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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민정수석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우병우 민정수석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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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9일 오후 1시 25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가 새누리당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우 수석의 비리 의혹을 다룬 언론보도가 쏟아질 때만해도 "특별감찰관 조사를 지켜보자"고 답을 미뤄왔는데,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막상 검찰 수사를 의뢰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이는 사정라인을 관장하는 현직 민정수석이 자신의 지휘를 받는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18일 밤부터 '우병우 사퇴' 쪽으로 기운 의견들을 내놓았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9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청와대 민정수석이) 특별감찰관으로부터 검찰에 수사의뢰가 됐다. 무혐의가 아니라서 우 수석 입장이 굉장히 곤혹스러워졌다"며 "민정수석 신분으로 어떻게 검찰 수사를 받겠냐? (사퇴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 아니냐"고 말했다.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직 민정수석이 검찰 수사대상 되는 게 적절한 지 고민이 되고,  우 수석이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한 번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 고민도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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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과 나경원·김재경 의원 등 법조인 출신 중진의원들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 수석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비주류 성향의 의원들은 '우병우 사퇴'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청와대 브리핑에 대해서는 대체로 말을 아꼈다.

하태경 "결심하면 쭉 가는 대통령 스타일... 이럴 때 이정현이 움직여야"

강석호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나 "정진석 원내대표 얘기는 '우 수석이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 주기 위해서라도 그만둬야 한다'는 것 아니냐? 그런데 청와대 브리핑은 이석수 감찰관 쪽으로 몰고 가더라"며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도 "일단 결심하면 쭉 가는 게 대통령의 스타일인데, 이걸 구기지 않고 (사람을) 바꿀 수 있게 주변에서 만들어줘야 할 것 같다"며 "이럴 때 이정현 당대표가 움직여야 하는데, 정진석 원내대표와는 생각이 다르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 의원은 "청와대가 우 수석을 최소한 직무정지는 시켜야 한다.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면 우병우와 이석수 둘 중 한 사람만 수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이른바 '기밀누설' 의혹에 초점을 맞춘 청와대와 새누리당 공식 논평과는 반대되는 입장이다.

김용태 의원도 "역대 대부분의 정권에서 청와대 수석 참모들이 수사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퇴 후 수사 받았다"며 "우 수석은 더 이상 국정에 부담을 주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가까운 입장의 이정현 대표는 18일부터 이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19일 중앙위원회 임원진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진상 규명해서 문제가 나왔다면 1초라도 기다릴 수 있겠냐. 당연히 의법조치해야 하고, 그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우 수석과 이 감찰관 모두 의혹에 대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검찰이 우 수석 수사에 착수하기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의 물음에 확실한 답변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정 원내대표와의 이견 등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다시 침묵으로 돌아섰다.

새누리당의 '투톱'이 의견 조율에 실패할 경우 우병우 문제는 당내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우병우, #이석수, #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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