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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1급 정교사 원격연수 프로그램 화면.
 문제가 된 1급 정교사 원격연수 프로그램 화면.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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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등 상당수 시도교육청이 유초중등 1급 정교사 자격 연수에서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는 내용이 담긴 원격 프로그램을 수강하도록 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이들의 수영능력 등을 강조하면서 이 같이 표현한 것이어서 연수를 들은 교사들은 '세월호 책임을 수영을 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돌리려는 것이냐'면서 부글부글하고 있다.

아이들 영정 배경사진 보여주면서 "우리 모두의 잘못"?

16일, 서울시교육청 소속 서울교육연수원이 이번 여름방학 중 480여 명의 유치원·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벌인 1급 정교사 자격 원격연수(안전연수 12시간 과정) 갈무리 화면을 입수해 살펴봤다.

이 원격연수 프로그램은 1차시 '학교 안전교육의 중요성' 부분에서 "독일, 프랑스, 홍콩은 1시간 이상 물에 떠 있는 교육을 실시한다"는 자막과 함께 노란색 세월호 리본을 보여준 뒤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라고 적었다.

또한 세월호로 희생된 학생들의 영정을 배경으로 한 화면에서는 "슬픔과 눈물만으로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수 없습니다"라면서도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란 자막을 그대로 유지했다.

해당 내용을 초등 1정 자격연수에서 직접 수강한 A교사는 "세월호로 희생된 아이들은 '가만히 있어라'는 방송만 믿고 수영을 할 기회조차 빼앗긴 게 진실 아니냐"면서 "사실이 이런데도 마치 아이들과 교사들이 수영을 못해 희생된 것처럼 묘사한 것은 황당하고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초등교사 인터넷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도 비판 댓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B교사는 "일부 기득권의 비리와 선원의 비도덕적인 일로 일어난 일을 (갖고) 국민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게 웃긴다"면서 "설마 세월호 참사 때 아이들이 물에 뜰 수 있었으면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건 아닌가? 어처구니없다"고 적었다.

이 안전 연수 원격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이 아닌 한 시도교육청이 만든 것을 여러 시도교육청이 함께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번 방학 중 상당수 시도교육청의 초중등 1정 정교사 자격 연수와 교육 일반직 연수에 참가한 수천 명의 교직원들에게 폭 넓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연수원 관계자는 "해당 내용은 KTV(국민방송) 동영상을 따온 것인데 입시교육에 밀려서 안전교육이 부족했다는 취지였다"면서 "하지만 동영상에 나타난 세월호 리본 표시와 '우리 모두의 잘못입니다'라는 로고가 연수생들에게 오해를 불러 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문제가 된 콘텐츠에 대하여는 원격과정 개설을 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해당 연수프로그램을 만든 교육청에도 수정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위는 테러와 함께 사회적 재난" 연수에 "그럼 3·1운동도 재난?"

문제가 된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프로그램 화면. 시위를 테러와 함께 사회적 재난으로 취급하고 있다.
 문제가 된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프로그램 화면. 시위를 테러와 함께 사회적 재난으로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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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안전 원격연수 프로그램에서 '사회적 재난' 종류에 테러와 함께 시위까지 끼워 넣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연수 화면을 보니 '사회적 재난'을 테러와 시위 두 종류로 분류하고 있었다. 시위에 대해서는 "데모라고도 하며, 시위운동·시위행동이라고 번역함"이라고 적어 놓았다.

하지만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집회와 시위'를 테러와 같은 범주로 분류한 뒤 '사회적 재난'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인디스쿨 게시판에 한 교사는 "그럼 3·1운동이나 4·19도 국가적 재난쯤 됐었나 보다"고 적었고, 또 다른 교사는 "정말 민중을 개와 돼지로 보나 보다"고 적었다.

서울교육연수원 관계자는 "시위를 사회적 재난으로 분류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도 해당 프로그램을 만든 교육청에 이미 시정을 요구했다"면서 "오는 19일부터 진행할 연수에서는 해당 내용이 수정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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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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