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행

강원제주

포토뉴스

잠곡저수지 ⓒ 이수지
"마무시(Mamushi). 한국말로는 살무사. 그게 제일 위험해."

더스틴이 설명을 이어갔다. 살무사는 독뱀이다. 한국에는 주로 쇠살무사, 살무사, 까치살무사가 서식한다. 불독사라고도 불리는 쇠살무사는 어두운 갈색 바탕에 검은 반점을 단 작은 몸집을 하고 있다. 주로 계곡가에 서식하며 사람을 무서워하지만 궁지에 몰리면 공격적이 된다. 회색 바탕에 뚜렷한 엽전 무늬를 가진 살무사는 독사의 특징인 정삼각형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까치살무사는 높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데, 커다란 몸집만큼 그 안에 든 독의 양도 많다.

처음 뱀을 본 건 장흥리에서였다. 그 후 문혜리에서도, 잠곡리에서도 봤다. 잠곡리에서의 지난밤, 낮에 본 뱀이 독뱀이었는지 찾아보겠다며 스마트폰으로 조사를 시작한 더스틴은 뭐에 홀렸는지 장장 두 시간 넘게 뱀 연구에 빠져들었다. 아까 본 건 누룩뱀이래. 독은 없네. 어, 한국에 독뱀이 산다네? …. 그거 알아? 꽃뱀은 애초에 독사가 아닌데, 독 있는 두꺼비를 먹고 몸에 독을 품는다는 설이 있데. 목에 노란 반점이 있는데, 그게 바로 독 있는 두꺼비를 잡아먹고 생긴 반점이라나.

자등리 ⓒ 이수지
자등리 ⓒ 이수지
잠시 중단되었던 뱀 수다는 야산을 오르면서 다시 시작되었다. 뱀이 백십 세 마리는 숨어 있을 것 같은 잡초가 우거지고 습기 찬 야산이다. 더스틴은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한국에 서식하는 뱀의 종류, 그중에서도 독뱀의 종류, 특히 주의해야 할 독뱀의 이름과 생김새, 크기, 공격성의 정도를 포함한 성격, 주요 서식지.

"뱀은 특히 이런 곳을 좋아하지. 그늘지고 습한 곳."
"갑자기 뱀 박사라도 된 거야 뭐야. 제발 뱀 얘기 좀 그만해. 진짜 나올 것 같잖아."
"나올 것 같다니? 여기라면 반드시 나와. 내가 실컷 얘기한 뱀이 좋아하는 환경을 모두 갖춘 완벽한 곳이잖아. 땅은 습기로 가득 차서 축축하지, 수풀은 멋대로 우거져있지.... 뱀!"


감독의 지시에 맞춰 등장한 연극배우처럼 뱀 한 마리가 능숙하게 등장했다. 얼어붙어 있는 나를 돌아본 더스틴이 묻는다. 머리 모양 확인했어? 삼각형 모양이었지? 모… 몰라…. 모른다니, 독뱀을 볼 기회였는데 잘 봤어야지! …. 더스틴은 뱀이라는 악령에게 영혼을 빼앗기기라도 한 사람처럼 눈을 반짝였다. 나는 이제 뱀보다 네가 더 무섭다.

길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수풀이 얼굴을 스쳤다. 습기 많은 흙바닥은 풀에 덮혀 미끄러웠다. ⓒ 이수지
허기도 갈증도 사라졌다... 뱀과 함께하는 '무아의 경지'

뱀이 나올 게 뻔한 야산을 오르고 있는 까닭은 터널을 피하기 위해서다. 잠곡리와 사창리 사이에는 1533m 길이의 하오터널이 있었다. 우리의 평균 속도인 시속 3km를 감안하면 삼십 분은 걸어야 빠져나갈 수 있는 터널이다. 어제 자등리와 잠곡리를 잇는 200여 미터의 산술터널을 지나며 결심한 바가 있다. 다시는 터널을 통과해 걷지 않겠노라고.

퀴퀴한 공기. 좁고 어두운 공간. 차선에 바짝 붙은 갓길. 우리를 못 본 건지 봤어도 상관없는 건지 시속 100km로 내달리는 차들. 거대한 차체들이 지나칠 때마다 새끼 잃은 짐승처럼 몸을 떨며 낮은 울음을 우는 터널. 그런 터널을 삼십 분 동안 걸을 순 없다. 그래서 찾아낸 대안이 터널 위로 이어지는 이 야산이다.

