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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동료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드배치 반대 방중 마치고 귀국한 김영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동료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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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여론을 만들고 공무원들이나 (공산당) 간부들이 그 여론에 따라 움직이면서, 우리 교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문제와 관련해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김영호 의원이 "생각보다 심각한 분위기를 느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귀국 다음 날인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사드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단계별 대응 준비가 잘 돼 있더라"라며 "지금은 시작단계이니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나서는 대신 여론을 만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일반 중국 대중들도 사드와 관련해서는 굉장히 분노하고 있더라"라며 "교민들 간담회에 참석한 10여 명이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최근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했다"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을 비롯한 더민주 초선 의원 6명은 지난 8일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사드 문제를 두고 베이징대 및 판구연구소 학자들과 좌담회를 진행했다. 교민 간담회와 한국언론 특파원과의 면담 자리도 마련됐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방중 결과를 보고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와 논의한 결과) 중국 학자들과의 구체적인 좌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중국에서도 한중 우호관계를 강조하고, 우리 쪽 언론보도 내용을 지적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우리는 '아직 사드가 배치되지 않았으니 중국이 너무 빨리 대응해선 안 된다', '한중 우호관계를 계속 강화시키면서 북핵 문제만큼은 공조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중국 학자들에게) 전했다. 또 언론매체를 통한 반한 감정 유발을 자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중국 쪽에서도 먼저 이야기하더라. 한 교수는 본인이 먼저 한중 우호관계 강화를 거론했다. 또 한국매체도 너무 반중감정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김 의원과 나눈 인터뷰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방중 이후 정부도 자극 받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왼쪽부터), 김병욱, 손혜원, 신동근, 박정, 김영호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중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날 김영호 의원은 "우리의 방중 보도가 한국과 중국에서 많이 알려졌는데 우리가 감으로써 한중 외교 채널이 가동됐다"며 "정부 여당에서 중국, 러시아, 미국 주변 국가를 만나 어려운 한반도 위기를 잘 설득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사드방중' 성과 발표하는 더민주 초선의원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왼쪽부터), 김병욱, 손혜원, 신동근, 박정, 김영호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중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날 김영호 의원은 "우리의 방중 보도가 한국과 중국에서 많이 알려졌는데 우리가 감으로써 한중 외교 채널이 가동됐다"며 "정부 여당에서 중국, 러시아, 미국 주변 국가를 만나 어려운 한반도 위기를 잘 설득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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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의원총회에서 방중 결과를 보고했는데.
"상세한 건 어제(10일)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보고했다. 학자들과 나눈 이야기가 자꾸 노출되면서 양국 간의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거 같아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간단히 보고했다. 일단 사드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단계별 대응 준비가 잘 돼 있더라. 그리고 생각보다 심각한 분위기를 느꼈다. 중국 학자들은 반복해 '한국 정부의 소통이 부족했다', '계속 대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방문한 것이 도움이 됐고, 여당 의원들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음 달 G20 정상회담에서 한중 정상이 만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들었다."

- 생각보다 심각한 분위기를 느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인가.
"중국은 단계별로 외교를 진행하는데, 지금은 시작단계다. 이때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재조치를 취하진 않을 거다. 대신 여론을 만들고 공무원들이나 (공산당) 간부들이 여론에 따라 움직이면서 우리 교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교민 간담회에 참석한 10여 명이 단 한 명도 안 빠지고 최근 상황을 이야기했다. 일반 대중들도 사드와 관련해서는 굉장히 분노하고 있더라."

- 중국에 도착하던 날, 김장수 주중대사가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났다.
"우리가 가자마자 김 대사가 우다웨이 대표를 만났고, 오늘 새누리당에서도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나왔다(하태경 의원). 우리의 방중 이후 정부가 자극을 받았다. 긍정적인 효과다. 오늘 기자들에게 구체적 내용을 알리지 못했던 것은 중국 학자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공개될 때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꽤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마치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함께 간 의원 6명도 큰 수확이라고 느꼈다. 새누리당에서는 격에 맞지 않는 인사들을 만났다고 말하는데, 이건 외교적으로 큰 결례다. 중국 최고 권위의 학자들에게 그런 표현을 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 오늘 의원총회 직전에 김종인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를 만나 구두로 보고했는데 분위기는 어땠나.
"김 대표에게 '잘 다녀왔다'고 말했더니, 좋아하며 활짝 웃었다. 중국에서 좌담회를 여는 정도는 당대표 보고사항이 아니라 제가 미리 보고를 안했다. 그런데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보니 언론에 크게 확대돼 있어 김 대표도 놀랐던 거 같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 그런 프레임을 만들어놨는데, 김 대표는 그런 프레임 싸움을 잘 아는 분이니 혹시라도 우리가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거다. 우 원내대표의 경우 돌아오자마자 만났고, 중국에 있을 때도 중간중간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 조언을 구했다."

- 중국 교수들과는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구체적인 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아직 사드가 배치되지 않았으니 중국이 너무 빨리 대응해선 안 된다', '한중 우호관계를 계속 강화시키면서 북핵 문제만큼은 공조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또 언론매체를 통한 반한감정 유발을 자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중국 쪽에서도 먼저 이야기하더라. 한 교수는 본인이 먼저 한중 우호관계 강화를 거론했다. 또 한국매체도 너무 반중감정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 공항에 도착했을 때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이 나와 거세게 비난했다.
"예상했다. 그 분들의 행동도, '일부에서 그렇게 많이 걱정 하셨구나'라는 생각에 이해한다. 다만, 그 행동이 모든 국민의 생각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

- 여당은 여전히 방중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도 할 말이야 왜 없겠나? 하지만 여기서 또 우리가 이야기하면 정쟁이 될 테니, 대통령 올해 화두가 협치고, 20대 국회도 협치를 약속했으니 더 이상 이 문제를 정쟁으로 몰고 가지 않았으면 한다."


태그:#사드, #중국,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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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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