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의 한 장면. 추석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었다.

영화 <밀정>의 한 장면. 추석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었다.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추석 연휴 기간 <밀정>의 제작·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는 가장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하루가 멀다고 연일 100만 단위의 관객들 돌파하는 <밀정>의 흥행에 매일같이 홍보자료를 내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밀정>이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를 평정했다. 5일 동안의 황금연휴 기간에 영화를 본 관객은 모두 337만. 연휴 직전 200만대 관객이었던 <밀정>은 추석 연휴 기간 모든 경쟁 작품들을 압도하며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누적 관객은 604만. 개봉 12일 만이다. <변호인>(14일)과 <국제시장>(16일)은 물론, 역대 추석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20일)과 <사도>(26일)를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추석 전부터 경쟁 영화들을 압도한 <밀정>은 추석 다음 날인 16일 일일 최다관객인 86만을 기록하며 정점에 올랐고,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20만도 이날 여유 있게 넘어섰다. 좌석점유율은 최대 65.1%를 기록했다. 60% 이상의 좌석점유율은 오전이나 낮을 제외하고 오후 황금 시간대의 상영이 대부분 매진됐음을 의미한다. 스크린 수는 최대 1368개로 적지 않은 수지만 독과점 논란은 살짝 피해갔다. 설날 연휴 스크린 독과점 비판이 거셌던 <검사외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2013년 개봉작으로 <관상>보다는 떨어지는 수치다. 개봉 10일 차 기준 누적 관객은 <관상> 555만이었고, <밀정>은 484만이었다. 두 작품 모두 송강호가 주연한 영화지만 <관상>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따라서 천만 도달은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추석 이후 비수기가 이어지는 데다, 신작들의 개봉도 예정돼 있어서다. 최근 수치를 볼 때 최종 관객은 700만대에서 최대 800만 정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선전한 <벤허>, 관객이 외면한 <인천상륙작전 : 확장판>

 영화 <벤허>의 한 장면. 연휴 특수에 발 맞추어서 나름 선전한 모양새이다.

영화 <벤허>의 한 장면. 연휴 특수에 발 맞추어서 나름 선전한 모양새이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연휴 첫날인 14일 개봉한 <벤허>는 5일간 누적 89만 관객을 모았으나 100만 문턱은 넘지 못했다. 그러나 북미 흥행 성적이 약했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흥행은 나름대로 상승 흐름을 타는 모습이다. 개봉일 3위로 출발했으나 하루 만에 2위로 치고 올랐고, 좌석점유율과 예매율도 높게 나오고 있다. 흥행 추이를 볼 때 최대 200만 정도의 관객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벤허>와 같은 날 개봉한 <매그니피센트 7>은 예매율은 낮았으나 현장 매표에서 우위를 보이며 누적 68만을 기록했다. 외국영화들의 경우 예매가 우위에 있더라도 현장에서는 한국영화에 7:3 정도로 밀리는 것에 비하면, 고무적인 흐름이다. <매그니피센트 7>은 예매율이 벤허보다 2배 차이로 뒤졌지만 일일 관객 수에서는 격차가 크지 않았다. 배우 이병헌의 출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연휴 기간 중 하루 10만 관객을 넘기며 관심을 받았으나 48만을 추가하는 게 그쳤다. 누적 85만으로 최종 100만 도달도 힘겨워 보인다. <밀정>과 비슷한 100억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에 비춰볼 때 흥행성적은 크게 비교된다.

<인천상륙작전: 확장판>이 외면받은 것도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연휴 하루 전인 13일 개봉한 <인천상륙작전: 확장판>은 누적 2만3000명을 기록했다. <인천상륙작전>이 누적 704만 관객을 기록한 상태에서 30분을 추가한 확장판으로 흥행세를 이어갈지 관심을 모았으나, 관객들의 관심을 얻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을 나타냈다. 완성도와 재미가 나아진 버전이라 평가받고 있지만, 관객의 관심을 얻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다양성 영화이자 칸영화제 개막작인 우디 앨런 감독의 <카페 소사이어티>는 연휴 기간 5만6000명을 모으며 내내 1위 자리를 지켰다. 한예리 주연의 <최악의 하루>도 선전하며 7만5000명을 넘겼다. 상영관이 줄었음에도 하루 1000명 이상 관객이 꾸준히 들어 8만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거장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다음 침공은 어디?>는 누적 9000명을 기록하며 독립영화 흥행 기준 1만 관객에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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