산술터널. 자등리와 잠곡리를 잇는 200여 미터의 산술터널을 지나며 결심한 바가 있다. 다시는 터널을 통과해 걷지 않겠노라고. ⓒ 이수지
야산의 시작은 걷기 좋은 오솔길이었다. 우리는 어둠 대신 빛을, 쾨쾨한 공기 대신 나무 냄새를 선택한 스스로의 결단을 자축했다. 기분 좋은 산책은 오래가지 못했다. 십 분 후, 길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수풀이 얼굴을 스쳤다. 습기 많은 흙바닥은 풀에 덮여 미끄러웠다. 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며, 미끄러지거나 넘어지지 않기 위해 몸을 바짝 긴장한 채로 야산을 오르고 또 올랐다. 그렇게 사십 분. 아직 반도 못 올랐다. 사십 분이면 터널을 통과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이제 뱀까지 나타났다. 우리는 또 사서 고생이다.

"살모사였어."


머리가 납작한 삼각형이었지? 살모사야. 그러니까…. 독뱀. 더스틴이 코를 벌름거렸다. 철원 대마리 도로를 장식한 수많은 지뢰 경고를 봤을 때처럼 피부에 닭살이 돋아났다. 뉴스로 구경하던 위험이 아닌 진짜 위험. 백과사전에 나오는 뱀이 아닌 우리 발을 방금 스쳐 간 진짜 독뱀. TV가 아닌, 인터넷과 책이 아닌, 진짜로 겪는 세상은 소름 끼치게 무섭다.

말 많던 더스틴도 '독뱀'이라고 결론지은 후로는 아무 말이 없다. 우리의 두 입은 다물어졌으며 네 발은 느려졌다. 혹여나 또 뱀이 튀어나올까, 한 발 한 발의 움직임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에너지바 반 개와 물 조금으로 아침을 때운 터에 느껴지던 강렬한 허기와 갈증도 사라졌다. 배낭의 무게도, 어깨의 통증도, 두 발의 피로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의 세계엔 오로지 뱀만이 존재했다. 뱀과 함께하는 무아의 경지다.

잠곡리와 사창리 사이에는 1,533m 길이의 하오터널이 있었다. ⓒ 이수지
야산의 시작은 걷기 좋은 오솔길이었다. 우리는 어둠 대신 빛을, 터널 속 쾌쾌한 공기 대신 나무 냄새를 맡으며 우리의 선택을 자축했다. ⓒ 이수지
야산 횡단은 뱀 네 마리와 도마뱀 한 마리를 더 목격한 후에야 끝이 났다. 익숙한 도로가 눈에 들어오자 몸의 힘이 단번에 풀렸다. 야산의 끝은 터널의 반대편 입구였다. 나는 터널의 시커먼 입구를 노려봤다. 성질나. 애초에 느리고 비효율적인 여행을 하자고 한 거지만, 한 시간 반의 야산행 끝에 고작 1.5km라는 실적은 너무하잖아. 언덕길을 데굴데굴 굴러 내리며 엉엉 울어버릴 테다.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통증인가 싶었는데 허기다. 그러고 보니 목도 무척 마르다. 어깨는 아프고 종아리는 당기며 발바닥은 얼얼하다. 뱀 때문에 잊혔던 감각과 신경이 하나둘 살아나 아우성을 쳤다. 가자. 물 한 모금이라도 마시고 밥 한 숟갈이라도 입에 넣으려면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 마을을 찾아야 한다.

야산을 오른지 삼십분. 아직 반도 못올랐다. 삼십분이면 터널을 통과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우리는 또 사서 고생이다. ⓒ 이수지
군부대 앞에서 무너져내린 더스틴 

철원은 불모의 땅이다. 쌀이 많이 나기로 유명한 철원이 무슨 불모의 땅이냐고? 도보 여행자에겐 그렇다는 말이다. 야산을 벗어난 지 한 시간이 되었지만 더스틴과 뱀을 제외한 생명체를 만나지 못했다. 아니, 생명체 따위엔 관심 없다. 지금 내게 절실한 건 다른 생명체와의 교류가 아니다. 밥이다. 다만 밥을 먹기 위해선 인간을 만나야 한다는 난제가 있을 뿐.

쌀이 유명한 철원 지역이라 논밭은 오지게도 많지만 그럼 뭐하나. 그림의 떡이요 남의 집 곳간인 것을. 익지도 않은 벼에서 쌀알을 털어다 먹을 것도 아닌 것을. 나에겐 인간이 필요하다. 인간이 일궈놓은 문명이 필요하다. 돈을 주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적절히 조리해 내어줄 인간과 식당이 있는 문명. 식당이 안 된다면 간단한 요깃거리를 살 작은 가게. 인간. 식당. 가게. 지난 이틀을 걷는 동안 그 무엇도 만나지 못했다.

