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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보기] 금태섭 "우병우를 검사 출신이 감찰? 박 대통령 고집에 모두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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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 
■ 출연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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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인터뷰>

아래는 5일 박정호 오마이뉴스 기자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각종 불법 비리 의혹을 받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버티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휴가를 다녀온 박근혜 대통령이 우 수석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으면서 국민이 절망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 수석 문제를 금태섭 의원님과 얘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사 말씀부터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 세계에 있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특히, 강서구 갑에 사시는 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도 불철주야 강서구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고,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방송) 잘 들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번에 유럽에 다녀오셨다면서요? 그 얘기부터 해주시죠.
"네. 저희 당 이철희, 기동민, 박용진, 강병원 의원 그리고 새누리당 이양수 의원까지. 의원 외교는 한 당만 갈 수 없습니다. 스웨덴하고 덴마크를 갔는데요. 아시는 것처럼 복지 제도가 발달된 곳이고, 국민이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저항이 없는 곳입니다.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서 행복하게 느끼는지를 보는 행복 지수를 책정해보면 항상 상위권에 있는 나라입니다. 복지 제도에는 전문가들이 있지만, 초선 의원들이 갔어요. 세금도 올려야 하고, 복지 제도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는지. 거기 보수당도 있고, 사민당도 있고, 노조도 있고, 사용자 단체도 있는데 어떻게 협치가 가능했는지를 보러 갔습니다. 8박 10일을 갔는데요. 여덟 밤이 긴 것은 아니지만, 나름 일정을 빡빡하게 짜서 다녀 왔습니다. 20대 국회 이후 의원들이 처음 외국에 나간 것이어서 혹시라도 혼날까 봐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외유는 아니었다고 봐도 될까요? (웃음)
"대사관에서도 '의원들이 이렇게 공부하는 것 처음 봤다'. 다른 의원분들도 훌륭하시지만, 초선끼리 나간 경우는 별로 없거든요. 쫄아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성과가 있었나요?
"가기 전부터 그냥 가서 들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어 봤습니다. '정치가 우선한다'부터 해서 스웨덴과 덴마크에 관한 책을 읽었고요. 스웨덴에서 대사를 지내신 분들에게 강의를 듣고 갔는데요. 막상 현지에 계신 분들 얘기를 들으니 느끼는 게 달랐습니다. 복지를 당연하게 생각하시고요. 사회에서 은퇴한 다음에 노후 생활, 아이 키우는 문제는 국가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 있습니다. 보수당이라도, 사민당이라도 방법론적 차이가 있을 뿐이지. '어떤 사람은 잘살고, 어떤 사람은 못 살면 사회가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굉장히 인상적인 것은 거기가 국민 소득이 6만 불이거든요. 통장에 우리 돈으로 100만 원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걱정을 안 하는 거죠. 워낙 세금이 비싼 데다가 갑자기 재난을 당하거나, 은퇴하거나, 애가 생기면 국가가 뒷바라지를 해주니까. 우리는 월급 받아서 억지로 적금을 해놔도 항상 불안한데, 이 사람들은 그 스트레스가 없다는 겁니다. 저금은 휴가비 마련을 위해 하는 정도고, 그런 면에서 사회를 믿고 있는 거죠. 신뢰가 쌓여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네요. 우리는 개인이 다 준비해야 하잖아요.
"정부와 시민이 있는데, '정부가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요. 세금 문제가 나오면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세금을 올리면 국민이 불편해한다'고 하는데, 거기는 부패 사건이 없습니다. 자기가 세금을 내면 '안 센다'는 확신이 있는 겁니다. 이번에 말뫼 시를 갔거든요. 조선 산업 구조조정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데, 말뫼에 가니 그런 말을 해요. '한국 때문에 우리가 망했다'. 말뫼가 우리처럼 잘 되다가 한국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못 얻어서 정부가 끌다가 과감하게 내려놓고, 크레인도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팔지 않습니까? 교육과 트레이닝을 통해 새 직업을 찾아주는 얘기를 하길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는데 직장을 잃으신 분에게 교육하고 트레이닝 받는다고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라고 물었는데요. 본인들도 인정을 해요. '통계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 안전망이라는 게 우리는 해고가 살인이라고 할 정도로 완전히 끝나지 않습니까? 거기는 (월급의) 80% 보전을 해주기 때문에 정부 부담이 되는 겁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직장을 구해주려 하는 것이고, 단순히 명목뿐인 직장이 아니라 거기서는 신재생에너지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그런 면이 부러웠습니다. 조선 산업에 대해 무슨 생각이 드냐면요. 예전에 조선 산업이 호황이었거든요. IMF 때도 조선 산업은 잘됐고, 환차익으로 몇천 억씩 이득을 보고 그랬습니다. 그때 제가 그 근처 공무원으로 근무해서 얘기를 들어보니 '일본이 조선 산업으로 60년을 먹고 살았다. 우리가 30년을 먹고살 것 같은데, 그 뒤에는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다'. 지금 30년이 안 됐는데 넘어가고 있거든요? 그때부터 준비를 해야 하지 않았나. 정부가 호황이면 자기 임기 중에는 별문제가 없으니까. 구조조정도 (시간을) 끌고 있거든요. 국민은 세금 내기 싫은 겁니다. 세금 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하는 거고, 임기 중에 문제 생긴 곳에 들어가고, 그냥 버리는 셈이니까요. 정부에서 그걸 솔직하게 인정하고, 제대로 하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거죠. '그런 곳에 돈이 든다. 사회안전망도 필요하고, 복지 해야 하니 세금 올려야 한다'. 우리 정부는 '세금 올리지 않겠다'고 해놓고 서민에게만 부담을 주고, 실질적으로 정부의 재정 지출이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이 들면 국민이 호응할 것으로 봅니다. 그건 못한 상태에서 '증세 안 하겠다'에만 매달리니 거꾸로 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세법 개정안 관련해서도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법인세 올려야 한다', '고소득자 세금 올려야 한다'고 하는데 새누리당은 끝까지 반대하고 있거든요. '내수 경기를 죽인다'는 논리인데요.
"다른 방향에서 내수를 올려야죠. 소득을 올려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나. 제가 경제학 쪽에 전문성이 없지만, 그쪽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초반에 복지 관련, 사회보장 이야기를 하는데 재밌네요.
"한번 가보세요. <오마이뉴스>에서 (덴마크로) 간 것으로 아는데, 힘이 없어서 빠지셨군요. (웃음)"

