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송영길 의원이 24일 나란히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주에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연 추미애 의원까지 3파전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이종걸 의원, 정청래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 의사를 밝힌 김상곤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파 청산을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정권교체로 민생복지국가를 만들자. 제가 당대표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이 한 가지이다"라며 "계파의 눈치를 보며 표를 구걸하는 대표는 필요 없다. 우리 당의 대표는 계파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과 당원의 대표여야 하고, 당권이 목표가 아니라 집권이 목표인 대표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이어 공식 출마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온라인 10만 당원'을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온라인 10만 당원이 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유불리를 떠나 디지털시대에 온라인 당원은 소중한 결정을 한 분들"라며 "(온라인 당원들이) 적극적으로 당 활동에 참여해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해 혁신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원외 인사이기 때문에 다른 후보들에 비해 계파 색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당대표 출마 권유도 일부 혁신위원들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요청으로 혁신위원장직을 맡은 만큼, '친문 인사'라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원외 인사인 데다가, 일찌감치 선거 모드에 들어간 추미애·송영길 의원에 비해 늦은 출발이라는 점도 김 전 위원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거란 지적이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일부에서 그렇게 규정하는 것을 저도 봤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당대표 선거는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모아 이뤄지는 것데 특정 소속, 정파, 계파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이번에 선출될 당대표는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여의도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라며 "(당대표 선거가 치러지는 8.27 전당대회까지) 30일 이상 남았으니, 전당대회에 참여해 의견을 표현할 대의원, 권리당원, 일반당원, 시민들께서 충분히 판단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출마 의사를 밝힌 추미애·송영길 의원을 향해 "두 분 모두 의정활동을 오래 한 훌륭한 분들이다"라며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잘 해나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상곤 "선의의 경쟁", 송영길 "환영한다"

지난 총선 때 당대표 출마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송영길 의원도 이날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안정과 대선승리"를 강조했다. 이날 송 의원은 ▲ 무능하고 오만한 박근혜 정권에 맞서는 강한 야당 ▲ 경제위기 대응책 마련에 총력 ▲ 수권비전위원회 설치 ▲ 호남민심 및 야권통합 ▲ 남북화해협력정책 심화·발전 등을 내세웠다.

특히 송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한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거론했다. 송 의원은 "끝까지 통합에 참여하지 않는 분열주의 세력을 통제할 수 있도록 야권통합 정권교체를 바라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 행동하는 양심들과 소통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더민주 주도의 야권통합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국민의당과 당연히 야권공조를 해나갈 것이다. 만약 그게 안 될 경우 플랜B도 생각해두겠다"라고 덧붙였다.

수권비전위원회와 관련해 송 의원은 "2012년 문재인 후보의 공약집이 대선 2주 전에 나왔다고 한다"라며 "이번에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 대선 후보 개인에게 보든 준비를 맡기는 게 아니라 당 차원에서 집권 시 5년 국정 로드맵을 준비해 수권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가 되겠다"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바로 앞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 김상곤 전 위원장을 향해 "환영한다. 두 명보다 세 명이 더 활기찰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다소 활기가 떨어지는 당대표 선거가 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계파싸움, 이전투구하면 흥미로운 선거고, 정책경쟁하면 재미없는 선거로 보는데, 그래선 안 된다"라며 "새누리당과 달리 서로 네거티브 공격하지 않고 정책과 비전으로 하는 선거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종걸·정청래 출마 고심

이로써 현재까지 8.27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인물은 추미애 의원까지 세 명이다. 추 의원은 지난달 12일 광주에서 토크콘서트를 열어 "대선 승리를 이끌 준비될 정당을 만들겠다"라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관련기사 : '추다르크' 추미애, 광주 금남로서 당권 도전 선언).

이외에도 이종걸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금까지 출마를 공식 선언한 세 후보를 친문 인사라고 지적하며 "출마에 무게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내 비주류 세력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의원은 BBS라디오에 출연해 "당이 이렇게 하나의 세력으로 형성됐냐는 생각에 저당대회가 식은 죽처럼 돼 가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하나의 세력이 친문 세력인가"라는 질문에 "좁게 보면 그럴 수 있다"라고 답했다.

'당대포'로 불리며 확고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정청래 전 의원은 23일 "다음 주 초에 입장을 밝히겠다. 이렇게 힘든 결정은 처음이다"라며 출마에 고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에 나가라는 분이 많고, 만류하는 분도 있다"라며 "주말에 중요한 몇 분과 더 상의를 한 후 입장을 밝히겠다. 어떤 결정을 하든 결정의 기준은 정권교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당대표 후보등록은 27, 28일 이틀 간 진행된다. 후보자가 4인 이상일 경우 예비경선을 치러 3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컷오프한다. 당대표 선거인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여론조사) 10%, 국민(여론조사) 15%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