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선구안이 회복되는 징조를 보인 이대호가 약 한 달 보름(46일)만에 멀티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이대호는 텍사스 레인저스 에이스이자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콜 해멀스를 무너뜨리는 선봉장 역할을 했습니다.

와일드 카드 경쟁으로 마음이 급한 시애틀은 남은 일정 상 왼손 선발 투수가 자주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텍사스와의 경기에서 이대호의 활약이 절실합니다. 남은 일정은 내년 계약을 위해서라도 이대호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입니다.

31일 이대호는 에이스 콜 해멀스를 상대했습니다. 지난 4월 메이저리그 첫 상대가 콜 해멀스였고 6월에도 콜 해멀스를 만났습니다만,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이대호는 콜 해멀스 상대로 4타수 무안타, 3개의 삼진만을 기록했기 때문에 부진 탈출의 기로에 선 이번 대결에선 꼭 넘어서야 하는 상대였습니다.해멀스는 포심, 투심, 체인지업을 주로 던지고 커브와 커터를 섞어 던집니다.

헤멀스는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의 체인지업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해멀스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또 그의 체인지업 제구력은 메이저리그에 정평이 나있습니다.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를 상대할 때면 오히려 더 단순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이대호는 볼카운트가 불리하면 해멀스의 패스트볼을 노리고 유리하면 체인지업을 노리는 전략을 취한 듯 합니다.

이대호의 전략은 2회초 첫타석부터 맞아 떨어졌습니다. 해멀스가 초구로 던졌던 90마일 커터가 볼이 되자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2구와 3구를 연달아 패스트볼로 던졌습니다. 이대호는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공략했습니다.


2구째는 파울에 그쳤지만 3구째 타격에서는 총알 같은 타구를 만들었습니다. 이대호의 타구 속도는 109마일 비거리는 302피트를 기록했고 타구는 외야 깊숙히 날아갔습니다. 이대호는 폭풍 질주(?)를 선보이며 홈런보다 보기 힘든 2루타(시즌 7호)를 터뜨렸습니다.

두 번째 타석은 무사 만루의 찬스 상황이었습니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1-1 상황에서 노렸지만 3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하고 말았습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빠지는 체인지업은 상당히 위력적이었고 날카로웠습니다.


4구째는 몸쪽 유인구라 여기고 배트를 내밀지 않았지만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에 걸치면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아쉽게도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그러면서 무사 만루의 타점 찬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대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해멀스가 제구력이 흔들렸고 초구가 볼이었는데 스트라이크로 판정해서 마음이 급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대호는 초구 판정이 매우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공은 현지 해설자들이 감탄할 정도로 완벽한 스트라이크였습니다.


이대호는 세 번째 타석에서 패스트볼을 염두에 두었는지 초구 체인지업을 파울팁으로 만들었고 카일 시거가 2구째 도루하는 바람에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놓쳐 0-2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처하게 됩니다.


해멀스가 유리한 볼카운트가 되자 이대호는 체인지업이 들어올 거라 예측했고 1사 2,3루 상황에서 외야플라이를 치려고 공을 높게 띄웠습니다.

불운이 끝난 것일까요? 후반기 들어 이대호를 외면했던 'BABIP(인플레이타구의 타율)신'이 다시 찾아와 행운의 안타가 되었습니다. 이대호의 1타점 적시타로 시애틀은 역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대호는 4번째 타석에선 66마일(106km/h) 체인지업을 구사한 텍사스 불펜 알렉스 클라우디오를 상대로 큰 것을 노렸는지 너무 크게 빠진 공에 헛스윙하며 아웃되고 맙니다.

경기 끝까지 출장한  이대호는 9회초 5번째 타석에선 96마일 몸쪽 공을 공략했지만 먹힌 타구가 되는 바람에 느린 3루수 땅볼로 아웃되었습니다.

이날 이대호는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지만, 8회부터 등판한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즈가 루그네드 오도어 상대로 9회 투런 끝내기 홈런을 맞아 시애틀은 텍사스에게 7-8로 역전패하고 말았습니다. 시애틀은 4연패를 당하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점점 처지고 있습니다.

[기록 및 내용 참조 : MLB.com, 팬그래프, 베이스볼젠, ESPN, 브룩스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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