-<팟짱>에서 한번 (덴마크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아주 인상적입니다. 길에 다니는 사람을 붙들고 물어봐도 본인의 사회 시스템에 만족하고, 교과서적입니다."

-'교과서적'이라고 하셨는데, 정말 교과서에 나오는 이상적인 나라로 보입니다.
"거기는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못사는 나라였고, 기후가 겨울에는 완전 밤 아닙니까?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 많습니다. 스웨덴은 자원이 있어요. 스웨덴은 천만이고, 덴마크는 580만 명이라서 우리와 조금 다른 점이 있지만 배울 점이 많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님과 같이 가셨다고 했는데, 뭐라고 하시던가요?
"방법론에 대해서는 차이가 많지만, '우리나라가 저렇게 가야 한다'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저희가 보러 간 것이 스웨덴, 덴마크에는 보수당이 있고, 사민당도 있어서 보수와 진보가 있는데요. 어떨 때는 보수 정당이 진보적인 아젠다를 내놓습니다. 진보 정당이 보수적인 것을 해서 하나를 들어주고, 받고 그렇게 협치가 되는 거지. 이쪽 주장은 이쪽 주장만 하고, 저쪽 주장은 저쪽 주장만 해서는 안 되거든요. 저는 새누리당 정책을 반대합니다마는 자주 접촉해야 토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럽 방문 기간 새누리당 의원, 한 분을 설득하신 거네요?
"설득을 했다기보다는... 본인은 설득을 당했다고 생각 안 하실 겁니다. 최소한 저희가 주장하는 주장이 무엇인지, 논리가 무엇인지. 본인의 주장에 대해 저희한테 설명하고, 저희도 어떤 것인지 아니까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죠. 괜한 안 될 것 알면서 서로 주장하거나, 감정싸움을 하거나, 저쪽 주장이 옳다는 걸 알면서도..."

-현장에 가보니 '이렇게 우리나라가 가야 하는 것 아닌가'에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
"그것도 그렇고. 예전에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야 정치인이 열흘 정도 산에 간 적이 있는데요. 열흘이 아니라 그 사람들과 10년을 다녀도 생각은 다를 겁니다. 다르지만, 같이 있으면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회의 하면서 처음 휴회가 됐던 것이 여당 의원이 고성 지르면서 문제가 생긴 건데요. '본회의장에서도 (여당과 야당이) 섞어 앉으면 어떤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팟짱>에서 같이 가서 둘러보고, 생생한 현장을 생방송으로 전 세계, 전국에 계신 동포와 국민에게 보여 드리면 어떨까 싶습니다. 자, 유럽에서 열공을 하고 오신 금태섭 의원님과 색깔 있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진짜 주제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병우 수석 얘기인데요.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해요. 우병우 수석의 각종 불법 비리 의혹, '양파 수석'이라 불릴 정도로 줄줄이 나오고 있습니다. 넥슨에 처가 강남땅 판매부터 부인의 농지법 위반 의혹, 법인으로 등록된 수억대 외제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 아들의 유기준 의원실 채용 꽃보직 의혹 등 까도, 까도 나와요. 어떻게 보시나요?
"불행한 사태고. 청와대가 정부 운영의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것 아닌가. 왜냐하면, 청와대 민정수석은 그 자체가 법률적으로도 고위직이고, 실질적으로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입니다. 공직에 있으면 고위직은 결과 책임을 지는 겁니다. 지금 진경준 검사장 승진 때 인사 검증하면서 문제가 된 것인데요. 거기에 대해서 우병우 민정수석의 반응은 '계좌추적권이 없었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거든요. 어떤 방법을 쓰든지... 진경준 검사장이 평범한 검사가 아니라 검찰 내에서 꽃이라 하는 검사장에 승진한 것이고, 그 검증을 한 건데 못한 거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죠. 계좌추적한 직원에게 할 것도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본인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고, 지금 진경준 검사장 사태가 생겼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우리가 계좌추적권이 없었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정상적으로 안 가니 계속 문제가 생기고, 국민이 정부 전체에 대해 신뢰를 잃는 것이죠. 애초에 책임을 정상적으로 졌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을 텐데, 참 답답합니다."

