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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도의 유람선 선착장은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북새통이다.
 여수 돌산도의 유람선 선착장은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북새통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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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가을날이다. 오늘(10월 31일) 날씨를 확인해보니 여수지역에 비올 확률은 30%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가 간간히 내린다. 진눈깨비 내리듯 흩뿌려 마음을 더 우울하게 한다. 이런 날 가슴을 툭 트이게 할 뭐 좋은 게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문득 유람선이 떠올랐다.

중식집 차이펀에서 짜장면으로 점심끼니를 때우고 돌산도를 향해 한달음에 달려갔다. 유람선 선착장은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북새통이다. 관광객을 실은 버스가 연이어 들어온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인파에 섞여 유람선에 올랐다.

유람선이 바다를 가르자 가슴에는 기쁨이...

캡틴 남방술씨다. 50년을 배와 더불어 살았다는 그는 역시 백전노장다웠다.
 캡틴 남방술씨다. 50년을 배와 더불어 살았다는 그는 역시 백전노장다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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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유람선인 이사부크루즈호다. 800여 명이 승선할 수 있는 이 배는 그 길이가 무려 61m이며 무게가 754톤이다. 공연장과 식당 시설이 갖춰져 있어 여수의 맛을 만끽하며 바다구경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돌산대교를 출발하여 장군도 앞바다와 돌산제2대교인 거북선대교를 지나 오동도를 유람한다. 3층 스카이데크에 오르면 아름다운 한려수도인 여수 앞바다와 여수 시내 풍경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다.

조타실이다. 캡틴 남방술(78)씨를 만나봤다. 밝은 표정에 미소 띤 얼굴에서 노련함이 묻어난다. 50년을 배와 더불어 살았다는 그는 역시 백전노장다웠다. 이 유람선의 출발시간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이며 필요시 수시로 운항을 한다고 했다. 유람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범선과 달리 유람선의 조타기는 자그마했다. 남 선장은 전기유압식이라 그렇다며 부연 설명을 해줬다. 배의 선령이 6년째라는데 전혀 흔들림 없이 안정감이 있어서 좋다. 돌산대교 부근은 조류가 심하다. 겉으론 잔잔해 보이지만 급물살이 흐른다. 배는 물때에 따라서 운항하는 방법을 달리한다. 무전 교신을 통해 조류방향과 풍향을 살핀 다음 유람선이 출발준비를 한다. 입출항이 가장 힘들지만 출항에 비해 입항은 배가 더 힘들다고 했다.

이사부크루즈호 유람선의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멀리 보이는 풍경은 여수박람회장이다.
 이사부크루즈호 유람선의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인다. 멀리 보이는 풍경은 여수박람회장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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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은 뱃머리에서 바다 풍경을 감상한다.
 여행자들은 뱃머리에서 바다 풍경을 감상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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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 차창너머로 여수시내의 멋진 풍경이 스쳐 지나간다.
 유람선 차창너머로 여수시내의 멋진 풍경이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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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승선인원은 428명이다. 속도조절기 레버를 당기자 배가 서서히 움직인다. 이어 뱃고동을 울리며 간다. 돌산대교를 앞에 두고 좌측으로 서서히 선수를 돌리기 시작한다. 선수에 매달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인다. 배가 바다의 물살을 가르자 가슴에는 알 수 없는 기쁨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멀리 여수시내와 진남관이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다. 하멜등대와 돌산제2대교도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갈매기 떼가 유람선을 따라 쉼 없이 날아오른다. 경남 하동과 남해바다도 보인다. 희부연 흐린 날씨지만 그래도 가을이라 하늘빛이 곱다.

문어숙회와 한잔 술... 말로 형언키 어려운 감흥

공연장에서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 노래가 흐르고 있다.
 공연장에서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 노래가 흐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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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서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 노래가 흐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한 잔 술이 필요하다. 문어숙회에 소주잔을 기울였다. 유람선에서 맛보는 문어숙회에 한 잔 술은 말로 형언키 어려운 감흥으로 온몸을 적신다. 순간 여수바다의 기운이 온몸에 전해져온다. 여행의 묘미는 역시 좋은 음식과 한 잔 술이다.

한 잔 술과 노래가 어우러지니 가을여행의 향취가 한껏 무르익어간다. 음식과 술맛은 분위기라더니 아마도 유람선 여행의 꽃은 이런 게 아닐까. 값을 논할 필요도 없다. 그저 기분 좋으면 그만인 것을, 이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니까 말이다.

문어숙회에 한잔 술은 말로 형언키 어려운 감흥으로 온몸을 적신다.
 문어숙회에 한잔 술은 말로 형언키 어려운 감흥으로 온몸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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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는 역시 좋은 음식과 한잔 술이다.
 여행의 묘미는 역시 좋은 음식과 한잔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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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차창으로 시선을 돌리자 갈매기 무리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푸른 바다와 가을 하늘을 멋지게 수놓으며. 여행자들이 이따금씩 던져주는 새우깡 맛에 길들여진 이 녀석들은 늘 이렇게 유람선을 따라 다닌다. 기분이 달뜬 여행자에게는 모든 것이 다 멋진 풍경이다.

유람선에서 내려 돌산공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또 다시 가을비가 내린다. 손바닥으로 가릴 정도의 적은 양이지만 카메라 때문에 우산을 펼쳐들었다. 선착장에 정박해있는 유람선과 돌산대교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여수 시가지의 풍경도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인 양 멋지다. 여수는 언제 찾아가도 발길 닿는 곳마다 다 멋진 모습으로 여행자에게 다가온다. 

유람선과 여수시내의 멋진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유람선과 여수시내의 멋진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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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크루즈 유람선을 타기 위해 돌산도 선착장을 찾았다.
 이사부크루즈 유람선을 타기 위해 돌산도 선착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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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 정박해있는 유람선과 돌산대교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선착장에 정박해있는 유람선과 돌산대교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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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 유람선, #이사부크루즈, #여수 여행, #맛돌이, #가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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