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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이어 한국에도 검은 시위가 열렸다. <강남역 10번출구>, <페미당당>, <불꽃페미액션> 등 페미니즘 운동단체를 비롯한 시민들 500여 명이 15일 오후 2시 보신각 앞에 검은 옷을 입고 의료법 개정안 폐기 및 낙태죄 폐지 시위를 벌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불법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하는 의료인에 대한 자격정지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1년으로 늘리는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반발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9일, 이 같은 개정안이 수정되지 않을 경우 낙태 수술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수술 중단'이라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초강수와 많은 여성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불법낙태는 비도덕적 의료행위'라며 개정안을 수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백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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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임신중절수술 경험을 꺼낸 예술가 홍승희씨는 이날 발언에서 "피임은 나 혼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할 수가 있다. 그런데 여자가 낙태를 한다고 하면 살인범이라고 손가락질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씨는 정부가 내년 출생아를 2만 명 늘리겠다고 한 것에 대해 "지금 살아있는 사람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정부가,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 세상을 만들 수 있겠다고 믿는가? 사람이 살 만한 세상을 만들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출산한다. 여자는 가축이 아니다. 왜 임신을 강요하는가? 왜 여성의 문제는 사회의 문제로 다뤄지지 않는가?"라며 정부의 잘못된 출산 정책을 비판했다.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백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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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올라온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한 집회 참가자는 "나는 내 생물학적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사생아'라고 불리고 우리 엄마는 '미혼모'라고 불린다. 그런데 내 생물학적 아버지를 지칭하는 말은 없다. 왜 이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에 대해 남성의 책임은 없는가"라고 말한 뒤 "여성은 엄마도 아니고 아내도 아니고 자궁도 아니다. 여성은 인간이고 사람이다. 여성은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살 자유가 있다. 이 나라에 사는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라며 여성의 목소리는 부재하고 책임만 강요하는 현행 낙태죄에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백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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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검은색 옷걸이를 들어 보이며 "이 옷걸이는 자가낙태를 상징하는 물건이다. 국가가 여성의 임신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위험한 곳에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로 몰래 자가낙태를 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는 여성을 임신의 도구로만 보는 것을 그만 두고 여성의 선택권을 보장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 발언을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찬송가 <마귀들아 싸울지라>를 개사해 "덮어놓고 낳다보면 나는 인생 개망해, 덮어놓고 낳다 보면 나는 경력단절녀, 몸 상하는 것도 비난 받는 것도 모두 나, 나도 사람이란다"고 노래를 부르고 "낙태죄를 폐지하라", "비도덕적 의료행위에서 인공임신중절을 삭제하라", "여성의 몸은 인질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종로 일대를 행진했다.

오늘 집회에 참가한 여성운동 시민단체들은 오는 10월 30일, 이번 의료법 개정과 관련하여 한 차례 더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낙태죄 반대 검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백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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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은경의 그림책 편지'를 연재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 2019년 성교육 전문가와 함께 하는 대화집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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