-어떻게 보세요? 검사 출신이신데...
"저도 공무원 출신인데, 저도 옛날 사람이 돼서... 제가 공무원 될 때 무슨 얘기를 들었느냐면요. '공무원은 주식 투자를 하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정보를 많이 안다'. 정보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보기에 '저거는 불공정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우병우 수석은 평범한 공무원이면 모르겠지만, 고위 공직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자식 문제나 처가 문제나 일반인 시각으로는 될지 몰라도 참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하나씩 보면 '이렇게까지 했을까'하는 문제가 많이 나와서... 더군다나 이분이 인사 검증을 하는 자리에 있는데, 본인이 이러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냉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 인사 검증을 하면 논문 표절부터 부동산 투기 문제까지 온갖 문제가 나오는데 다 변명이 있어요. '그때는 다 그랬다', '그때는 월급이 적어서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와이프가 한 것이다' 온갖 것이 다 있지만, 고위 공직에 올라갈 때는 그만큼 높은 도덕성이 있어야 하거든요. 낙제점을 면하는 도덕성으로는 안 된다. 본인 자체가 가장 깨끗하고, 흠이 없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는 거죠."

-고위 공직자들을 검증하고, 공직 기강을 책임지는 민정수석 자리라서 (그런지) 더욱 국민이 우병우 수석 인사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은 그냥 버티는 것 같아요.
"참, 박 대통령이 한번 쓴 사람은 계속 쓰는 게 있는데요. 팩트를 가지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우병우 수석이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다. 그건 우병우 민정수석 개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결국 청와대가 검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것이고, 중요한 국가 기관인 검찰 인사에 대해 신뢰가 흐트러지는 것이고요. 개인적인 도덕성 문제를 떠나서도 굉장히 문제가 많다는 것이 통설이었거든요. 물론 검찰에서 수사하는 사건, 법무부에서 돌아가는 사건을 대통령이 알아야 하지만, 민정수석은 미묘한 자리에 있어서 정보만 왔다, 갔다 하는 것이지. '내가 생각하기에 이렇다, 저렇다' 해서는 안 되는 건데요. 가뜩이나 박 대통령님은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다'고 해서 비판을 많이 받았거든요. '내가 생각하기엔 이렇다', '이건 문제가 없다'. 더군다나, 그 통로가 되는 민정수석이 검찰 인사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면 완전히 잘못된 거죠."

-당장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에 대한 자질 문제도 있어요.
"정말 여러 가지 문제가 나오고 있죠. 논문 표절 문제가 있고, 부동산 투기 문제가 있고, 본인이 근무한 지역에서 별장도 구입하셨던데요. 사실 더 큰 문제는 시위와 관련된 것에 대해 말씀하신 걸 보면 '이런 분이 경찰청장이 되셔야 하나' 싶은 게 있습니다. 더군다나, 논란이 된 민정수석이 검증해서 가는 것이니까. 정말 대통령께서 고집이 세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청와대에서는 '특별 감찰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 같아요. 특별 감찰이 이번에 처음 시행되는 건데, 이 감찰을 통해서 모든 의혹이 해소될 수 있는 건가요?
"특별 감찰의 업무 범위가 굉장히 제한돼있고요. 수사를 못 합니다. 감찰 조사만 할 수 있고,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검찰에 고발하는 겁니다. 우병우 수석이 문제가 된 여러 사건 중에 수석 전 검사 시절에 벌어진 일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 들여다보지 못합니다. 청와대에 들어온 다음의 일만 보기 때문에 얕게 보는 건데요. 그런 얕은 감찰 결과를 통해 별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도 근본적으로 진경준 검사장 검증 문제에서 실패한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판사가 억울한 사람에게 유죄 판결을 해서 십몇 년 징역을 받았다. '나는 그때 열심히 재판했다'로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해방 이후 68년간 한 번도 없었는데, 처음으로 검사장이 구속되는 일이 생기고, 그 검증 책임자가 지금의 민정수석인데요. 감찰 조사를 지켜보고 하자는 건 법 위반 상황을 보자는 것인지 납득이 안 갑니다."