쌀이 유명한 철원 지역이라 논밭은 오지게도 많지만 그럼 뭐하나. 그림의 떡이요 남의 집 곳간인 것을. ⓒ 이수지
인간. 식당. 가게. 지난 이틀을 걷는 동안 그 무엇도 만나지 못했다. ⓒ 이수지
군청에 가서 따져보진 않았지만 철원에는 마을의 개수보다 군부대의 개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오늘로만 다섯 대째 보는 군용 트럭의 뒤를 쫓아 사창리로 이어지는 박달로를 올랐다. 경사 약 30도의 고약한 오르막 도로. 하루 중 해가 가장 뜨거운 오후 1시. 몸속 배터리는 깜빡인다. 배는 고프고 몸은 지쳤다. 서 있을 힘도 없지만 서 있어야 한다. 서 있기만 할 뿐 아니라 걷기도 해야 한다. 배낭도 내려놓아선 안 된다. 정 죽을 것 같이 힘들면 차를 타고 마을로 가면 되지, 하던 생각도 쓸모없어져 버렸다. 이젠 군용차량마저 보이지 않으니. 

더는 못하겠어. 나의 투정에 더스틴이 뒤를 돌았다. 수지, 그래도 걸어야 해. 여기서 주저앉으면 굶어 죽어. 더스틴은 이 말을 남기고는 오르막길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매정한 자식. 이마에서 땀이 흘러내려 턱밑으로 떨어졌다. 몸에서 발산되는 열기는 점차 두텁고 뜨거워졌다. 못해. 벌건 기운이 두 볼을 얼얼하게 했다. 못해. 그렇다고 주저앉으면 다시 일어서지 못할 것만 같았다. 나는 움직이지도, 주저앉지도 못한 채 한참을 서 있었다. 바람 한 점이 얼굴을 스쳤다. 더스틴마저 사라져버린 길 위엔 아무도, 아무것도 없었다.

혼자다.

…. 한 발을 내디뎠다. 한 발을 내딛고 나니 다음 발이 움직여졌다. 두 발. 세 발. 나는 알을 품은 거북이처럼 느리게 박달로 경사길을 올랐다. 멈춰 섰던 나를 움직인 건, 두려움이었다. 혼자라는 두려움. 스스로가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나를 움직여줄 수 없다는 깨달음. 지금 두 발을 움직이지 않으면 밥도, 물도 얻을 수 없다는 절박함.

사창리로 이어지는 박달로를 올랐다. 경사 약 30도의 고약한 오르막 도로. ⓒ 이수지
"아무것도 없어."

도로가 휘어지는 곳에서 더스틴을 다시 만났다. 그의 두 눈은 뻥 뚫려버린 파란 우주 같았다. 파란 우주에는 새로운 길이 담겨있었다. 도로의 휘어진 허리를 감아 돌자 새롭게 시야에 들어온 길. 휘어지는 곳만 돌면 상점이든 뭐든 나올 줄 알았던. 그러나 시야가 가늠할 수 있는 저 먼 곳까지, 나무와 바람과 길 밖에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보였다. 근처에 상점이 있냐고 물었다. 6km 남은 사창리까지 아무것도 없단다. 빵! 커다란 총소리가 들렸다. 잠시 흔들리는가 싶던 나무들이 이내 제자리를 찾아 평화롭게 살랑댔다. 군용차량 다섯 대가 줄을 짓고 내달렸다. 목이 말랐다. 배가 고팠다. 여기까지는 어떻게 몸과 짐을 질질 끌며 걸어왔다만, 앞으로 6km를 더 어떻게 걸을지 눈앞이 깜깜했다.

더스틴이 배낭을 집어 던졌다. 도로 한가운데, 군부대 건너편이었다. 군부대 입구를 지키고 선 군인 두 명이 우리를, 특히 더스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왜 하필 여기서 배낭을 집어 던진 걸까. 남의 시선이라면 질색인 더스틴이 선택할 공간이 절대 아닌데. 아무것도 없이 수십 킬로 펼쳐진 도로길에서 하필 군부대 건너편이라니. 이건, 그의 선택이 아니다. 그는 무너져내린 것이다. 조금 전 박달로에서의 나처럼. 하필이면 군부대 앞에서.

"마셔. 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회색 아스팔트 도로를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보는 더스틴에게 물을 건넸다. 더스틴은 조심스럽게 물병을 입으로 기울였다. 두 모금 남은 물 중 한 모금을 마시고 나머지를 나에게 건넸다. 마음 같아선 다 마시라고 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나는 입에 물을 털어내고 일어났다. 다녀올게. 까짓 물, 내 군부대에 쳐들어가서라도 구해오마.

