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축구팬들이 '맨체스터 더비'로 술렁이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다음 달 10일(한국시각)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2016~2017 영국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아직 열흘이나 남았지만 벌써 열기가 뜨겁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맨유는 맨시티를 라이벌로 여기지 않았다. 우승 경력, 인기, 구단 규모 등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맨유가 월등하게 앞섰다. 반면 맨시티는 수십 년간 중하위권을 전전하며 맨유의 그늘에 가려졌다.

그러나 2008년 중동의 '오일 머니'를 앞세운 세계적인 부호 셰이크 만수르가 맨시티를 인수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맨시티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단숨에 강호로 탈바꿈했다. 반면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로 급격히 쇠퇴하면서 우승권에서도 멀어졌다.

더 새롭고, 뜨거워진 '맨체스터 더비'

아쉽다, 루니 지난 13일(현지시각), 영국 라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선덜랜드와 맨체스터 유니이티드의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끝나고, 웨인 루니가 박수를 치고 있다.

▲ 아쉽다, 루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 ⓒ 연합뉴스/EPA


실력이 비슷해진 두 팀은 맨체스터의 패권을 놓고 숱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승패를 넘어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맨체스터 더비는 이탈리아의 '밀라노 더비'(AC 밀란-인터 밀란)를 넘어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지역 라이벌 대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 시즌 맨체스터 더비가 '역대급'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두 팀 모두 사령탑을 교체하고 대대적으로 선수 보강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4위를 차지하며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턱걸이했고, 맨유는 5위에 그치며 이마저도 놓쳤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두 팀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란히 감독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맨유는 첼시,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었던 조세 무리뉴 감독을 영입했다. 맨시티는 FC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을 이끌었던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둘 다 최근 유럽 축구에서 가장 '핫'한 감독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맨유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폴 포그바, 에릭 바이, 헨리크 므키타리안 등을 영입하며 과감한 전력 보강을 마쳤다. 자금력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맨시티도 르로이 사네, 일카이 귄도간, 클라우디오 브라보 등을 데려왔다.

현재까지 효과는 확실하다. 두 팀 모두 나란히 개막 3연승을 질주하며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맨유는 무리뉴 감독이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며 지난 시즌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 불안을 말끔히 털어냈다. 3경기에서 6골을 터뜨렸고, 실점은 단 1골에 불과하다.

맨시티는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지난 2라운드에서 스토크 시티를 4-1로 대파하는 등 3경기에서 9골을 몰아쳤다. 반면 상대에게 3골밖에 허용하지 않으면서공수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리뉴-과르디올라, 두 명장의 '지략 대결'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이미 스페인 무대에서 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를 이끌고 치열한 지략 대결을 펼친 바 있다. 그런 두 감독이 공교롭게도 맨체스터 더비에서 맞붙게 되었으나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두 감독 간의 상대 전적은 7승 5무 3패로 과르디올라가 약간 앞서있지만, 영국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주어진 환경도 완전히 달라졌기에 그다지 큰 의미는 없다. 축구 성향도 극명하게 엇갈린다.

무리뉴 감독은 화려한 공격이나 경기의 주도권을 포기하더라도 결과 위주의 전략을 펼치는 '실리파'다. 반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정교한 패스와 볼 소유권으로 시종일관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화끈한 '공격형'이다. 이 때문에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맨유도 새롭게 영입한 이브라히모비치를 필두로 웨인 루니, 후안 마타 등 언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막강한 공격진이 버티고 있어 아무리 맨시티라도 공격 일변도의 경기를 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주말 열리는 국가대표 A매치도 중요한 변수다. 두 팀 모두 주전 선수 대부분이 국가대표로 차출되기 때문에 부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만약 누구라도 불의의 부상을 당하고 돌아온다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어 두 감독은 선수들이 무사히 A매치를 치르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또 다른 우승 후보인 첼시도 3연승을 질주하고 있어 두 팀 모두 무승부는 바라지 않고 있다. 승자는 1승 이상의 엄청난 성과를 얻게 되고, 패자는 1패 이상의 타격을 입게 된다. 두 팀 모두 최고의 전력으로 진정한 명승부를 펼치길 전 세계 축구팬들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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