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와의 2차전을 앞둔 4일 오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이슬람 과학대학에서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와의 2차전을 앞둔 4일 오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이슬람 과학대학에서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004 중국 아시안컵 예선에서 우리나라는 베트남(0-1)과 오만(1-3)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아픔이 있다. 당장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도 레바논에게 1-2로 패하며, 위기를 맞았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축구는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이라도 철저하게 분석하고, 최선을 다해야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방심하는 순간 이변은 늘 예고 없이 들이닥친다.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하는 두 번째 관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상대는 피파랭킹 105위, A조 최약체 시리아다. 대다수가 한국의 낙승을 예상하지만, 앞에서 말했다시피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더군다나 시리아는 정보가 그리 많지 않다. 자국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대다수인 시리아 대표팀의 정보라고는 월드컵 예선과 최근 있었던 친선 경기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겁먹을 필요는 없다. 우리의 전력이 확실히 앞서는 것이 사실이고, 자만하지만 않는다면 무난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리아는 어떤 팀인가

먼저, 시리아를 알아야 한다. 가장 도움이 되는 정보는 역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성적이다. 시리아는 일본, 아프가니스탄, 싱가포르, 캄보디아와 E조에 속해 6승 2패를 기록하며, 일본에 이어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조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췄던 일본에는 2패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경기에서는 전승과 26득점을 기록하며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그만큼 우리 수비진은 간혹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리아의 역습을 철저하게 봉쇄해야 한다. 득점 기회에서는 충분히 득점할 능력을 갖춘 팀이기 때문에 수비진은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특히 크리빈 오마르(23, 알 다프라)를 조심해야 한다. A매치 27경기에 출전해 13골을 기록했고, 2차 예선에서만 7골을 기록했을 만큼 현 대표팀의 에이스다. UAE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지난 시즌 소속팀에서도 12경기 출전해 9골을 기록했을 만큼 우리 수비진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다.

오사마 오마리(23, 알 와흐다) 역시 경계 대상이다. 2차 예선에서 4골을 기록하며, 최종예선 진출에 힘을 보탠 그는 오마르와 함께 시리아 대표팀의 공격을 이끄는 선수다.

다만, 시리아의 축구 영웅 산하리브 말키(32, 카슴파샤 SK)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우리 대표팀에게 호재다. 시리아와 벨기에의 이중국적을 가진 그는 2007·2008시즌 벨기에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경력이 있고, 2011·2012시즌에는 네덜란드 리그에서 25골을 성공시키며, 득점 랭킹 공동 2위를 기록함과 동시에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골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었다.

다음 시즌 역시 리그에서 17골을 기록할 정도로 실력과 경험을 갖춘 시리아의 축구 영웅이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3골을 기록하며, 공격진에 큰 힘을 보탰던 그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시리아 공격진의 전력 약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승점 3점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와의 2차전을 앞둔 4일 오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이슬람 과학대학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 정성룡, 김진현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시리와의 2차전을 앞둔 4일 오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이슬람 과학대학에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 정성룡, 김진현이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시리아는 우리의 상대가 되질 않는다. 선취골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기록할 수 있다면, 대량 득점도 가능한 상대다. 아시아 2차 예선 일본전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과의 경기에서 막강한 화력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냉정하게 상대가 너무 약했다. 우리 수비진이 집중력을 잃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무실점으로 마칠 수 있다.

하지만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우리는 큰 점수 차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는 것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1978년 메르데카컵에서 2-0으로 승리한 경기를 제외하면 총 5번 맞붙어 2승 2무 1패를 기록했는데, 승리한 경기 모두 1점 차 승리였다. 특히, 가장 최근 3경기에서는 1승 2무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무엇보다 상대는 극단적인 수비전략으로 나올 것이 확실하므로 최대한 빨리 선취골을 기록할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 선취골이 늦어질 경우,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가 경기 흐름을 망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격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또한 일본과의 2차 예선 2경기에서 나온 8골 중 7골이 후반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점 후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수비진의 조직력과 집중력 역시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점이 일본과의 경기를 포함해 지난 우즈베키스탄(2일)과의 1차전에서 드러났다는 것도 참고해야 한다. 그만큼 이번 경기의 핵심은 이른 시간 내 '선취골'과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한 우리 수비진의 '집중력'이다.

지난 1일 중국전에서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남았지만, 어쨌든 우리는 목표였던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승점 3점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경기력은 앞으로도 충분히 끌어올릴 수가 있지만, 결과는 뒤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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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예선 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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