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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지도부 사태 문제에 대해 "먼저 위기를 극복하고 머지 않아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염치없고 뻔뻔스럽기 그지없지만,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헌정 중단 사태가 오지 않도록, 국민에게 피해가 최소화되는 선에서 사태가 수습되도록,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위기 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 이정현 "대통령 도울 시간 허락해 달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지도부 사태 문제에 대해 "먼저 위기를 극복하고 머지 않아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염치없고 뻔뻔스럽기 그지없지만,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헌정 중단 사태가 오지 않도록, 국민에게 피해가 최소화되는 선에서 사태가 수습되도록,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위기 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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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의 대통령이 힘들게 이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 하시고 괴로워 신음하시는데 나 혼자 마음 편하고자 유유히 떠나는 의리 없는 사람이 되기 싫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사태 수습 전까지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지도부 내 유일한 비박(비박근혜) 성향의 강석호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자리를 뜬 이후였다. 정진석 원내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강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제가 일방적으로 사퇴를 하면 지도부 중 비박인 강석호가 '당을 흔들려고 한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지난 4일 의원총회에서 말씀드렸는데 오늘까지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면서 "죄송스럽지만 저는 오늘부터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정현 대표가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과 청와대 인적쇄신을 요구했는데 거국중립내각은 또 다시 불발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당 지도부는 소임을 다 했다"며 "제가 '어느 시기를 두고 퇴진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을 논의하자'고 금요일(4일) 얘기했는데 주말 사이에 그런 언급이 없었다"고 짚었다.

또  "지도부는 새로운 인물로 구성해서 쇄신해야 한다. 당명과 당 로고까지 바꾸는, 뼈를 깎는 혁신 작업이 없다면 내년 대선에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제가 사퇴하더라도 많은 의원들이 요구하는, '이것만 마무리하고 사퇴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놓으시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한 간교한 사람 탓에..." , 박 대통령 '피해자'로 인식해

그러나 이 대표는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헌정 중단 사태가 오지 않도록, 국민에게 피해가 최소화되는 선에서 사태가 수습되도록, 당대표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그마한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주시라"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을 감히 거듭나게 하겠다, 재창당 수준으로 변화시키겠다는 허풍은 떨지 않겠다"면서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고 국정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시키고 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저에게 필요하다"고 재차 '사태 수습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제 심정은 0.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당장 달아나고 싶고 숨어버리고 싶지만 위기를 방치해놓고 도망가는 무책임한 당대표이고 싶진 않다. 사태수습을 포기하고 배에서 혼자 뛰어내려 달아나는 비겁한 선장이 되길 원치 않는다. 여론이 들끓는다고 하루 아침에 표면하는 카멜레온도 되고 싶지 않다"고도 토로했다.

현재 요구되는 당의 쇄신 등의 문제는 다른 이에게 맡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여러모로 급한 관리와 어느 정도의 사태 수습까지는 28만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대표인 제가 할 수 있도록 맡겨두시라"면서 "어차피 천지개벽을 할 만큼 변하지 않으면 새누리당 존재는 있을 수 없게 된다. 기왕 이렇게 된 것 머리부터 발 끝까지 머지 않아 다 바꿔야 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때까지 변화를 위한 준비는 준비대로 하고 수습은 수습대로 해 나가자. 분열보다 이 위기를 먼저 극복하자"라면서 "오래지 않아, 절대로 머지 않아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 당대표직에서 물러나 여러분의 곁을 떠나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는 여전히 박 대통령을 '피해자'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성경을 보면 금지돼 있는 선악과를 따먹고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자손 대대로 벌을 받고 있다"라면서 "한 간교한 사람을 분별하지 못함으로 인해 대통령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평생 쌓아 온 모든 명예와 업적과 수고를 다 잃었고 우리 새누리당은 폭탄 맞은 집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4일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다"며 자신 역시 최순실씨에게 속았다고 주장한 박 대통령의 인식과 같은 것이었다.

비주류 측 "2선 후퇴나 정계 은퇴도... 특단의 대책 강구할 각오"

새누리당 유일한 비박계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의 책임지는 자세가 진행되지 않자, 최고위원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강 의원은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에게 거국내각 중립내각을, 또 하나는 청와대 인적쇄신을 요구했다"며 "거국중립내각은 또 다시 불발로 끝났고, 국민의 분노는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말했다.
▲ 새누리당 최고위원직 사퇴한 강석호 새누리당 유일한 비박계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의 책임지는 자세가 진행되지 않자, 최고위원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이날 강 의원은 "이정현 대표는 대통령에게 거국내각 중립내각을, 또 하나는 청와대 인적쇄신을 요구했다"며 "거국중립내각은 또 다시 불발로 끝났고, 국민의 분노는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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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점차 고조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7시간 가까이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도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수습책 중 하나로 제시된 '즉각 사퇴' 방안을 거부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즉각 사퇴' 또 거부한 이정현, 친박-비박 갈등 고조)

이와 관련, 심재철·김재경·나경원·권성동·김용태 등 비주류 의원 10여 명은 이날 오전 회동을 열고 이정현 당대표의 사퇴는 물론, 친박 주류에 대한 2선 후퇴 및 정계 은퇴까지 촉구했다. 또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해 지난 2일 발표된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지명 철회도 요구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심재철 김용태 이학재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안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회의를 하고 있다.
▲ 굳은 표정의 새누리당 중진들 새누리당 황영철 심재철 김용태 이학재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안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비공개 회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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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철 의원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지금까지의 당내 분란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등 국정파탄에 책임을 진 당내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이 분들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라면서 "2선 후퇴를 포함한 정계 은퇴 등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우리는 강석호 최고위원의 사퇴를 적극 지지하고 지도부의 다른 이들의 사퇴가 이어지길 바란다"라면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당 지도부를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친박 쪽은 이를 무책임한 행동으로 맞서고 있다. 친박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국민들께서 맡겨주신 책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국회가 앞장서서 풀어야 한다"라면서  "지금은 서로 싸울 때가 아니라 힘을 합쳐서 새 내각이 구성되고 이 국면이 수습되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진퇴 결정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최고위원 역시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정을 표류시키는 일에 적극 나서는 것은 지도자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야권과 당내 비주류를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가 닥쳤을 때 그를 극복하기 위해 단합을 호소하고 당내의 갈등을 치유하고 희생함으로써 안정감을 주고 지혜를 모아서 국정 표류를 막는 것이 지도자"라면서 "저는 표류하고 있는 이 배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 폭풍을 헤치고 나갈 수 있도록 모든 헌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이정현, #강석호, #최순실, #박근헤, #지도부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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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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