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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축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경축사를 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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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 발언 논란이 쉽사리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건국절 관련 발언은 여야 정쟁으로까지 번졌고, 안중근 의사의 순국 장소를 뤼순이 아닌 하얼빈이라 언급한 '치명적' 실수는 온·오프라인에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은 왜 때마다 논란과 지탄의 도마에 오를까.

정용화 호남미래연대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과 2009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다듬었던 경험이 있다.

정 이사장은 18일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경축사 연설에 대해 "8.15 연설은 국가의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연설인데 (박 대통령의 연설은) 굉장히 고답적이고 답답한 느낌을 많이 줬다"고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정부의 주요 시책이나 방향, 남북관계 같은 주요 메시지가 8.15 경축사에서 나온다"며 "그래서 대통령 연설문 중 가장 중요한 게 8.15 연설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이) 한 줄 언급하면 그 다음 국무회의 때 부처 간 후속 대책을 발표할 정도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연설에서) 법질서를 확립하겠다고 하면 법무부가 시행 계획을 발표, 보고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박 대통령 연설은 비전 없이 훈계만"

정 이사장은 박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의 가장 큰 문제를 '사실 오류'가 아니라 국가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에 있다고 봤다.

"(8.15연설은) 비전 자체가 안 보이고 국민을 굉장히 훈계 하는듯한 내용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수사학 책에도 나오지만 (정치인의 연설은) 국민의 감정을 타고 넘어 새로운 감정을 일으켜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오히려 훈계식으로 (발언하고) 비전을 보여주지 못해 답답하게 느껴지더라."

정 이사장은 8.15 연설문이 국민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 이유로 박 대통령 특유의 스타일을 꼽았다. 그는 "(박 대통령의 연설은) 시각, 관점, 단어, 문체, 문장 등이 굉장히 고답적이었다"라면서 "연설 비서관이 초안을 준비해도 대통령은 자기 스타일대로 바꾼다. (그때) 연설의 내용 뿐 아니라 스타일도 드러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정용화 호남미래연대 이사장.
 정용화 호남미래연대 이사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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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즘은 국민이라는 말보다 시민이라는 말을 많이 씀에도 (박 대통령은) 국민이라는 말을 압도적으로 많이 쓴다"며 "연설문이 박근혜 대통령의 현재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정 이사장에 따르면, 광복절 축사처럼 비중이 큰 연설문은 연설기록비서관 혼자 쓰지 않고 두어 달 전부터 각 수석실에서 의견을 받아 종합, 검토 과정을 거친 뒤 내용을 확정한다. 그러나 이 같은 세밀 작업에도 오류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정 이사장은 현 청와대 업무 구조의 폐쇄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경색 기조 유지한 박근혜식 대북 메시지 "굉장히 도발적"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적어도 청와대에서 연설문을 만들 때 분위기는 난상토론이 가능했고 자유로웠다"면서 "그렇지 못한 분위기라면 참 답답할 것이다, (현 청와대의) 분위기가 짐작 되는데, 그런 것들이 이런 실수로 연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현실적으로 (연설문 오류의) 1차 책임은 연설기록비서관이 질 것이다"라면서 "대통령이 (현장에서) 구술했다고 해도 사실 관계 체크는 담당 비서관의 몫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박 대통령이 축사 당시 북한 주민뿐 아니라 간부에게도 "새로운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데 동참해 달라"고 요청한 대북 메시지에 대해서는 "도발적인 발언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붕괴론의 한 시나리오로 북한 지배층과 인민을 분리하는 정책이 있는데, (박 대통령의) 지배층도 포용하겠다는 메시지는 어찌 보면 진전된 것 같지만 북한이 받아들이기엔 굉장히 도발적인 거다"라면서 "압박 전술을 계속 하겠다는 것으로, 대화 국면이 아닌 북한 붕괴론을 전제한 압박이라고 봐야한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7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를 전면 공격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 발언은) 북남관계를 파국에 몰아넣은 죄악을 가리기 위한 뻔뻔스러운 넋두리"라면서 "그 무슨 '경축사'라는 데서 내외를 경악케 하는 갖은 궤변을 뱉아놓아 만 사람의 치솟는 격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정 이사장은 2012년 1월 새누리당을 탈당해 그해 19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갑에 무소속 출마했고,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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