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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 군민들이 20일 오후 100번 째 촛불을 들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 군민들이 20일 오후 100번 째 촛불을 들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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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교무들이 20일 오후 성주군청 주차장에 차려진 천막 안에서 사드 배치 철회와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
 원불교 교무들이 20일 오후 성주군청 주차장에 차려진 천막 안에서 사드 배치 철회와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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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화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경북 성주군에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된 성주군민들의 촛불집회가 100일째 되던 날, 주민들은 100배의 절을 올리며 평화를 기원했다.
 
촛불문화제 100일을 앞두고 성주군청 주차장에서 20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100배 절 올리기에는 20여 명의 주민들이 먼저 시작했지만 이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 주민들이 합세하면서 4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두 손을 모으고 사드 대신 평화를 염원하는 간절함으로 온 몸을 내려놓았다.
 
주민들은 100배 절을 마친 후 풍물패를 앞세워 등과 촛불을 들고 군청 인근의 거리를 행진하며 사드 반대를 높이 외쳤다. 거리행진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주민 500여 명이 함께 했다.
 
촛불을 든 한 주민은 "처음에 사드가 온다고 했을 때 눈물이 나고 화가 났다"며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이 촛불집회였는데 이렇게 길게 싸우게 될 줄 몰랐다, 우리는 사드가 철회될 때까지 촛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촛불집회가 시작되기 전 주차장 입구에 마련된 '촛불 100일을 기록한 사진전'에 눈길을 돌렸다. 자신의 얼굴이 보이자 손가락으로 사진을 가리키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거나 함께 온 주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이 20일 오후 100배 절을 올리며 평화를 기원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이 20일 오후 100배 절을 올리며 평화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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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대신 평화를 기원하는 성주군민들이 20일 오후 촛불집회에 앞서 100배 기도를 올린 가운데 한 주민이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사드 대신 평화를 기원하는 성주군민들이 20일 오후 촛불집회에 앞서 100배 기도를 올린 가운데 한 주민이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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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 주민들이 100번째 촛불집회에 앞서 촛불과 등을 들고 군청 주변을 도는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 주민들이 100번째 촛불집회에 앞서 촛불과 등을 들고 군청 주변을 도는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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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첫날부터 사회를 맡았던 이재동 성주군농민회 회장은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즐겁게 집회를 하자는 게 주민들의 마음이었다"며 "황교안 총리가 왔을 때 계란을 던지기도 했지만 우리는 즐기는 집회를 진행했다"고 회고했다.
 
이재동 회장은 "오늘 100일째 촛불집회가 진행되니까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것 같다"며 "처음 사드가 온다고 했을 때 '성주 사드 반대'를 외쳤지만 이제는 우리가 한반도 평화의 선구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충환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소나기가 내려도, 비바람이 쳐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며 "그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촛불을 들어주신 성주군민들게 감사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 공동위원장은 "앞으로 200일, 300일이라도 4만5000 성주군민들은 사드 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김천시민과 원불교 교도들과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며 "평화를 염원하고 촛불을 지켜봐주신 국민들께서도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100일째 촛불집회가 열린 20일 '바위섬'의 가수 김원중씨가 성주를 찾아 노래를 불렀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100일째 촛불집회가 열린 20일 '바위섬'의 가수 김원중씨가 성주를 찾아 노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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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을 기념하는 촛불집회에는 '바위섬'의 가수 김원중씨와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도 참석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기타를 들고 '바위섬'과 '직녀에게' 등의 노래를 부른 김원중씨는 "5월 광주의 아픔과 유사한 느낌이 있다"며 "외로운 섬 같이 느껴져 '바위섬'을 불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원중씨는 이어 "군민 전체가 모여, 국가의 결정이지만 사리가 맞지 않는다며 바꾸려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니겠느냐"며 "성주가 최선봉이 되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위하는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평화 말고 뭐가 중헌지 모르는 것 같다"며 "성주군민들의 촛불이 지금은 고립되고 외로운 섬처럼 보이지만 결국 역사가 오늘의 성주군민을 기억할 것이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할 말을 하는 윗세대가 될 것"이라고 칭송했다.
 
윤소하 의원은 "아이를 낳고 100일이 되면 백설기를 나눠주는데 오늘 촛불 100일을 맞아 바구니에 담은 백설기를 나눠줬다"며 "우리는 이제 그 바구니에 평화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는 빛고을이고 성주는 별고을이다"며 "빛과 별은 백성의 마음을 비추는 빛이다, 우리가 촛불로 성주 사드를 박살내 버리자"고 말했다.
 
김도심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도 "정산종사만 성자가 아니라 평화를 지켜주신 여러분 모두가 성자"라며 "사드 괴물이 워낙 세다 보니 100일이 지나도 꿈쩍도 안 한다. 하지만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듯이 우리의 촛불이 전국 곳곳으로 번져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주투쟁위는 20일 촛불집회 100일을 맞아 펫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꽃을 주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성주투쟁위는 20일 촛불집회 100일을 맞아 펫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꽃을 주민들에게 나눠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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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100일째 촛불집회가 20일 진행된 가운데 촛불집회에 나온 주민들이 사진전을 둘러보고 있다.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100일째 촛불집회가 20일 진행된 가운데 촛불집회에 나온 주민들이 사진전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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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장소를 옮긴 후 평소 400여 명 남짓 모이던 주민들도 이날은 900여 명으로 늘어났다. 김천에서 온 '율동맘'과 '평화를 사랑하는 예술단'의 율동, 원불교 평화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 스카이웨이커스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촛부집회는 10시가 넘어 끝이 났다.
 
성주투쟁위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에게 펫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꽃과 스카프를 나누어주었다. 대구에서 온 유병철씨는 추운 겨울을 대비해 SNS 등을 통해 모금한 금액으로 담요 500장을 주민들에게 전달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성주투쟁위는 촛불집회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 21일 오후에는 지역 주민들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과 궁금했던 질문 등을 모아 '촛불 톡투유'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23일에는 사드가 가길 바라는 소중한 촛불들의 나눔장터인 '사가소 벼룩장터'를 진행한다. 또 촛불과 평화가 있는 아름다운 성주라는 주제로 그림그리기와 글짓기대회를 갖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태그:#사드, #성주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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