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마이크가 무엇을 하는 물건인지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학교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부터 노래방에서 흥을 돋우는 데 까지 다양하게 사용되는 물건이 바로 마이크다. 

기본적으로 소리를 담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첫 번째 도구인 셈인데 이 마이크도 알고보면 각양 각색이다. 용도·장소에 따라 다양한 마이크가 사용되는 걸 아는 일반인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노래 녹음 및 공연의 필수품인 마이크의 모든 것을 살펴보자. 질의·응답 형식의 대화체로 정리해보았다.

 <무한도전>'댄싱킹' 방영분. '댄싱킹' 녹음에 사용된 마이크는 거꾸로 매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무한도전>'댄싱킹' 방영분. '댄싱킹' 녹음에 사용된 마이크는 거꾸로 매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 MBC


- TV 프로그램 속 녹음 스튜디오를 보면 마이크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녹음실 마이크를 반드시 거꾸로 설치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걸그룹 도전 편을 통해 잠깐 소개된 JYP 스튜디오의 마이크는 스탠드에 거치해 밑에서부터 정방향 형태로 놓여져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스튜디오를 살펴보면 천장에서 내려오는 듯한 모양새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전통적인 습관 내지 버릇(?)입니다. 1950~1960년대만 해도 진공관이 들어간 마이크를 사용했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마이크 속에 사용된 진동판(다이어프램)이 자칫 손상될 수 있어서 이를 막기 위해 거꾸로 매달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라는 설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가수들이 편하고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일반적인 마이크 스탠드에 설치한 형태라면 아무래도 보면대 또는 모니터를 볼때 자칫 시야를 가릴 수 있는데 거꾸로 매단 형태가 되면 상대적으로 시선 확보 측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또한 고개를 약간 들게끔 하는 효과가 있어서 좀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 마이크 앞에 설치된 검정색 보호망은 뭔가요?
"녹음실 뿐만 아니라 라디오 DJ 부스를 보면 마이크 앞에 검정색 보호망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위의 사진 참조). '팝스크린'이라는 필터 역할을 하는 작은 도구인데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사용합니다.

먼저 외부 바람, 사람의 타액(침) 등으로부터 마이크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특히 녹음, 방송, 공연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는 대부분 고가인 반면 습기에 취약합니다. 또한 예민한 부품들이 많아서 순간적으로 강한 바람이 들어갈 경우 손상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입이 말 + 노래를 하면 강한 바람이나 침 등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설치해서 사용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ㅅ, ㅈ, ㅊ, ㅌ 등의 비교적 강한 발음을 이 스크린을 거쳐 순화시켜주는 역할도 합니다. (공연, 방송 행사 등에서 사용하는 보통의 마이크에 스폰지 재질의 덮개를 씌우는 것 역시 팝스크린과 비슷한 목적을 담당합니다.)"

 녹음실에서 흔히 사용되는 콘덴서 마이크 (왼쪽)와 공연 및 각종 활동에 두루 쓰이는 다이내믹 마이크

녹음실에서 흔히 사용되는 콘덴서 마이크 (왼쪽)와 공연 및 각종 활동에 두루 쓰이는 다이내믹 마이크 ⓒ MXL, Shure 홈페이지


- 공연에서 쓰는 마이크와 녹음실에서 쓰는 마이크는 모양이 다르던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녹음용 마이크와 공연용 마이크는 모양 뿐만 아니라 기능이 확연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마이크는 대부분 다이내믹 마이크입니다. 노래방, 강연, 공연 등 보편적인 용도로 두루 사용되고 있죠. 

마이크는 기본적으로 소리를 전기적 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이내믹 마이크 본체 내부에는 코일이 사용됩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데다 휴대성면에서 콘덴서 마이크보단 다이내믹 마이크가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반면 콘덴서 마이크는 코일 대신 축전기(캐퍼시터)라는 부품이 사용되며 여기엔 별도의 전원 공급(48볼트 팬텀 파워)을 필요로 합니다. 감도 면에서 콘덴서 마이크가 다아내믹 마이크보다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녹음실에는 거의 대부분 콘덴서 마이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꼭 녹음 작업에 콘덴서 마이크만 사용되는 건 아닙니다. 가령 외부 소음 차단에 취약한 환경의 홈 레코딩에선 외려 좋은 감도의 콘덴서 마이크를 통해 각종 생활 소음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역으로 다이내믹 마이크를 사용하는 뮤지션들도 있습니다. 또한 간단한 외부 작업시(이른바 스케치 작업)엔 상대적으로 고가+전원 공급 문제+무게가 있는 콘덴서 마이크를 사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다이내믹 마이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스튜디오 녹음시 각 부속별로 여러 대의 마이크를 사용해야 하는 드럼 등의 악기에도 마찬가지로 다이내믹 마이크가 사용됩니다."

 지난해말 방영된 여행-음악 예능 프로그램 K-Star <돈 워리 뮤직>의 한 장면. 작곡가/예능인 유재환이 노트북, 다이내믹 마이크 등을 활용해 숙소에서 간단한 녹음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말 방영된 여행-음악 예능 프로그램 K-Star <돈 워리 뮤직>의 한 장면. 작곡가/예능인 유재환이 노트북, 다이내믹 마이크 등을 활용해 숙소에서 간단한 녹음 작업을 하고 있다. ⓒ K-Star



덧붙이는 글 참조: <훤히 보이는 생활속 오디오기술>(이태진 등 지음 / 전자신문사 펴냄 / 2011.11 / 2만 원)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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