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전반기는 참담했다. 34승 1무 45패 0.430의 승률로 8위에 그쳤다. 후반기 반등을 위해 LG가 풀어야 할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외국인 투수 허프가 가세한 선발 마운드의 안정, 불펜진의 위력 회복, 타선의 집중력 향상, 수비 및 주루의 기본기 충실 등 보완점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마무리 임정우(상세기록보기)의 부활이다. 임정우의 전반기 부침이 LG의 팀 성적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임정우는 개막 이후 5월까지 두 달간 23경기(25이닝)에서 2승 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2.52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2.18을 기록했다. 풀타임 마무리로 첫 시즌을 치르는 젊은 투수의 성적으로서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5월 말까지만 해도 22승 1무 22패 0.500의 승률로 순항한 LG의 팀 성적과 맥락을 같이 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임정우는 11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2.10의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세이브 숫자(3세이브)보다 패수(5패)가 더 많았다.

개막 이후 5월까지 0.263에 불과하던 피안타율은 6월 0.457로 치솟았다. 5월까지는 삼진과 볼넷의 비율이 2.64로 삼진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6월에는 1.00으로 삼진과 볼넷의 비율이 동일해졌다. 임정우의 6월 부진과 더불어 LG의 추락이 본격화되었다. (6월 10승 15패) 

7월의 임정우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피안타율은 0.313으로 아직 높고 삼진과 볼넷의 비율은 6월과 마찬가지로 1.0이다. 무엇보다 피OPS가 1.171이라는 끔찍한 수치다.


6월 이후의 삼진과 볼넷 비율에서 드러나듯 관건은 제구력 안정이다. 실패가 겹치며 자신감을 상실해 제구가 더욱 흔들리는 악순환의 늪에 빠졌다. 일단 스트라이크를 잡아야만 타자와의 승부가 가능하다. 스트라이크 존의 모서리를 활용해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피하려는 자세로는 마무리로 성공하기 어렵다.

임정우의 장점은 다양한 구종에 있다. 140km/h대 후반까지 이르는 강속구에 커브,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까지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마무리 투수가 강속구와 변화구 1개의 조합인 투 피치로 승부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구종이 되려 임정우에게 독이 되고 있다. 다양한 구종을 활용하려다 제구 난조로 카운트가 불리해져 볼넷을 내보내거나 장타를 얻어맞는 경우가 종종 빚어지기 때문이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제구에 자신 있는 구종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패턴이 바람직해 보인다. 단순함이 도리어 미덕이라는 의미다.


임정우의 기용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그는 세이브 상황에서는 비교적 호투하지만 동점 상황에 등판했을 때는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마무리 투수로서 경험이 짧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승패 차가 -11까지 떨어진 LG는 마음이 급하다. 하지만 경기 후반 엇비슷한 스코어의 경기를 모두 잡으려 들다가는 정작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마저 놓칠 수 있다.

현재 LG 불펜에선 김지용이 분전하곤 있지만 당장 임정우를 대체할 상황은 아니다. 구속이나 미래를 감안할 때도 올 시즌 임정우가 마무리투수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임정우의 자신감 회복 여부에 LG 2016시즌 명운이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 투수진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순위 보기

프로야구/MLB 객원필진 지원하기[kbr@kbreport.com]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