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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 영업이익률은 10.7%에 육박하며 이는 국내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전력에 대한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규환 새누리당 의원이 한 발언이라고 한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렸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700억원이었고 영업이익률은 13.42%였다. 현대차의 경우는 각각 1조3424억원, 6%를 기록했다. 한국전력의 올 1분기 영업 실적은 현대차보다는 확실히 뛰어났지만, 삼성전자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래도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과 비교해봐도 한국전력이 눈부신 영업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영업 비결'의 일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의해 5일 공개됐다.

"전기 원가는 하락했는데 가정용만 판매 가격 올라"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5일 공개한 2016년도 한국전력 예산서. 유독 주택용 판매 단가만 127.42원에서 130.94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5일 공개한 2016년도 한국전력 예산서. 유독 주택용 판매 단가만 127.42원에서 130.94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김태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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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입수한 2016년도 한국전력 예산서를 봤더니, 한국전력이 2015년 대비 2016년 전기 요금 원가가 9%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용이나 다른 전력 요금과는 달리 주택용 판매단가만 인상시키는 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를 보면 한국전력은 2015년 1킬로와트 당 90.83원이었던 전력 구입 비용을 2016년 82.51원으로 9.16% 하락할 것으로, 이에 따라 총 전력 구입 비용도 2015년 46조 원에서 2016년 42조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전력이 책정한 계약 종별 전기 판매 가격을 보면 산업용 등 다른 전력 단가는 다 하락하는데 비해 유독 주택용 판매 단가만 127.42원에서 130.94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채택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누진제 영향으로 주택용 단가가 올라갈 것을 이미 예상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전력 구입 단가가 9.16% 하락해서 4조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면, 국민들에게 그 혜택을 나누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기재부는 이런 예산서가 제출됐는데도 수수방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올해 한전 순이익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4∼5조원 규모"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5일 공개한 2016년도 한국전력 예산서. 한국전력은 2015년 1킬로와트 당 90.83원이었던 전력 구입 비용을 2016년 82.51원으로 9.16% 하락할 것으로, 또 이에 따라 총 전력 구입 비용도 2015년 46조원에서 2016년 42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5일 공개한 2016년도 한국전력 예산서. 한국전력은 2015년 1킬로와트 당 90.83원이었던 전력 구입 비용을 2016년 82.51원으로 9.16% 하락할 것으로, 또 이에 따라 총 전력 구입 비용도 2015년 46조원에서 2016년 42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 김태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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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예산서를 통해 한국전력은 2016년 당기 순이익으로 3조8818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전기 구입 비용 하락으로 인한 4조 원이 고스란히 당기 순이익으로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분기별로 놓고 보면 당기 순이익 중 상반기에 1조 원, 하반기에 2조 8천여억 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상과 달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한국전력은 이미 올해 상반기 2조4475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이는 작년 예산서를 작성할 때의 예산 편성 기준보다 실제 환율과 유가가 더 낮아져서 전력 구입 단가가 예상치인 9.15%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2016년 전체 당기 순이익은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4∼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한전의 발전자회사를 포함하면 10조원이 넘는다는 전망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번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하였다시피 더 이상 정부가 주택용 전기 요금 인하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 정부의 비밀주의와 일방주의도 더 이상 설 땅이 없다"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획기적인 전기요금 인하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전기료 폭탄으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열린 산업통상자원위 국정감사에서 주형환 상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 전력의 전기 요금 총괄 원가를 최종적으로 검증, 확정해 적절한 시기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태그:#누진제, #전기요금, #김태년, #한국전력, #주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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