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포스트 시즌에서는 낯선 장면이 펼쳐질 전망이다. 2010년대 들어 왕조를 구축했던 삼성 라이이온즈가 지난 3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패하며 7년 만에 가을 잔치 진출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5일 기준 삼성은 64승 1무 77패 0.454의 승률로 공동 8위이다. 아직 최종 순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해까지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삼성으로서는 낯선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에선 세 가지 과제가 집중 부각될 전망이다. 첫째, 류중일 감독의 재계약 여부, 둘째,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상세기록 보기)와 차우찬의 잔류 여부, 셋째, 최악의 실패를 맛본 외국인 선수 영입 문제이다.

하지만 이 문제들 이외에도 명가 재건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제가 필승 불펜의 재구축이다. 과거 삼성이 상위권을 질주하던 시절에는 상대 타선을 질식시키는 리그 최강의 불펜을 보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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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인터넷도박 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지만. 현재 참가 활동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지난 몇 시즌 간 불펜의 주축 선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삼성을 떠났다. 해외에 진출하거나 타 팀으로 이적한 투수도 있지만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삼성 유니폼을 벗게 된 이들도 있다. 결국 예년에 비해 헐거워진 삼성 불펜은 리그 중하위권 수준으로 전락했고 경기 중후반 역전을 허용하기 일쑤였다. (2016시즌 팀 블론세이브 18개)

 2016시즌 팀 블론세이브 기록 (출처: KBO기록실)

2016시즌 팀 블론세이브 기록 (출처: KBO기록실) ⓒ KBO기록실


선수층이 얇은 KBO리그에선 외부 영입을 통해 쓸만한 불펜 투수를 확보하기 어렵다. 올 FA 시장에는 불펜 대어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삼성에 외부 FA 영입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떠나 FA 불펜 투수의 이적 후 성공 사례 역시 많지 않다.

트레이드를 통해 필승 불펜 투수를 얻으려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타고투저가 심화되면서 투수들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결과적으로 불펜 재구축은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부침은 있었지만 올시즌 24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의 새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은 심창민

부침은 있었지만 올시즌 24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의 새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은 심창민 ⓒ 삼성 라이온즈


질곡의 시즌을 보냈지만 삼성은 새로운 마무리 투수 심창민(상세기록 보기)을 얻었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단 3세이브에 그쳤던 심창민은 올해 24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 20세이브 이상을 거둔 KBO리그의 7명의 마무리 투수 중 심창민이 가장 젊다. 팀 사정 상 이닝 소화가 다소 많았지만 내년 시즌에 관리를 받으며 던진다면 더욱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관건은 심창민을 뒷받침할 셋업맨이다. 넥센에서 트레이드된 김대우(상세기록 보기)가 팀 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홀드인 11홀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사이드암 투수인 김대우에 좌타자 승부를 맡기기 쉽지 않다. 또 사이드암 셋업맨-마무리 조합도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삼성 주요 불펜 투수들의 2016시즌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주요 불펜 투수들의 2016시즌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박근홍과 백정현이 각각 9홀드를 기록했지만 확실한 좌완 셋업맨으로 보기는 어렵다. 내년이면 박근홍이 32세, 백정현이 30세가 된다.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연령대이며 이 중 백정현은 선발 전환이 예상된다.

 올시즌 필승 계투조에 합류한 장필준

올시즌 필승 계투조에 합류한 장필준 ⓒ 삼성 라이온즈


시즌 후반들어 가능성을 보인 장필준(상세기록 보기)은 실질적 1군 무대 첫 시즌인 올해 4승 5패 4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 여름나기에 성공한다면 셋업맨으로 안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심창민을 제외하면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는 불펜 투수는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부 육성을 통해 새얼굴을 발굴해야만 삼성 불펜은 단단해질 수 있다. 올 겨울 삼성이 불펜 재구축을 통해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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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필진/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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