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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에 둥지튼 백로 카이스트에 둥지를 틀은 백로
▲ 카이스트에 둥지튼 백로 카이스트에 둥지를 틀은 백로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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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과 2015년 일이다. 5월부터 9월까지 대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지역 환경단체는 몰매를 맞았다. 대전지역에 서식한 1000여 마리 백로 때문이다. 2014년에는 남선공원에 2015년에는 내동에 백로가 번식했다. 주민들은 벌목을 해서라도 백로를 쫓아내 달라고 요구했다. 대규모 서식을 하다보니 냄새와 분진 소음 등 주민 불편이 초래되었기 때문이다.

대전서구청은 새끼들이 번식 중인 상태에서 벌목 진행을 계획하면서, 환경단체와 마찰을 빚었다. 대규모 살생이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주민들은 환경단체가 벌목을 반대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항의 전화를 수없이 받으며, 육두문자를 참 많이도 들었다.

주민들은 하루 빨리 벌목을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다행히 대규모 살생사태는 막았다. 둥지를 옮긴 걸 확인하고 벌목을 진행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대규모 벌목이 강행됐다는 점이다. 간벌 수준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아름드리나무가 통째로 베어져 나갔다.

대규모 살생이 없었으니 다행이라며 만족하기에는 씁쓸한 사건이다. 수종갱신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된 간벌은 숲의 건강성을 위한 것이 아닌 오로지 백로를 쫓아내기 위한 일이었다(관련 기사 : 고고했던 백로, 이제 어디로 갈지).

벌목으로 쫓겨난 대전 백로이야기는 전국 방송을 탔다. 환경활동가로서는 참 낯 부끄러운 일이다. 다행인 것은 대전시가 나서 백로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결국 대전시는 연구를 통해 백로가 서식할 수 있는 적정부지를 선정했다. 2016년에는 선택된 부지에서 유인책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안타깝게 실패했다.

대전에 서식하는 백로가 베트남 남부에서 월동하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연구 성과였다. 베트남으로 간 백로는 다시 대전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다시 카이스트를 찾았다. 2012년 간벌 때문에 카이스트를 떠났던 백로는 4년 만에 다시 카이스트 내부 다른 숲에 자리를 잡았다. 다시 공은 카이스트로 넘어갔다. 자연과 생명 그리고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바라본다.

대전시는 카이스트와 협력을 통해 공생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나섰다. 관계자와 미팅을 통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대전시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카이스트는 학생들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기숙사 뒤편에 자리 잡은 약 400마리의 백로는 여기서마저 쫓겨나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벌목된 남선공원 나무가 다시 자라 백로가 둥지를 틀 만한 숲이 되려면 적어도 20~30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남선공원 백로 서식지였던 곳을 우연히 지나다 든 생각이다. 백로가 이동했던 궁동, 내동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캠퍼스에서 비행을 시도하는 백로 어린새가 비행연습 중이다.
▲ 캠퍼스에서 비행을 시도하는 백로 어린새가 비행연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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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했던 당시의 모습 2014년 현장 모습
▲ 벌목했던 당시의 모습 2014년 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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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된 남선공원의 모습 작은 나무가 성장하기에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 벌목된 남선공원의 모습 작은 나무가 성장하기에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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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에도 벌목이라는 최악의 방법으로 백로를 쫓아낸다면, 30년 넘게 기다려야 다시 숲이 된다.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옛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전시는 현재도 공생 방법을 대전발전연구원과 함께 모색 중이다. 유인책과 분산책 등 다양한 방법을 시행하고, 이를 통해 백로서식지인 카이스트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공생은 가능하다.

또한, 개체수가 가장 많이 번식하는 시기인 6월~8월까지 카이스트의 방학이기에 다른 주택가보다 이점이 많다. 물론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 피해를 간과하자는 말은 아니다. 기숙사 숙소를 조정하고 많이 인접한 곳 기숙사 배치만 방학에 조정해도 피해를 줄이고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카이스트의 개체를 분산시키고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데 성공한다면 전 세계적으로도 자연과 생명 그리고 사람이 공생한 사례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백로 서식지에 대한 연구 성과까지 얻는다면 금상첨화다.

대전시와 카이스트가 최악이 아닌 최선의 선택으로 백로 서식처를 지켜내고 공생의 방법을 찾기를 바라본다. 이런 노력에 환경활동가의 한 사람으로 함께 할 것이다. 이번에도 벌목된다면 다음에는 다른 숲이 파괴될 것이다.

남선공원 백로 이동 경로 총 5곳의 번식지를 이동했다.
▲ 남선공원 백로 이동 경로 총 5곳의 번식지를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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