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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자연 성우가 자신의 트위터(@KNKNOKU)를 통해 올린 포스팅. 티셔츠에 쓰인 문구도, 그녀가 사진과 함께 올린 대사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사진 한 장으로 인해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김자연 성우가 자신의 트위터(@KNKNOKU)를 통해 올린 포스팅. 티셔츠에 쓰인 문구도, 그녀가 사진과 함께 올린 대사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사진 한 장으로 인해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 @KNKNO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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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한 장 때문에 사달이 났다. 뭐가 그리 무서운지는 모르겠지만 뭇 남성들은 이 티셔츠를 '메갈'이라고 부르며 낙인찍기 시작했다.

지난 18일, 성우 김자연씨는 메갈리아4에서 소송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판매한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개인 SNS에 올렸다. 일부 누리꾼들의 악의적인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넥슨은 게임 '클로저스'에 삽입된 김자연씨의 목소리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일어났던 많은 '페미니즘'이슈는 이 티셔츠 한 장에 응축되어 퍼져나갔다. (관련 기사 : 한국 게임이 또... 넥슨은 왜 죄 없는 성우를 하차시켰나)

시끄러웠지만 사실 논의가 진보된 것은 아니다. '메갈이냐 아니냐'는 가학적인 질문의 의도는 뻔하다. '우리의 지위를 위협하는 페미니즘에 동의하는지'를 묻고 싶은 것이다. 이들은 '일부 나쁜 페미니즘'을 솎아내기 위함이라고 변명한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는 이들의 대부분 무엇이 '나쁜 페미니즘'인지 구분할만한 혜안이 있는 것 같지 않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와 이 티셔츠를 만들었던 페이스북 '메갈리아4' 페이지가 다르다는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애초에 그럴 목적도, 필요도 없었을 거다. 그저 낙인 찍고 자신들의 언어로 규정하면 그만이다. 이 일련의 행위는 '남성 권력의 세상'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집회 참석자들이 "we are feminists"라는 현수막과 손피켓을 들고 있다
 집회 참석자들이 "we are feminists"라는 현수막과 손피켓을 들고 있다
ⓒ 강남역10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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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사람들이 모였다. 문제된 바로 그 티셔츠를 입었다. 사람들은 "목소리를 지우지 말라"고 외쳤다. 이는 넥슨의 게임에서 목소리가 지워진 성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남성 권력이 노골적으로 지우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집회 주최 측인 '강남역 10번 출구'의 페이지 관리자 이지원씨는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만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목소리가 억압당하고 지워지고 있다, 이는 부당하다, 우리는 계속 페미니스트일 것이고 여성혐오와 싸울 것이다"라며 이날 모임의 이유를 설명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사람들도 각자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했다.

"속옷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게임 속 여성 캐릭터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것은 검열이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이야기하던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한 성우가 SNS에 특정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게임 속에 있는 그녀의 목소리를 지우라고 항의했습니다. 검열하는 것은 누구고 검열당하는 것은 누구인가요?"

"저는 메갈을 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제게 '너는 메갈이고, 잘못된 페미니즘을 한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페미니스트다, 남성과 동등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홍대 앞에서 발언하고 있는 시위 참가자들
 홍대 앞에서 발언하고 있는 시위 참가자들
ⓒ 강남역10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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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모인 100명 남짓한 사람들은 '페미니스트의 목소리는 억압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가부장제 사회가 삭제해버린 여성의 목소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넥슨을 규탄하고 페미니즘의 목소리를 외치는 집회는 22일과 25일, 성남시 분당구 넥슨 본사 앞에서도 열린다. 우리에겐 더 많은, 그리고 더 큰 페미니즘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넥슨보이콧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넥슨보이콧이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
ⓒ 강남역10번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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