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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로 인수한 토러스의 볼트를 푼 흔적들.
▲ 포드 토러스 2.0 리미티드, 볼트 푼 흔적 새 차로 인수한 토러스의 볼트를 푼 흔적들.
ⓒ 조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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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소비자는 진정한 글로벌 봉(?)인가. 폭스바겐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 포드자동차를 수입해 판매하는 국내 회사가 고객을 상대로 중고차를 새차로 둔갑시켜 판매해 구설에 올랐다. 미국에서 주행 및 수리 경력이 있는 차량을 들여와 신차로 속여 팔다가 발각된 것.

울산광역시에 살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지난해 3월 포드코리아의 딜러사인 선인자동차에서 토러스 2.0 리미티드를 구입했다.

그러나 차량을 인수한 김씨는 계기반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신차의 주행거리가 이미 1120km에 달했던 것. 의문을 제기하자 영업직원은 "테스트 차량인 줄 모르고 가져왔다. 미안하다"고 해명하며 일정 부분 보상을 제안했다. 김씨는 딜러사에서 이미 차량등록까지 마친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차를 인수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인수 후 차량 곳곳에서 볼트를 풀었다 조인 흔적과 녹, 재용접 흔적 등이 발견됐다. 또한 문짝을 교환 또는 판금하거나 재도색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도 있었다.

김씨가 도막(페인트 두께) 측정 장비로 확인하니, 차량 곳곳의 페인트 두께가 일정하지 않았다. 페인트 두께가 37.6㎛ 에서 254㎛까지 부위마다 제각각이었고, 심한 곳은 957㎛까지 나왔다. 김씨는 "차량을 재도색하지 않고는 이렇게 페인트 두께가 다를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새 차로 인수한 포드 토러스의 수리 및 판금 흔적들.
▲ 포드 토러스 2.0 리미티드, 수리흔적 새 차로 인수한 포드 토러스의 수리 및 판금 흔적들.
ⓒ 조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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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씨는 포드코리아 서비스센터를 찾아 수차례 이상 확인을 요구했으나, 도장전문가가 없다는 이유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결국 김씨는 지난 4월 자비를 들여 다른 곳에 차량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 '수리 전력이 있는 차'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기술 법인에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받았다.

"차량 전반에서 긁힌 부위에 대한 탈부착 및 보수 도장한 흔적이 발견됐고 도막 두께가 일반적인 출고 차량보다 두껍고 균등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 재도색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수 목적(테스트용) 또는 하자로 인한 반품차량을 재 수리한 뒤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또한 사고 여부를 추적하기 위해 미국의 '카팩스(사고차량 여부를 조회하는 사이트)'를 뒤졌다. 그 결과 미국에서 이미 1091㎞를 주행했고, 170만 원가량을 수리한 차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새 차의 계기반에 찍힌 주행거리 1120km.
▲ 포드 토러스 2.0 리미티드, 주행 계기반 새 차의 계기반에 찍힌 주행거리 1120km.
ⓒ 조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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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김씨는 소송을 준비했고 '모르쇠'로 일관하던 딜러사 측은 그제야 '1000만 원을 더 줄 테니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씨는 합의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을 모아 추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동시에 미국에서 포드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씨는 "포드코리아는 물론 미국 포드에도 수차례 해당 차량에 대한 문제제기와 정보를 요청했지만, 포드코리아를 통해 확인하라는 답변만 들었으며 최근엔 답변조차 없었다"라며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소송을 제기했고 추가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드 본사에서 보내온 수리내역서.
▲ 포드 토러스 2.0 리미티드, 수리내역서 포드 본사에서 보내온 수리내역서.
ⓒ 조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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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포드 본사에서 하자가 있는 수리차를 알고 한국으로 보낸 것인지, 포드코리아는 이를 알고도 받아서 소비자에게 새 차로 속여 판매한 것인지 정말로 궁금하다"면서 "차후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도 그렇고, 글로벌 대형 기업의 행태로는 이해하기 힘들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포드코리아 측은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다만 "해당 차주와 원만한 해결점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기사는 더드라이브(www.thedriv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포드코리아, #토러스, #차량교환, #포드, #선인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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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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