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구시교육청의 '거침없는' 초·중학교 통폐합 추진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교육청은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대운동에 나섰는데도 내년 3월까지 이 지역 유가초와 대동초, 그리고 2개의 중학교에 대한 통폐합 작업에 뛰어들었다.

노태우의 공산초·김윤옥의 수창초, 통폐합 제외

1일 대구시교육청의 학교통폐합 담당자는 "학교 통폐합의 핵심 기준은 '학생 수'이며 또 다른 기준은 '주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수 114명인 대구 유가초를 올해 9월부터 통폐합한다. 학생 수 149명인 대구 대동초는 내년 3월까지 통폐합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교육청 학교통폐합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 수가 더 적은, 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부인이 나온 학교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형평성 논란에 따른 반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노태우 전대통령의 모교인 대구시 동구 공산1동 공산국교 본관에 걸려있던 노태우 전대통령의 친필 휘호와 홍보용 사진액자 10여점이 21일 철거돼 창고에 쌓여있다(1995.11.21)
 노태우 전대통령의 모교인 대구시 동구 공산1동 공산국교 본관에 걸려있던 노태우 전대통령의 친필 휘호와 홍보용 사진액자 10여점이 21일 철거돼 창고에 쌓여있다(1995.11.21)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노태우 전 대통령이 나온 대구 공산초는 학생수가 82명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가 나온 대구 수창초는 학생수가 8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이순자씨의 모교인 대구 종로초도 학생 수는 128명이다.

이들 학교는 교육부가 잡은 초등학교 통폐합 기준인 도시지역 재학생 240명에 견줘 매우 적은 수치다. 게다가 대구시교육청이 기준을 적용해 통폐합을 추진 중인 유가초·대동초에 견줘서도 무척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대구 교육계에서는 '동문이나 부모 권력 보고 학교 통폐합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대구교육청이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유가초와 대동초는 각각 재래시장과 논밭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대구 작은학교살리기공대위의 임성무 공동대표는 "힘없는 서민 자녀가 다니는 유가초와 대동초에 대해서는 학교통폐합을 밀어붙인 교육청이 더 적은 규모인 전직 대통령 관련 초교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들이 내세우는 '학생 수 기준 통폐합' 정책이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알 수 있는 징표"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작은 학교가 '관계의 교육'에 훨씬 유리해 학생들의 참 실력이 더 높다면서 작은 학교 유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직 대통령 관련 학교엔 입도 뻥끗 못해" 지적에 "교육적 판단"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관련 초교들이 학생 수가 적기는 하지만 앞으로 주변에 개발이 많이 될 예정이기 때문에 폐교를 염두해 두지 않고 있다"면서 "학생 수 기준이 폐교의 핵심기준이지만 학생 증가요인이 있거나 '원거리 통학' 문제가 있을 때는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는 정치적 이해타산에 따라 판단한 것이 아니라 교육적 필요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한 초등학교를 통폐합할 때마다 교육부로부터 인센티브 조로 50억 원을 받는다. 중학교의 경우엔 110억 원을 받는다. 이 교육청이 내년 3월까지 4개교를 통폐합할 경우 모두 320억 원을 받게 된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전직 대통령 초교 살리기, #작은학교살리기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