을 세우려는 모든 활동은 늘 이어져야 한다.'

4. 지금, 마침표는 다시 느낌표가 되었다

수많은 학생과 시민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분노로 뒤덮인 광화문... "박근혜 하야하라" 수많은 학생과 시민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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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아래 여느 해처럼, 2016년은 비상식적인 일들의 연속이었다. 정부는 국가폭력의 희생자에게 부검을 시도하였다. 정부는 안전성이 가장 중시되어야 할 의료, 철도 등의 공공분야에 성과연봉제를 추진하였다. 동시에, 나는 대학교 새내기가 되었고, 비상식적 사회와 맞서려 노력했다. 위안부 피해자 인권단체 '평화나비', 알바 노동권 단체 '알바노조' 과내 정치경제학회 '크리틱', 학내 교양학교 '자유인문캠프', 실천적 총학 선거본부 '뭐든지 선본' 등에 참여하며 나를 큰 사람으로, 세상을 함께 사는 곳으로 바꾸려 노력했다.

또한, 과동기들의 손을 양손에 잡고 세월호 문화제, 430 메이데이 문화제 등 여러 연대의 자리에 참석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세상을 꿈꾸는 정의당의 당원이 되어, 한국사회의 진보를 위해 많은 고민을 당 안에서 이어가고자 했다.

그런데, 사회는 늘 그 자리에 머물러있었다. 희망을 가질 때도 많았지만, 좌절이 익숙했다. 머리는 희망을 말했지만, 가슴은 좌절을 느꼈다. 희망과 절망의 혼돈 속에서, 필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맞았다. 물음표에 머물던 생각은 다시 느낌표로 이동하였다.

'세상엔 비상식적 일들이 비일비재하지만, 진보적 움직임은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치에 대한 평가를 넘어, 반드시 끝장을 내야한다. 그래서 나는 촛불을 들겠다. 이 촛불이 누군가에게 옮겨 붙을 것이다!'

박근혜 정권에 레드카드를 꺼내며

지난 3년 8개월 간 박근혜 정권의 행보는 상식 파괴, 민중 탄압의 행보와 그 궤를 같이한다.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운동장에서 합의한 룰을 어긴 선수가 받는 조치가 '레드카드' 이다. 심판 중 한 명인 국민으로서, 룰을 어긴 박근혜 정부에 퇴장을 명령한다.


태그:#정의당, #박근혜, #세월호, #정부,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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