문혜리 ⓒ 이수지
"응 떠 가라 떠 가. 펑펑 떠 가."

물을 얻은 건 주저앉은 자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민가에서였다. 나는 집 안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를 불러내 다짜고짜 물을 달라고 했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내 얼굴을 본 아주머니는 얼른 떠다 마시라며 마당 수돗가로 나를 안내했다. 1등급 받은 지하수라더니 물맛이 꿀맛이었다. 나는 단숨에 두 통을 마시고 다시 한 통을 채웠다.

"남자친구 면회 왔나?"

아주머니가 물었다.

"면회요? …. 아, 앞에 군부대 말씀이시구나."


그게 아니라 뱀 산을 넘어, 박달로를 넘어, 머나먼 사창리에 갑니다. 대답하는 틈틈이 물을 반 통 더 비우고 다시 채웠다. 그나저나 아주머니, 지금 어떤 은혜를 베풀고 계신지는 아시나요? 아주머니는 오늘 저희를 구하신 영웅이에요. 복 받으실 거예요. 저요? 저는 복은 됐고, 이 물이면 됩니다.

잠곡리 마을 ⓒ 이수지
이 여행은, 반역이거든요

현재 시각 오후 2시 15분. 사창리까지 남은 거리 5km. 민가 앞으로 차가 한 대 서 있다. 차를 타려던 아저씨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우리가 가까워질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사창리까지 식당 없어요. 타요. 내가 사창리까지 태워다줄게."

철원 백마고지에서부터 걸었으며, 잠곡리에서 이곳까지 걷는 동안 식당도 가게도 인간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나의 투정에 아저씨는 차를 태워주겠다고 했다. 정말요? 망설이는 사이 아저씨가 차 문을 열었다. 나는 더스틴을 돌아봤다. 그의 눈에도 망설임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사창리는 면 소재지다. 면 소재지란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 그러니까 모텔과 상점과 식당을 의미한다.

사창리까지 5km. 걸어가면 두시간, 차로 가면 5분. 차를 타면 두 시간이 아닌 십 분 만에 밥을 먹을 수 있다. 까짓 5km 차 타고 간다고 욕할 사람도 없다. 차를 태워주겠다는 사람이 친절하게 차 문까지 열고 우리 앞에 서 있다. 나는 다시 더스틴을 돌아봤다. 더스틴이 고개를 살짝 가로지른 듯했다. …. 그래. 동의. 우리 이제 사흘 걸었어. 벌써 차를 탄다면, 우린 금세 무너질 거야.

자등리와 잠곡리는 산술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 이수지
"힘들고 더운데 타고 가지 왜. 정 그렇다면 뭐. 열심히 걸어요."

자그마한 후회가 봉긋 솟아올랐다가 부풀어 오른 비눗방울처럼 터져버렸다. 힘들고 더운 걸 마다하고자 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걸음이잖아. 힘들고 덥자고 걷는 거 아니었어? '걷고 싶다'는 단순한 욕망으로 시작한 여행. 덥고 배고프고 목마르고 무겁고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걷겠다는 의지는 나의 선택이자 나의 자유. 한 시간 전 박달로에서 투덜대던 나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

누구에게 투덜대는 거야? 누구를 원망하는 거야? 학교 공부가, 회사 일이 힘들다고 선생을, 상사를 불평하고 투덜대던 버릇이 다시 새어 나오고 있어. 다시 생각해. 이런 짓 하라고 시킨 사람 아무도 없어. 13kg의 짐을 앞뒤로 짊어지고, 물도 먹을 것도 구하기 힘든 삭막한 도롯길을 하루 종일 걸으라고,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모르는 시간 동안 걷고 또 걸으라고 시킨 사람 아무도 없다고. 우리가 자처한 일이야. 우리가 원해서 하는 일이야. 우리가 주체가 되는 걸음이야. 사역이 아닌 능동이야. 불평과 원망은 사역 아래 딸린 단어들이야.

아저씨의 차는 사창리를 향해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나는 괜히 우쭐해졌다. 아저씨 저희는요, 아무리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도 차는 안 탈래요. 이거, 우리 스스로가 힘들고 덥자고 자처해서 하는 짓이거든요. 이건, 편리하고 쉬운 방식만 쫓는 서울에서의 제 삶에 대한, 반역이거든요.

아저씨의 차는 사창리를 향해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나는 괜히 우쭐해졌다. ⓒ 이수지
태그:#국토종단, #도보여행, #강원도, #철원, #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불량한 부부의 히말라야 여행,'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 - 인도편'을 썼습니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이 기사는 연재 강원도여행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