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천 안타, 5년 연속 150안타. 올 시즌 LG 트윈스 박용택이 수립한 기록들이다. 특히 5년 연속 150안타는 KBO리그 최초이다. 15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박용택의 또 하나의 유의미한 기록을 작성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에 도달한 것이다.


LG가 3:2로 전세를 뒤집은 6회 말 1사 2, 3루에서 대타 박용택이 등장했다. 그는 한승혁의 2구 바깥쪽 낮은 빠른 공을 가볍게 밀어쳐 좌측으로 보냈다. 3루 주자 양석환이 여유 있게 득점할 수 있는 희생 플라이였다. 4:2로 2점 차 리드를 만들어낸 값진 타점이었다. LG는 이 점수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하며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박용택(상세기록 보기)이 대타로 나와 올린 희생 플라이 타점은 시즌 84타점째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이다. 그의 한 시즌 최다 타점은 지난해 기록한 83타점이었다.

144경기 체제에 타고투저 현상이 겹치면서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이미 7명이다. 그런데도 박용택의 84타점은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만 37세의 베테랑 타자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또다시 자신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박용택은 득점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타자지만 그리 많은 타점을 기록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타점을 가장 많이 쌓을 수 있는 지름길은 홈런이다. 누상의 동료들은 물론 스스로까지 타점에 포함할 수 있는 홈런은 타점 올리기를 위한 최상의 방법이다. 홈런이 많은 선수가 타점도 많은 법이다.

하지만 박용택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없었다. 2009년과 2015년 기록한 18홈런이 개인 한 시즌 최다이다. 만일 박용택의 홈구장이 잠실이 아니었다면 많은 홈런과 더불어 보다 많은 타점을 기록했을 것이다.

둘째, LG 타선 구성의 영향이다. 박용택이 입단한 이후 LG는 타 팀을 압도하는 강력한 타선을 구축한 적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팀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인 박용택은 팀 사정상 1번 타자와 3번 타자 등 다양한 타순을 오갔다.

올 시즌만 해도 박용택은 527타석 중 38%에 해당하는 199타석을 1번 타자로 출전했다. 만일 박용택이 중심 타선에 고정되었다면 100타점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웠을 것이다.

LG는 131경기를 치러 13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박용택이 100타점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지만 90타점 이상 기록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박용택은 또 다른 개인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개인 한 시즌 최다 안타이다. 타격왕을 차지했던 2009년 박용택은 168안타로 한 시즌 개인 최다 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박용택은 이미 166안타를 쳐낸 상태라 안타를 3개만 더하면 169안타로 한 시즌 개인 최다 안타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2016년은 여러모로 박용택에 풍성한 시즌이 아닐 수 없다.

프로야구를 관전하고 즐기며 감동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는 선수 개인의 발전을 장기간에 걸쳐 지켜보는 일이다.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37세의 베테랑이 기존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박용택이라는 스타가 특별히 빛나는 지점이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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