-특별 감찰을 해도 관련해서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든, 거쳐야 하지 않습니까?
"거쳐야 합니다. 오래 걸리고, 감찰 권한이 제한돼있고요. 민정수석이 된 다음 시기부터 알 수 있어서 문제가 많습니다."

-민심이 이렇게 들끓고, 야당에서 연일 '우병우 수석 안 된다'고 하는데, 박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요. 왜 이렇게 우 우석을 감싼다고 보세요?
"제가 짐작할 수는 없지만, '임기 말이 다가오는데 하나가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박 대통령을 비롯해서 청와대에 계신 분들이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저희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도 아니고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잘되는 걸 야당도 바라고 있고, 지금 청와대 민정수석이 물러나야 한다는 건 절대 정치 공세가 아닙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당연히 책임지고, 더 나은 사람이 민정수석이 돼서 제대로 된 검증을 해야지. 지금처럼 고집부리는 것은 박 대통령 본인을 위해서나, 정부를 위해서나 참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이 언제까지 버틸지, 특별 감찰 결과가 나오면 어떻게 말할지 주목이 되는데요. 우병우 수석 문제,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사실 우병우 민정수석이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나 다들 검사 출신이세요. 지금 검찰을 비롯해서 법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는데, 검사 출신을 검사 출신이 감찰한다는 것에 대해 국민이 어떻게 느낄지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저는 이제 법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고, 검찰도 '내부 개혁하겠다'고 하지만 아무도 신뢰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청와대가 나서서 이렇게 논란되고, 국민 다수가 '물러나라'고 하는 민정수석을 또 검사 출신이 나서서 '감찰해서 그 결과에 따라서 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검찰 개혁도 제대로 될 수 없는 거죠. 청와대가 저러니 검찰도 개혁을 '우리가 하지'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길게 안 보더라도 국민이 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겁니다. '정부 신뢰가 떨어지면 야당이 잘 된다'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부도 잘 되고, 야당도 잘 돼야지. 지금은 대단히 잘못된 방향이란 생각이 듭니다."

-'불행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국민 입장에서는 참 불행한 거죠. 신뢰받지 못하고, 정부가 계속 비판받고 있고. 검사 출신이셔서 더 그러실 것 같은데요. 검사이실 때 우병우 수석도 검사 시절이 있었을 텐데 평가가 어떻습니까?
"개인적인 평가를 예로 들자면 굉장히 강한 스타일이죠. 한참 된 일이지만, 게이트 사건이 많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중수부에 있어서 한번 다 모아서 검사들에 대한 평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우병우 수석에 대해서는 반감이 있었어요. 강한 스타일인데, 수사하면 강하게 하기도 하고, 회유하기도 하는데요. 평이 수사는 굉장히 잘합니다. 그건 검사 때 얘기고, 최근에 편지를 써서 논란이 됐지만, 거액의 뇌물을 받아서 구속된 김광준 부장 검사가 있는데요. 거기도 수사는 참 잘했습니다. 수사를 잘한다고 해서 다른 영역에서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지금 검증을 하는 걸 봤을 때,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 우병우 수석이 했다고 의혹을 받는 그런 역할을 봤을 때 이분이 검사로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민정수석으로는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사는 강하게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전에 전해철 의원님이 나오셔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 조사받으실 때 직접 조사했던 사람이 우병우 수석이었잖아요. 대검 중수부 1과장이었는데, 언론을 통해서는 '잘했다', '예를 갖추고 했다'고 했는데 전해철 의원 얘기로는 굉장히 고압적이었고...
"문재인 전 대표도 그러셨지만, 그 당시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형편없었다'는 게 정설이죠. 물론, 어떤 사람을 상대로 수사하더라도 형사소송법상 절차를 지키고, 인권 침해가 없도록 해야 하지만, 그때 언론 수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흘려서 망신을 준 것은 수사하는 검사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그때 수사팀에 있었던 검사들은 그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구조와 비슷한 건데요. 언론에서 다른 기사가 나오면 검찰에서 펄쩍 뛰면서 '참, 나쁜 빨대가 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겁니다.

