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8일 오전, 장사진 처럼 늘어진 대규모의 동작구 주민들이 보라매 공원에 있는 기상청 앞에 모여 시위를 벌리고 있다. 글/사진 김영배 기자
▲ 동작구 주민들의 시위현장 28일 오전, 장사진 처럼 늘어진 대규모의 동작구 주민들이 보라매 공원에 있는 기상청 앞에 모여 시위를 벌리고 있다. 글/사진 김영배 기자
ⓒ 김영배

관련사진보기


서울시 동작구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사드, THAAD)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의 기상청 레이더 설치가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다. 지난 28일 동작구 주민 1000여 명이 기상청 앞에 모여 '기상청 X-밴드 레이더 설치 반대' 목소리를 냈다.

기상청(청장 고윤화)은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내 있는 기상청 본부에 소형기상레이더(X-밴드 레이더) 설치를 추진 중이다. 이 레이더는 최근 논란이 된 사드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8~12㎓)을 사용하고, 유해 거리도 70m 이내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이 레이더를 기상청 본부 옥상에 설치하려고 한다.

보라매공원을 찾는 사람이 많은 데다가 주변엔 수도여고를 비롯해 초·중·고등학교가 밀집돼 있어 주민들의 걱정이 큰 상태다. 한국에서 주거지에 기상 레이더가 설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 X-밴드 레이더 사업은 무엇?..."유해하지 않다"

지난 28일 기상청은 보도자료를 내 소형기상레이더(X-밴드) 인체 유해성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이미지는 레이더 설치예정 고도(실선)와 구변 고층 건물.
 지난 28일 기상청은 보도자료를 내 소형기상레이더(X-밴드) 인체 유해성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이미지는 레이더 설치예정 고도(실선)와 구변 고층 건물.
ⓒ 기상청

관련사진보기


기상청의 레이더 설치 사업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9월 초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입 절차와 전자파 인체 위해 가능성 등을 지적해 이슈가 되면서 주민들에게 알려졌다. 동작구 주민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위기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을 필두로 구청 차원의 대책 마련이 부산하게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8일 오전 기상청 앞에서 기자회견 및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동작갑)을 비롯해 이창우 구청장, 여러 시·구의원, '기상청 X-밴드 레이더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대표 심종수 중부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 등이 참가했다. 이날 집회에는 1000명가량이 함께했다. 주민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상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광화문 침수(2010년), 우면산 산사태(2011년) 등 국지성 돌발호우의 증가시 대형레이더 관측 공백인 저층에서 발생하는 인명 및 재산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형기상레이더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소형기상레이더(X-밴드 레이더)는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인체 위해성 기준을 충족하는 장비이고, 고정연속 노출시 71m 이상 거리에서는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제작사가 성능을 제시하고 있다"라면서 "이 레이더 주 방사고도 보다 낮은 학교와 주민 주거지역은 안전을 위협하는 직접적 전자파 노출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향후 기상청은 기상레이더 전자파의 인체 무해성과 국내외 운영사례 정보 공유 등을 인근 지역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면서 "주민 신뢰성 확보와 이견 해소를 위해 레이더 설치시 객관적 전문가를 통한 실질적 전자파 강도 측정으로 인체 무해성을 검증하겠다"라고 밝혔다.

뿔난 주민들 "이런 사업이 밀실서 진행되다니..."

기상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28일 기상청 앞에 모인 동작구 주민들은 매우 격앙된 모습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추후 지속적인 항의는 물론 집단행동도 불사하고, 설치 계획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기상청 레이더 사업은, 시작단계부터 꼬인 것으로 읽힌다. 기상청은 관할 지자체·주민들에게 차근히 접근해 이해와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더욱이 사드 전자파 유해성 논란으로 인해 주민들의 공포와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량진동에 거주하는 김금택(68)씨는 "주민 생활에 유해성이 있을 수도 있는 이런 사업이 지금까지 아무런 공개논의 없이 밀실에서 진행된 것에 매우 분노한다"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관내 여당 측 국회의원이 참석해 힘을 보태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스러운 심기를 드러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행정안전부 안전관찰위원 겸 안전보안관, 국민예산감시단, 국민안전진흥원/대한안전연합/서울시민파수군협회 고문, 한국안전방송신문, 위키트리, 내손안에서울 등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