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손흥민(24)의 득점 소식은 없었다. 냉정하게 말해 이날 손흥민의 모습은 지난 시즌을 보는 듯했다.  

토트넘 홋스퍼가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본머스에 있는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본머스와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10월 A매치 기간 이후 벌어진 세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본머스에 있는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본머스의 경기에서 빅토르 완야마(왼쪽·토트넘)와 잭 윌셔(오른쪽·본머스)가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본머스에 있는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본머스의 경기에서 빅토르 완야마(왼쪽·토트넘)와 잭 윌셔(오른쪽·본머스)가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이번 시즌 토트넘의 에이스로 떠오른 손흥민은 이날 역시 선발로 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지난 2일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에서처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하면서 득점을 기대케 했다. 에릭 라멜라(24, 아르헨티나)와 델레 알리(20, 잉글랜드), 크리스티안 에릭센(24, 덴마크)은 손흥민의 뒤를 받치며 본머스 원정 승리에 나섰다.

홈팀 본머스는 발 빠른 공격수 칼럼 윌슨(24, 잉글랜드)을 최전방에 내세웠고, 조던 아이브(20, 잉글랜드)와 잭 윌셔(24, 잉글랜드), 조슈아 킹(24, 노르웨이)이 공격 지원에 나섰다.

본머스가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본머스는 강한 압박과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낸 토트넘을 압도했다. 위고 요리스(29, 프랑스) 골키퍼의 믿기 어려운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전반 4분 본머스의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해리 알터(26, 아일랜드)의 슈팅은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15분에도 단 두 번의 패스로 이어진 역습 상황에서 윌슨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며 승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토트넘은 본머스의 강한 압박과 역습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고, 심리적으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알리와 라멜라, 얀 베르통헨(29, 벨기에)과 대니 로즈(26, 잉글랜드)는 상대에게 거친 반칙을 가하며 옐로카드를 받아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공격도 굉장히 답답했다. 최전방에 손흥민은 상대의 압박과 밀집된 수비에 공을 잡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고, 라멜라와 알리, 에릭센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경기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 본머스는 강한 압박과 활동량으로 토트넘의 공격을 잘 막아냈고, 스피드를 활용한 빠른 역습은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다만, 마무리 슈팅까지 이어진 장면이 적었던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토트넘은 빈센트 얀센(22, 네덜란드)과 무사 시소코(27, 프랑스)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후반 중반 이후 경기를 주도했음에도 밀집된 본머스의 수비를 쉽사리 뚫어내지 못하면서 별다른 슈팅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마무리됐고, 토트넘은 세 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본머스에 있는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본머스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요리스 골키퍼가 해리 알터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본머스에 있는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본머스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요리스 골키퍼가 해리 알터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본머스전에서 드러난 토트넘의 체력 문제

이날 본머스의 압박과 활동량은 정말 대단했다. 최전방에서부터 이루어지는 압박은 토트넘의 공격 속도를 늦추는 데 성공했고, 패스 실수를 수차례 유도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자신들 쪽으로 가져왔다. 공격에서도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을 수차례 선보이면서 토트넘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다만,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격수의 부재와 패스의 세밀함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면서 아쉽게도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토트넘은 자신들의 장점이었던 압박과 활동량에서 상대에게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고, 공격을 이끈 선수들은 무거운 몸놀림을 선보이면서 답답한 경기 흐름을 이어가게 했다. 무엇보다 10월 A매치 기간에 대다수의 선수가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했고,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생긴 피로 누적에 의한 체력 문제가 이날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데 토트넘의 경기 일정을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토트넘은 26일 리버풀과 리그컵 경기를 치르고, 29일에는 프리미어리그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 시티와 경기를 갖는다. 내달 3일에는 레버쿠젠과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르고, 바로 3일 뒤에는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있다. 이후에는 11월 A매치 기간이 이어지고, 이것이 끝나면 또다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엄청난 강행군이다.

따라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 아르헨티나) 감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특히, 빡빡한 일정 속에서는 부상 위험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으므로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써줄 필요가 있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모두 승점 한 점이 아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10월 A매치 기간 이후 세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체력 안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본머스에 있는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본머스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손흥민(왼쪽)이 상대 수비를 피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22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본머스에 있는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 본머스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손흥민(왼쪽)이 상대 수비를 피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 토트넘 홋스퍼 공식 홈페이지


지난 시즌을 떠올리게 했던 손흥민의 활약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62분간 뛰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본머스 선수들의 엄청난 압박과 활동량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의 이날 모습이 지난 시즌을 떠올리게 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전 오프사이드에 걸렸던 두 장면을 제외하면 존재감이 없었다. 상대의 압박을 이겨내기에는 체력과 스피드가 이전보다 떨어진 상태였고, 밀집된 수비를 뚫어내기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의 경험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팀의 공격 상황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다시 나왔다는 점은 굉장히 아쉬웠다.

물론 영국과 한국 이란을 오갔던 피로와 연이은 경기 출전으로 인한 체력적인 문제, 본래 포지션이 아닌 위치에서 경기에 임했다는 점, 동료 선수들도 부진하면서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점 등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많았다.

실제로 토트넘은 10월 A매치 기간 직전이었던 지난 2일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 이후 세 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대다수의 선수가 이전과 같은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스피드와 패스의 세밀함 등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 자신이 한 단계 성장을 원한다면 이 상황도 극복해 낼 필요가 있다. 마음대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것이 프로인 만큼, 빡빡한 일정을 자신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받던 '기복'을 줄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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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VS본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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