전체적인 책임을 져야죠. 노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수사 기관에 있었던 일, 사실이 아닌 것까지 언론에 보도되는 걸 항의해야 하는데, 검찰이 오히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화내는 겁니다. 결국, 거기에 대해 색출도 못 하고, 이것이 과연 고도로 짜여서 전직 대통령을 망신주기 위한 행위였는지, 기강이 흐트러져서 그런 것인지, 정권이 바뀌니까 새 정권에 잘 보이려는 사람들이 정보를 언론에 내놓은 것인지 아주 구체적인 건 모른다고 하더라도 검찰에게 부끄러운 역사고요. 우병우 민정수석이 수사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사람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절대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그 문제죠. 수사팀의 망신 주기 언론 플레이,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우병우 수석의 모습을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 대박 진경준 검사장과 이번에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자살한 김홍영 검사, 이분 어머니를 만나 봤었는데요. 내년에 결혼하려 준비도 하던 아들이었고, '울면서 전화했을 때 내가 올라와서 아들을 만나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가슴이 아프다'고 눈물을 흘리시던데요. 김 검사에게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김대현 부장검사에 대해서 검찰이 해임 청구를 했습니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법조인, 야당 등에서 지적하고 있는데요. 검찰청법상 검사는 국회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파면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검찰이 이런 상황이나 수사를 보지 않고 바로 해임이라는 카드를 던졌거든요. 이런 검찰의 모습은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은 검찰이 내부적 개혁으로 무얼 하는 건 지나간 지 오래됐다고 봅니다. 내부적으로 개혁을 못 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도 부장 검사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는데 이건 사실 문화거든요. 검찰 내에서 여러 일이 있고, 거기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지 검찰은... 조금 이야기가 빗나가는데요. 검찰과 경찰 관계에서 검찰은 '경찰이 인권침해(할) 소지가 있어서 수사지휘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검찰은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는데, 아무런 감독도 안 받습니다. 검찰이 대한민국 기관 중에 거의 유일하게 감사원이 현장에 와서 감사도 못 합니다. 자기들이 다 합니다.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개인을 자르는 식으로 가는데요. 전반적인 문화가 잘못된 것이어서 뿌리째 뜯어고쳐야 하지 않나. 검찰이 구조적 개혁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고요. 해임과 관련해서는 법적으로 더 이상 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파면이 가능한데 그거는 국회가 탄핵하던지, 유죄 판결이 확정돼야 합니다. 확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합니다.

해임하고 파면의 차이는요. 파면당하면 5년간 공직 임명이 안 되고, 해임은 3년입니다. 변호사 자격은 둘 다 어려울 것이고요. 파면이거나 해임된 검사가 다시 공직에 오르는 건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렵고요. 퇴직금, 연금을 얼마나 가져가는지의 문제인데요. 파면을 당하게 되면 4분의 1 내지는 2분의 1. 더 많이 못 가져가게 되는데요. 그걸 위해서 길면 2년, 짧으면 1년 기다리는 문제여서 초점이 김대현 부장 검사 개인에 대해 파면으로 가지 않고, 해임으로 가서 검찰이 잘못한 것이다. 저는 큰 쟁점은 아니라 봅니다. 지금까지 해임당한 사례를 보면 잘 아시겠지만, 여러 사례가 있고요. 종교 단체에 빠져서 수사 정보를 내어준 검사를 비롯해서 지금까지 역사상 파면된 적이 없었는데요. 파면되면 국회에서 탄핵하거나 기다려야 하는데 그보다는 이 기회에 전반적으로 (검찰이)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개인이 대단히 잘못한 것이고, 김대현 검사가 엄중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지만,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해서요."

-검찰 개혁으로 자연스럽게 화제가 모아지게 됩니다. 사실 진경준 검사장 구속 기소도 그렇고, 우 수석 의혹도 그렇고. 그동안 스폰서 검사니, 벤츠 검사니 검찰 비리가 국민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김영란법이 탄생하고, 지지를 많이 받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고요. 이번엔 검찰 개혁을 해야 할 텐데, 정권 바뀌지 않는 이상 못하는 건가요? 정권이 바뀌어도 안 되는 건가요?
"정권이 바뀌어야죠. (웃음) 당연히 바뀔 겁니다. 하지만,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검찰의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검찰의 문제는 단순한데요. 권한이 너무 센 겁니다. 이름 대면 아는 전 세계 어떤 국가든지, 유사 이래 전 세계를 통틀어서 대한민국 검사가 제일 셉니다. 모든 악의 근원인 겁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스폰서 검사가 생긴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 못 합니다. 왜 검사에게 술을 사주고, 차를 빌려주고... 차라리 불쌍한 국회의원 도와주시지. (웃음) 검사가 너무나 세서 우리나라에서 검사를 알아두고, 술을 사주는 게 힘이 되는 겁니다."

-사실, 기소독점주의도 있고, 수사에 있어서...
"네. 검사의 가장 문제가 수사권입니다. 검사가 수사하는 나라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이렇게 얘기하면 '미국도 검사가 수사한다'고 할 텐데,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합니다. 경찰 부패는 경찰끼리 못하니까 검사들이 팀을 짜서 일시적으로 하는데요. 전반적인 수사는 경찰이 합니다. 다만, 수사를 하다 보면 어느 누구라도 오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찰관이 밤새서 범인을 잡으려 하고, 자백을 받으려는 게 성과급 때문이 아니거든요. 범죄와 맞부딪히면 그렇게 되게 돼 있습니다. 그게 지나치면 권한을 남용하거나 인권 침해 우려가 있으니까 그걸 견제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한데, 검찰은 기본적으로 그런 제도입니다. 경찰이 수사하면 검찰이 견제하는...

