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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유출' 파문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 "최순실 모른다"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유출' 파문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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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8일 오후 5시 44분]

대통령 연설문 유출 논란이 벌어진 뒤 잠적했던 조인근(53)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현 한국증권금융 감사)이 "연설문 초안은 청와대 부속실로 넘겼다"고 밝혔다. 또 자신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를 전혀 모른다고 강조했다.

즉, 정호성 청와대 부속 비서관이 이번 사태의 의문점들을 풀 수 있는 핵심 고리임이 재차 증명된 것이다. 정 비서관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과 함께 박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운다.

조 전 비서관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본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설문 유출 사태를)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최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일"이라는 최씨의 측근 고영태씨의 발언이 지난 19일 JTBC를 통해 보도된 지 9일 만의 공식 입장 표명이었다. 앞서 그는 이번 사태가 불거진 후 휴가 등을 이유로 외부와 연락을 끊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박 대통령도 인정한 '최순실 연설문 도움' 끝까지 부인

조 전 비서관은 이번 사태와 자신은 무관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최씨의 연설문 수정 의혹도 함께 부인했다.

이와 관련, 그는 "자신이 지인에게 '연설문이 수정돼 돌아왔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정확하게 말하면 '연설문이 이상해져서 돌아왔다'고 제가 얘기한 걸로 보도됐는데,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연설문 최종본이 다르게 돌아온 것을 인지하고 그 경로를 알아보려고 안 했나"라는 질문에도 "저희들이 이런저런 자료를 취합해서 말씀자료를 정리해 대통령께 올리면 대체로 큰 수정이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손을 댔다고 의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연설문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결심하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다시 말해 최종본은 대통령이 한 말씀이다. '중간에 이상해졌다'는 등 그렇게 말할 내용이 전혀 아니다. (저는) 그런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국민 사과 당시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최씨의) 도움을 받은 적 있다"고 밝혔고, 독일 드레스덴 연설 등 내용이 바뀐 연설문 내용들이 보도됐음에도 이를 "수정된 것이 아니다"고 강변한 셈이다.

자신이 지난 7월 청와대 비서관을 사임한 경위에 대해서도 "(연설문 수정 등과 같은) 불미스런 사건은 전혀 없었다"면서 "제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3년 6개월 재직했고 대선까지 하면 4년이 넘는데, 그걸 4년 넘게 하다보니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이 안 좋아져서 사의 표명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인이 직접 '우주의 기운', '혼이 비정상' 등 연설문 내용을 쓴 것이 맞냐는 질문에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말할 수 없다, 보안 업무규정 위반"이라며 답을 피했다.

결과적으로, 모두 대통령 연설문 작성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입장 표명 결정 과정에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청와대와 교감은 없었다. '저까지 나서 한두 마디 이러쿵저러쿵 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해서 그동안 언론 접촉을 안 한 것"이라며 "다만 며칠 지나다보니 저 때문에 불필요한 의혹이 증폭되고 회사나 가정에 더 이상 피해를 줘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해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연설문 초안 전달된 경로 묻는 질문에는 한참 망설여 

그러나 조 전 비서관도 대통령 연설문 등이 청와대 외부의 '개인PC'로 사전 유출된 것에 대해서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그가 가장 답변을 망설였던 것도 자신의 손을 떠난 대통령 연설문이 어디로 갔느냐는 질문에 대해서였다.

앞서 그는 "연설문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대통령한테까지 가나", "대통령이 직접 연설문을 수정해서 내려준 적 있느냐"는 질문에 "보안규정 상 (이원종)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프로세스 설명했는데 그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 "보안 업무규정 상 말할 수 없다. 비서실장 말씀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연설문 초안을 부속실에 넘겼느냐, 비서실장에게 넘겼나"는 질문에는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는 같은 질문이 계속되자, "연설문 초안은 통상 (청와대) 부속실로 넘긴다"라며 "제가 알기로는 제2부속실은 없고 부속실은 딱 하나 있다. 그리고 그 부속비서관이 정호성씨"라고 답했다.


태그:#최순실게이트, #청와대 연설비서관, #조인근, #박근혜 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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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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