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내용을 거의 그대로 인용하되, 담화문의 대상을 국민에서 대통령으로 바꾼 패러디 글임을 밝힙니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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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한 시민들 "박근혜 퇴진"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수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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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박근혜 님, 먼저 이번 최순실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국민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당신을 믿고 국정을 맡겼던 우리가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당신과 함께 헌신적으로 뛰어 주셨던 정부의 공직자들과 현장의 많은 분들,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얼마나 송구스러우시겠습니까.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당신을 당선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이 모든 사태는 모두 당신의 잘못이고 당신의 불찰로 일어난 일입니다. 당신의 큰 책임을 가슴깊이 통감하신다니 만시지탄입니다. 며칠 전 최순실 씨가 중대한 범죄혐의로 구속됐고 안종범 수석이 체포돼 조사를 받는 등 검찰 특별수사 본부에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당신은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해야 합니다. 이미 당신은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필요하다면 당신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한다고 하였습니다.

박근혜 님, 당신은 대통령이 된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해서인지는 몰라도 청와대 내부 인사들과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습니다. 또 당신은 국정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 받았고 왕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 당신은 곁에 없었고, 청와대 경계의 담장은 높았지만, 오직 최순실 씨에게만 그 담장의 경계는 낮았습니다.

돌이켜보니 민주주의적 절차만 믿고 선거 이후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당신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은 우리들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 이루기도 힘이 듭니다. 무엇으로도 당신의 마음을 바꾸게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우리 국민들이 이러려고 투표를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당신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 드리겠다는 각오로 당선을 시켰는데 정반대의 결과를 낳게 돼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당신이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성 기울인 국정과제들도 모두 비리로 낙인찍히는 현실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일부 잘못이 얼마나 더 크게 밝혀질지 모르니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만큼은 꺼지지 않도록 퇴진해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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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발표 4일 오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장면이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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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당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십시오. 이미 마음으로 모든 인연을 끊었다면 실행하기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그동안의 경위에 대해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니 그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시면 됩니다.

또한 어느 누구라도 이번 수사를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당신 역시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박근혜 님, 지금 우리 안보가 매우 큰 위기에 직면해 있고 경제도 어렵습니다. 국내외 여러 현안이 산적한 만큼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선 안 됩니다. 대통령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계속돼야 합니다. 더 큰 국정혼란과 공백상태를 막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속히 회복해야 합니다.

국민께서 맡겨준 국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사회 원로, 종교지도자분들, 여야 대표님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국회의 요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십시오.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하십시오. 그 방법은 단 하나, 퇴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