어떤 식으로 작동하느냐면요. 이명박 정부 때 얘기이지만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배임으로 기소되지 않았습니까? 그때 많은 법조인이 '이게 무슨 배임이냐. 법원에서 국세청과 합의하라고 해서 합의한 건데' 그렇게 얘기했는데요. 검찰에서도 거의 반대했는데, 어떤 검사가 '나는 배임 된다고 생각해'하고 기소한 겁니다. 이게 권력이고, 권한인 겁니다. 외국 같으면 경찰에서 만약 그렇게 하면 검찰에서 '이건 배임죄가 안 된다'고 말했을 겁니다. 그 경우에 청와대에서 혹시라도 정연주 사장이 미워서 처벌하고 싶었으면 검찰과 경찰 양쪽에 압력을 행사해야 해서 어려운 겁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경찰관이 청와대 마음에 들고 싶고, 아부하고 싶어서 정연주 사장은 배임으로 기소하려 할 때 검찰 입장에서는 처벌이 된다고 하더라도 자기 공이 아니고, 자기가 보기엔 배임이 아니니 견제할 수 있습니다. 이게 어려워지는데... 우리나라 검사들은 본인이 직접 아무 견제도 안 받고 수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진경준 검사가 넥슨에서 주식을 받은 것이 검사장이 돼서, 검찰에서 고위직이 된 다음이 아닙니다. 초반에 된 거거든요. 삼성엑스파일 나왔을 때 양상을 보면 검찰이 조직적으로 관리를 하는 겁니다. 소위 말하는 어린 검사부터. 검찰이 너무 힘이 세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어디 가서 말을 못합니다.

다른 나라 검사들은 청렴하고, 우리 검사들도 청렴해져야 한다. 검찰 개혁을 말할 때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것이 검찰 권한이 중요한데, 올바른 방향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데요. 출발이 잘못된 겁니다. 검찰 권한이라는 걸 5분의 1 정도로 대폭 축소하면 문제가 안 생깁니다. 직접 수사하지 않고 지휘하게 되면 누가 검사에 가서 스폰서를 해주고 하겠습니까? 중수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내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누구를 알아', '같이 술을 마셨다'고 얘기하고, 이것 자체가 힘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검찰이 수사를 못 하고, 경찰이 수사하는 걸 견제하기만 하면 그런 게 없어지는 거죠."

-전제 자체가 다르네요. 검찰이 수사를 올바르게 할 수 있게 끌어주는 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저는 그 생각이 틀렸다고 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인류가 생긴 이래 우리가 이름을 아는 나라 중에서는 대한민국 검사가 압도적으로 셉니다. 진보 정부에서도 실수했다고 생각하는데요. 권력을 놓은 상태에서 이걸 올바른 방향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가길 바라는데요. 민주 국가에서 신뢰나 믿음, 착한 사람이 나와서 해주길 바라면서 하면 안 되고, 불신이나 권력에 대한 견제가 전제돼야 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권한 남용을 시도할 때 어떻게 견제할 수 있는지. 우리나라 검사는 너무 셉니다. 만약에 우리가 정권 교체가 돼서 검사 한 명이 정의로운 사람이 나타나서 구악을 일소하고, 그간 정권에 쌓인 잘못을 다 헤쳐서 온 국민의 추앙을 받는 '국민 검사'가 생기고, 팬클럽이 생기는 건 위험하다고 봅니다.

그러다 정권 교체돼서 이상한 정권이 들어오면 똑같은 권한으로 하려고 하거든요. '이 사람은 착한 검사니까 되고, 이 사람은 나쁜 검사니까 안 된다'는 안 됩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의 선의에 기대하는 제도입니다. 검찰은 다른 나라 예를 보더라도 스폰서 검사가 없지 않습니까? 적고 많은 게 아니라 거기는 생각을 못 해요. 그 나라에서 검사에게 벤츠를 주면 정말 사랑의 선물이거든요.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이 안 되는 건데, 이걸 유지한 채로 검사가 올바르게... 그거는 잘못됐다고 봅니다."

