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츤데레' 감독으로 통하는 강우석 감독이 생방송 무비토크에 앞서,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츤데레' 감독으로 통하는 강우석 감독이 생방송 무비토크에 앞서,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서미애


지난 24일 오후 9시, 서울 일지아트홀에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네이버 무비토크 라이브가 열렸다.

이 날 무비토크 라이브는 강우석 감독을 비롯하여 고산자 김정호 역의 차승원, 흥선대원군 역의 유준상, 조각장이 바우 역의 김인권이 참석하여 박경림의 입담 넘치는 진행을 바탕으로 V앱으로 실시간 중계되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소설가 박범신 원작 <고산자>를 영화한 것이다. 강우석 감독은 처음 원작을 읽었을 때 영화화하기에는 힘들겠다고 생각했으나 머릿속에서 계속 떠나지 않아 촬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항상 스태프들을 챙기기로 유명한 강우석 감독은, 그동안 함께 했던 스태프 대신 완전히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데뷔할 때의 초심으로 이 영화를 찍었단다. 오랜 관록의 감독이 이 영화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예비관객들에게 고산자 김정호에 대한 관심을 부탁하는 배우 차승원.

예비관객들에게 고산자 김정호에 대한 관심을 부탁하는 배우 차승원. ⓒ 서미애


 오늘은 '차줌마', '차솥'이 아닌 배우 차승원으로 예비관객과 만나는 모습이 매우 진지하다.

오늘은 '차줌마', '차솥'이 아닌 배우 차승원으로 예비관객과 만나는 모습이 매우 진지하다. ⓒ 서미애


 배우 차승원이 <고산자, 대동여지도> 촬영 당시 백두산 등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배우 차승원이 <고산자, 대동여지도> 촬영 당시 백두산 등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서미애


강 감독은 차승원이 김정호 역할 후보로 올랐을 때 세련되고 도시적이라 우려했으나, 고산자의 초상화와 흡사 판박이 같아서 바로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실재 공개된 김정호의 초상화와 차승원이 분한 김정호의 모습은 엄청난 '싱크로'율을 보였다.

'큰별샘'으로 알려진 최태성의 해설이 더해져 고산자 김정호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최태성의 해설에 의하면 김정호에 관한 기록은 여러 곳의 자료들을 모으고 모아도 A4용지 한 장 분량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기록이 별로 없는 김정호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계기는 육당 최남선이 1914년 잡지 <청춘>에 조선을 빛낸 100명 가운데 지리분야 최고 인물로 고산자 김정호를 꼽고, <동아일보>에 두 차례 기사를 싣게 되면서부터이다.

 지도를 독점하려는 시대의 권력, 흥선대원군 역을 맡은 유준상.

지도를 독점하려는 시대의 권력, 흥선대원군 역을 맡은 유준상. ⓒ 서미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제작을 돕는 조각장이 바우 역의 배우 김인권.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제작을 돕는 조각장이 바우 역의 배우 김인권. ⓒ 서미애


그 기사에 실린 대표적인 세 가지 가설이, 현재도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소위 '전국답사설', '백두산등정설', '판목몰수설'이다. 당시 기사는 일본과 비교해 정부의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정밀하고 정확한 지도를 만들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진위를 알 수 없는 일부 내용이 추가되어 1930년대 일제가 만든 교과서 <조선어독본>에 실리게 된다. 역으로 당시 엉망이었던 조선 사회, 정부의 무능함, 일제지배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에 이용된 것.

또한 육당 최남선은 조선사편수회 위원으로 일제의 역사왜곡과 식민사관 수립에 힘을 보탠 인물이다. 식민사관에 대한 걱정에 관해 강우석 감독은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에는 정말 있는 것과 없는 게 분명합니다. 정말 있는 것은 코미디가 있고요, 정말 없는 것은 식민사관이 없습니다. 절대 식민사관을 쫓아가지 않았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실재 높이가 거의 7m, 너비가 4m에 육박하는 거대한 '대동여지도'는, 가로 22첩 분첩절첩으로 병풍식으로 좁혔다 펼칠 수 있었다. 마치 현대의 내비게이션처럼 편리함에 더하여 목판으로 만듦으로서 대중성까지 갖췄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사계를 담은 아름다운 포스터로 개봉 전부터 시선을 모으고 있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그동안 보여진 강 감독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강우석 감독이 실존인물의 주인공 사극을 잘 찍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최남단 마라도부터 최북단 백두산까지 스크린에 담은 강우석 감독의 20번째 영화인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오는 9월 7일 개봉된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사계절 포스터. 과연 관객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까.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사계절 포스터. 과연 관객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까.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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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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