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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런 최순실 귀국 이후 검찰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국정농단 게이트가 2주차로 접어들었다. 상수동전략그룹은 1주차에 이어 2주차 역시 국정농단 게이트에 대한 여론의 흐름과 변화양상을 분석해보기로 했다. 1주차 분석의 현실적 제약으로 인한 아쉬움을 다소나마 덜기 위해 질적 분석의 대상을 늘렸고 분류 역시 세부적으로 재조정 하였다.

앞서 1주차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방식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지만, 내용면에서는 냉정을 되찾으면서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고 분석내린 바 있다.

'순실의 시대' 2주차는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을까. 대상은 2016년 11월 1일~6일, 네이버 정치·사회 카테고리 뉴스(모바일 기준) 중  많이 본 뉴스 상위 30개와 상위 베스트 댓글 군이다.

검찰수사의 시작, 조용히 지켜보려 했건만

1주차에 비해 대중의 관심도와 반응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뜨겁다
 1주차에 비해 대중의 관심도와 반응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뜨겁다
ⓒ 상수동전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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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얘기하면 대중의 관심도는 살짝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높다. 평균 조회수는 38만9072회로 1주차의 44만7610회에 비해서 13%p가량 감소했지만 상위 30개의 정치카테고리 순위는 여전히 국정농단 게이트 뉴스가 독차지했다.

반응 역시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댓글의 경우 조회수 대비 0.99%로 1주차는 물론 게이트 이전(1.2~1.3% 수준)보다 다소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전히 기사당 3700개는 넘기고 있지만 대통령 담화가 발표되었던 5일을 제외하면 3000개 초반에 머물렀다. 베스트 댓글에 대한 공감비율은 3% 후반대로 절대수치나 비율 모두 조금은 수그러드는 모양새를 보였다.

댓글 중 여성의 비율은 32% 중반 대를 유지중이며 연령별 구성에서는 촛불집회 이후 40대와 50대의 비중이 상승한 점이 이채롭다. 전반적으로 쏟아지는 뉴스로 인한 피로감이 생기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가설도 제기해 볼 수 있겠지만, 아직까진 절대적인 수치가 높아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사 과정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더 현실적인 해석이다.

1차 분기점 : 일방적 총리임명, 강하게 요동치다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는 겉과는 달리 내용면에서는 변화가 두드러진다. 1주차와 마찬가지로 7일간의 국정농단 게이트 기사 중 베스트 댓글군을 텍스트 마이닝(문장의 구조와 의미를 추출하는 기법)으로 분석해 핵심 키워드를 분류한 후 문장마다 주어진 공감도 가중치를 적용하여 산출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보았다.

1주차와 2주차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게끔 결과를 하나의 동일선상에서 재가공 후 비교·분석하였다. 동일기준으로 비교해보면 10월 25일에 제기된 대통령 책임에 대한 목소리(13.38)는 각각 반응의 평균치(1)보다 확연히 컸지만, 11월 2일(15.13)보다는 낮았다.

지난 1주차에 이어 분노와 허탈감이 드러난 대중 정서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11/2일 이후 변화가 보인다
 지난 1주차에 이어 분노와 허탈감이 드러난 대중 정서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11/2일 이후 변화가 보인다
ⓒ 상수동전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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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일방적인 개각발표는 정치권에도 충격이었지만 국민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으로 작용한 모양이다. 이날 발생한 대중의 분노(회색)와 대통령 책임(빨강)을 묻는 목소리는 각각 16.19와 15.13으로 2주간 항목별로 측정·추정된 수치 중 가장 높다.

전날(11/1)에 보도되었던 최순실발 의혹들로 국민들의 허탈감(파랑, 15.35)이 정점에 달해있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불통인사가 허탈감을 분노와 대통령 책임으로 바꾼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허탈감은 그 이후로 꾸준히 하락하여 5일(토)엔 4점대까지 떨어지다가 우병우 전 수석의 검찰출두로 살짝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지율 10% 미만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단행된 개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은 대중의 여론은 제대로 된 검찰수사(보라)와 직접행동(청록)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직접행동의 경우 최초 촛불집회가 이전까지는 불규칙적으로 미약하게 감지되었다. 이후 꾸준히 커지면서 3일(목)에는 6.08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조금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수치만 놓고 비교해 보면 제대로 된 검찰수사에 대한 요구가 먼저였다. 적어도 이날까진 그랬다.

결정적 순간 : 대국민 사과, 폭발한 분노와 사라진 기대감

지난 11월 4일 오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장면이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 되고 있다.
▲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발표 지난 11월 4일 오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장면이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 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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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표현된 4일(금)은 다소 특이하다. 감정에 호소했던 대국민 사과문의 내용을 미뤄보면 분노가 폭발해야 정상이지만 다소 적게 측정되었다는 인상을 준다. 이는 일종의 착시효과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 이은 여당의 대국민 사과로 비난이 분산되면서 과소 측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여당에 의한 방패효과를 누린 셈인데,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분노, 책임을 묻는 목소리의 전체크기는 34.41로 게이트 발발 이후 최대치다.

다른 하나는 제대로 된 검찰수사에 대한 기대감의 하락이다. 사전에 대통령의 검찰수사 허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며 지금처럼 신속히 진행하라'는 사실상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일말의 기대감을 날려버린 덕분이다.

그 간에 드러난 검찰수사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음을 감안해보면 검찰수사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4일을 기점으로 회복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실제 4일 이후로는 검찰수사에 대한 기대감 우려 등을 담은 언급이 대폭 감소했는데, 어제 우병우 전 수석의 검찰출두에도 불구하고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또 다른 분기점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난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분노한 시민들 "박근혜 퇴진" 지난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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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주차와 2주차 분석결과를 종합해보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검찰수사를 차분하게 지켜보고 있지만, 총리임명과 대국민 사과를 거치면서 원만한 수습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결과론적이지만 분노를 자극하고 합리적 수습책 역시 거부한 만큼 대규모 촛불집회는 필연적 결과였다는 판단이다. 청와대는 이번주가 수습의 분수령이라는 입장이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2주차의 총리임명이 사실상 분기점이었던 걸로 보인다.

오는 12일로 예정된 대규모 촛불집회를 앞두고 여러 가지 정치적 셈법들이 오가고 있다. 과연 추이선 상으로도 드러나는 것처럼 예측되는 분노의 증가량과 그에 비례한 대통령의 책임에 대한 목소리는 어디로 흘러갈까. 3주차를 주목해보자.

덧붙이는 글 | 정치를 숫자로 푸는 상상력, 상수동전략그룹 홈페이지에 게재됩니다



태그:#상수동전략그룹, #텍스트마이닝, #최순실, #박근혜,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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