-의원님 말씀을 들어보니 속 시원하게 이해가 가네요.
"'검사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면서 검사선서 만들고, 이거는 잘못된 방향 같습니다. 오도하는 것 같습니다. 검사도 평범한 공무원입니다. 법률 전문가고, 경찰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고, 기소하고, 법에 따라 공소 유지하면 되는 것이지. 검사들이 비장하게 나와서 '뼈를 깎는다' 그럴 필요가 없거든요. 외국에 그런 검사 하나도 없고, 우리나라만큼 검찰이 하는 일이 신문 지상을 장식하는 일이 없습니다. 검찰은 범죄를 상대해야지. 지난 몇 년 역사를 보더라도 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 감염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검찰이 결정했습니다. 황우석 교수가 만든 줄기세포가 진짜인지도... 그런 권한을 가지면서 검찰이 올바르게 행동하길 기대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뼈를 깎는데요. 뼈가 없을 것 같아요. 다 깎았어. (웃음)
"그게 사실 검찰의 본연 업무거든요. 저는 어려서 꿈이 탐정이었는데, 탐정이 불법이라... 우리나라에서 경찰이나 검찰을 해야 하는 건데, 검찰이 수사권이 있어서 해봤는데 너무 사회 문제에 개입하고. 외국에서는 검사로서 자기 직업에 충실하게 살 수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성 자체가 문제가 안 됩니다. 범죄자 상대하고, 형법을 쓰는데 정치적 중립성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문제가 안 되는데요. 만약 그랬으면 저도 검사 생활 계속하고 행복하게 살았을 텐데..."

-지금도 행복하시죠?
"저는 항상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의원님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검찰이 셀프 개혁하는 건 말도 안 된다'로 정리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요. 지금 야3당이 검찰 개혁 특위 구성에 합의하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공직자비리수사처에 합의했습니다. 이렇게 검찰 개혁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그래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더라고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어제 '야당이 자신들 입맛에 맞게 검찰 개혁을 하려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러면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럼, 새누리당의 의견을 내놓으십시오. 새누리당에서 '검찰이 문제없다'고 생각하신 것인지, 저희는 대안과 의견을 낸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아무 의견도 안 낸 것 아닙니까. 새누리당 의견은 '검찰이 이대로 가도 좋다',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건지. '그래서 검찰을 안 바꾸고 가겠다'고 말씀하시면 다른 문제인데, 아무 의견도 안 내면서 우리가 낸 의견을 가지고 비판만 일삼는 건 발목 잡는 거죠. 과거 야당이 한다고 맨날 비판하던 걸 여당이 하고 있는 건데요. 크게 제도를 바꿀 수 있는 건 여당이 나설 때 할 수 있는데요.

저희는 진심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검찰 개혁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래놓고 어디 가서 얘기를 하겠느냐. 새누리당 의견은 무엇이냐. 그걸 내놓으면 얘기할 수 있고, 그전에 우리 안을 준비하기 위해 국민의당과 협의하고, 내부 토론도 거치고, 야3당이 검찰 특위를 만든다고 한 건데 새누리당이 오면 쌍수 들고 환영하는 거죠. 같이 (검찰 개혁) 하자. 의원 수도 많아져서 1당이 됐는데... (웃음) 토론하고, 새누리당의 의견을 내주면 당연히 존중받고, 토론하게 될 텐데 아무 의견도 안 내면서 하는 건 발목 잡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발목은 새누리당이 잡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의원님 생각에 구체적인 개혁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가지는 걸 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검경 수사권 조정'인가요?
"수사권 조정하고는 조금 다른데요. 수사권 조정은 경찰에서 검찰의 수사 지휘를 안 받고 경찰도 수사를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거고요. 경찰은 10만이 넘는 병력이 일반 시민을 상대하기 때문에 견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한 수사 지휘가 필요하고요. 다만, 검찰이 수사하는 건 없어야죠. 그걸 떼면, 검찰의 권한을 대폭 줄이면 여러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검찰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오신 분들이 대체로 거기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센 게 문제다'. 경찰에게 권한을 세게 해서 둘이 경쟁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기니까 검찰 권한을 줄이자. 외국 같은 경우에는 (검찰 권한이 적은 것이) 전 세계 표준이거든요. 독일이나 미국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그렇게 개혁하다 보면 뛰어난 인재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분들이 검찰이 안 가는 것 아닌가요? 검사가 힘이 약해지면서 검사 제도가 무너지는 건 아닙니까?
"우리나라에서 항상 문제로 지적된 것이 '왜 뛰어난 학생들이 법조계로 가느냐'인데, 사회 신분 상승으로 판사, 검사를 원하는 건데요. 우수한 사람들만 판사, 검사가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 때 잘한 것 중 하나가 배심재판 도입인데요.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오니까 그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게 되는 겁니다. 그전에는 재판을 가서 방청하고 있으면 뭐라고 하는지 모릅니다. 판사와 검사가 자기들만 아는 말을 쓰니까. 판사나 검사나 공정하고, 상식에 맞는 분이 가시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분 중에 훌륭하신 분이 대법관을 하고 그러는 거지만, 사실은 자기 자랑인데... (웃음) 검찰 마크 있지 않습니까? 그걸 제가 만들었거든요. 도안을 만든 건 아니고 의견 수렴을 한 건데요. 검사들한테 '어떻게 만들면 좋겠냐'고 했더니 '어사 박문수'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많은 검사가 스스로 정체성에 대해서 외부에서 독수리 오형제라 비판받은 것처럼 '도탄에 빠진 백성이 어려워할 때 짠 나타나서 구해준다' 그거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국민 중에서도 은연중에 검사로 우수한 사람이 가서 다툼이 있을 때 해결해주길 바라는데, 그건 검사가 할 일이 아니고 지역 사회가 해야 할 일이고, 정치가 할 일이죠. 검사는 형사 문제를 다뤄야 하는데, 너무 많이 월권을 하는 겁니다. 왜 노사 문제에 검찰이... 예를 들어 항공사에서 파업이 일어났다. 그러면, 공안부 검사가 항공사 경영진하고 조종사 노조 사람들을 검사실로 불러서 합의를 시킵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그걸 그냥 두면서 검사에 우수한 사람이 가서 공정한 판단을 제대로 하길 바라는 건 잘못됐다고 봅니다."

