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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농민의 가족 맞이한 우상호 백남기 농민의 장녀 도라지씨가 25일 오전 서울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면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습니다. 이대로 보내드리기에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 백남기씨의 가족들과 백남기농민대책위원회가 25일 더불어민주당을 찾아 백씨의 위중한 상황을 전하며 책임자 처벌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를 만난 정현찬 대책위 공동대표(가톨릭농민회장)는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이후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백남기법'을 만드는 게 우리의 바람이다"라며 "백남기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에 꼭 좀 (문제를) 해결해주십사 하고 이렇게 찾아왔다"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 자리에는 백씨의 아내 박경숙씨와 두 딸 백도라지·민주화씨, 손자 지오군도 참석했다.

백도라지씨는 "(최근 아버지의) 상태가 상당히 안 좋다가, 지금은 더 나빠지지 않은 정도의 상태다"라며 "누워 계신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장기 기능이 많이 약해져서 소화가 원활히 되지 않는다"라고 백씨의 상태를 전했다. 이어 백도라지씨는 "병원에서도 어떻게 예측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권, 총선 민심 이렇게 무시하나"

이날 면담에 참석한 박석운 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지금 백남기 농민의 상태가 굉장히 위중하다. 앞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사건 후) 9개월이 다 돼가는 시점까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며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표는 "4.13 총선에서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을 엄히 심판했다"라며 "그럼에도 총선 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총선 결과를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 거냐'라며 분개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백남기 농민의 손자도,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백남기 농민의 부인 박경숙씨(오른쪽)와 딸 민주화씨(왼쪽)와 손자 지오군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면담 자리에 앉아 있다. ⓒ 이희훈
백남기 농민 위중하단 소식에, 우상호 '질끈'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수개월째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가족들과 면담자리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은 백 농민의 장녀 도라지씨. ⓒ 이희훈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한열 열사를 거론하며 백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족들과 대책위에 전했다.

"1987년 6월, 그때 제가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다. 이한열 열사는 27일간 연대 세브란스 중환자실에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었다. 수많은 학생들이 눈물로 소생을 기원했지만 끝내 하늘로 떠났다. 지금 (백씨가 사경을 헤매고 있는) 254일이라는 시간은 27일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긴 시간이다. 중요한 건 이 문제와 관련된 수사가 전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그냥 시간을 끌면 잊혀지고 덮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이한열 열사의 소생을 위해 싸웠던 그 마음으로 백남기 농민 문제를 다루겠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시간을 끈다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경고한다. 국회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면담에 참석한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그 동안 가족 분들을 볼 때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는데, 사실상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가족들 뵙기가 참으로 부끄럽다"라며 "이 사실을 덮어놓고 과연 백남기 농민을 어떻게 보내드릴 것인지, 보내드리는 상황에 놓였을 때 그 분노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정말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조치를 취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민주 찾은 백남기 농민의 가족 지난해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살인적인 물대포 진압으로 수개월째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백남기 농민의 가족들과 대책위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백남기TF 위원들을 면담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백씨 가족과 대책위는 빠른 시일 내 국회 청문회가 개최되도록 상임위와 원내대표단의 적극적인 협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야3당(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은 20대 국회가 시작되자마자 백씨 문제 등 5개 현안의 공조를 합의하고,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관련기사 : 야3당 "가습기 살균제·백남기 청문회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청문회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씨는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가 경찰의 직사 물대포를 맞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뒤,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태그:#백남기, #청문회, #책임자 처벌,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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