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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굴착기에 매달린 한 아주머니를 붙잡고 있다.
 경찰이 굴착기에 매달린 한 아주머니를 붙잡고 있다.
ⓒ 무한정보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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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 도로변 가게 '위험' 민원에 주민들 꿈 '위기']

충남 예산군 오가면에 있는 예산국토관리사무소와 월곡·신석리 주민들이 충돌했다.

국토관리사무소가 "대안을 마련한 뒤 가드레일을 설치하라"는 요구를 뒤로 하고 지난 12일 가드레일 설치공사를 강행하자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국토관리사무소는 이날 경찰을 동원해 국도 21호선 면허시험장사거리 옆 '월곡마을 로컬푸드직판장' 출입로에 가드레일을 설치했다.

주민들은 "월곡리가 마을사업으로 추진하는 로컬푸드직판장과 주변상가는 물론 신석리로 들어가는 출입로가 막혀 주민들 생존권이 위협받고 교통불편이 야기된다"고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침부터 주민들과 대치하던 국토관리사무소는 오전 10시께 '공사를 방해하면 민·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뒤 길게 벽을 친 경찰 100여명을 방어막으로 삼아 가드레일 설치공사를 시작했다.

주민들의 저항은 격렬했다. 한 아주머니는 "나를 죽이고 박으라"며 굴착기가 박고 있던 가드레일 기둥을 껴안고 오열을 터뜨렸다. 이 아주머니는 제지를 당하자 이번에는 굴착기에 올라 온몸으로 매달렸다.

한쪽에서는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말라는 말이냐"며 공사구역에 가져다 놓은 트랙터에 실려 있던 수박을 땅바닥에 내던지는 등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찔한 상황도 속출했다. 한 주민은 농약병 뚜껑을 열어젖혔고, 또 다른 주민은 온몸에 휘발유를 뿌려 다급히 제지에 나선 경찰을 긴장케 했다.

공사현장이 금세 아수라장으로 변했지만 경찰의 호위를 받은 국토관리사무소는 약 2시간여만에 44m 구간에 가드레일을 설치한 뒤 철수했다.

주민들은 화를 삭이지 못했다. 이강원 월곡리 이장은 "주민들은 생계가 달린 문제다. 국토관리사무소는 뭐 대단한 일이라고 경찰까지 불러 가드레일을 설치하느냐"며 "주민들과 협의해 대안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법만 앞세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진태 신석리 이장도 "면허시험장사거리에서 신석리로 들어가는 도로가 위험해 주민들이 이쪽으로 드나들고 있다. 신석리에 들어선 한국도로공사 도로안전시설 성능시험장 직원들도 이곳으로 통행한다"며 "이곳을 가드레일로 막아버리면 주민들은 어디로 통행하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국토관리사무소는 여전히 단호한 입장이다. 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고속도로 진입도로 옆 상가를 드나드는 차량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위험이 매우 높아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며 "현재로선 다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가드레일, #국도, #국토교통부, #예산국토관리사무소,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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