-정말 우리 사회가 기승전검으로 가고 있네요.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말씀이신데,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개혁에 동의하시나요?
"검찰 내부가 항상 늦는데, 지금 젊은 검사들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검사 수가 적었을 때보다는 조직원 생각도 달라서 직업으로서 검사를 하면서 살아가고 싶은 사람이 많거든요. 저희 때만 해도 잘못된 생각인데 예전에는 부장이 회식하자고 하면 밤새 술을 마시고 그랬는데요. 지금은 상명하복 문화가 많이 바뀌고, 여성 검사가 많아지면서 문화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국민이 검찰 개혁에 대한 욕구가 높아서 본연의 업무를 검찰에 돌려주고, 본연 업무를 잘할 수 있게 해준다면 찬성할 것으로 봅니다. 지금 저희 나이 또래 일부 특수부 검사들을 만나보면 '자기들은 수사하러 들어왔다', '검찰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노사 관계도 하고, 선거법도 하고, 고위 공직자 잡아넣으려 검사로 왔는데, 그 사람과 다르게는 밑에서는 문화가 다릅니다. 이 부분은 떼어내고, 밑에서는 새로운 본연의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줘야죠. 잘못된 검사 역할을 하겠다는 문화를 계속 끌고 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검사가 있더라도 검찰을 개혁하려고 야당이 힘을 모으고, 새누리당이 의견을 내서 국회에 어떤 법안이나 정책이 만들어지면 검찰에서는 반발이 클 것 같은데요. 검찰 출신 새누리당 의원, 얼마나 많습니까?
"그건 깨야죠. 국민의 힘, 여론의 힘이라 생각하는데 그게 많이 쌓여 있다고 봅니다. '내가 검찰 출신이니까' 이것만으로 어려운 상황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론을 모아서 꼭 해내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웃음) 지금 국회 얘기 잠깐 해보죠. 법사위에 계시잖아요? 야당 의원들과 이야기 나누고 하실 텐데요. '20대 국회에서 이런 일을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실질적으로 제도를 바꾸자는 말을 많이 합니다. 명분만 가지고 했다기보다는 법사위 경우에는 법원, 검찰 개혁 문제인데요. 어떤 법을 만들기보다는 중요한 문제가 대법관이 너무 다양화돼있지 않은데요. 무슨 법을 만드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법관이 있을 때 변호사 출신도 있고, 학계 출신도 있고, 시민사회 출신도 있어서 '다양한 견해가 있구나'라고 볼 수 있게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하자는 말을 많이 합니다."

-직접 상임위에서 질의해보시니 어떠세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입법만 생각하면 국회선진화법도 있고, 상대 당에서 반대하면 되겠냐고 하지만 여론을 환기시키는 것부터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고, 정책 질의를 통해서 '이건 왜 이렇게 돼 있느냐'고 하면 할 수 있게 많아서 시간이 아깝고요. 가능하다면 한 30년... (웃음)"

-30년 하시겠다는 건가요? (웃음)
"그건 농담이고요. 4년을 하더라도 시간 낭비를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역구 활동도 열심히 하고 계시죠?
"아직 초선이라 본회의에서 발언을 딱 한 번 해봤거든요. 그런 경험을 쌓다 보니 자주 못 뵀는데, 그래도 강서 갑 주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저희가 한 시간 가까이 금태섭 의원님과 우병우 수석 문제, 진경준 검사장 문제, 검찰 개혁 등 무거운 주제를 다뤄 봤는데 그래도 유쾌하게 의원님의 깔때기도 들으면서 진행해봤습니다. 끝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 말씀 해주시죠.
"정치가 많은 실망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는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이 가르쳐 주시고, 저희가 잘못한 일이 있으면 채찍질도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네, 의원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끝>



태그:#금태섭, #장윤선, #박정호,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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