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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 최근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

1.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야자 폐지' 선언
2. 최저임금위원회 27명 위원의 손에 달린 '최저임금 1만 원' 제정
3.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더민주 사교육대책태스크포스팀의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 준비

이 세 가지 현안의 공통점이 있다. 아이들의 학습 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라는 점이다. 한국 교육, 나아가 한국 사회가 변화할 단초가 보인다고 할까.

하나.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야자 폐지' 선언이 갖는 의미

‘9시 등교제’를 해도 잠이 부족한 이유? 아이들은 피곤하다. 9시 등교제를 해도, 야자를 자율적으로 시행한다고 해도 말이다. 결국, 입시경쟁교육을 없앨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적성에 따라 선택한 직업이 그 무엇이든 자아존중감과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마련해 주는 것. ‘1만원 최저임금제’에 그 답이 있다.
▲ ‘9시 등교제’를 해도 잠이 부족한 이유? 아이들은 피곤하다. 9시 등교제를 해도, 야자를 자율적으로 시행한다고 해도 말이다. 결국, 입시경쟁교육을 없앨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적성에 따라 선택한 직업이 그 무엇이든 자아존중감과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마련해 주는 것. ‘1만원 최저임금제’에 그 답이 있다.
ⓒ 이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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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9시 등교제', '야자 폐지' 같은 교육 정책은 학벌 사회라는 질병의 근본적 원인을 치유하는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밥도 못 먹고 이른 아침부터 학교에 간다든지, 학교에서 12~14시간 동안 시달리며 반강제적으로 심야학습에 시달리는 것 등에 대한 교육적 고민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입시경쟁교육이라는 거대한 본질을 건드리고 있지는 않다는 점에서 일종의 대증요법과도 같다.

그럼에도 이 정책들은 현실을 변화시킬 중요한 동력이 된다. 가령, '주 5일제'가 학교에 처음 도입되었을 때 많은 사람은 '토요일에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은 누가 돌보나'와 같은 현실론으로 이를 반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 사회가 학교의 주 5일제 정책에 발맞추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내년부터 고교의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폐지하기로 한 것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 교육에 관한 보수·진보적인 가치관을 막론하고 그 취지에 대해서만큼은 타당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수능 등 성적으로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교육 현실에서 야자 폐지는 부적절하다는 현실론도 공존한다.

사실 경기교육감은 현실적으로도 매우 영민한(?) 전략을 짰다. 야자 폐지의 대안으로 내놓은 '대학연계 진로교육'은 교육청 주관 활동이므로 여기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의 생활기록부에 그 활동 내용이 기록될 수 있다.

아마 타 시도에서도 추후 이것을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입시동향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인데, 그 '진로교육'에 참여하게 될 학생들은 일단 현실적 차원에서 입시 준비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들이 이를 비교과 진로 활동으로써 상당히 의미 있게 여길 수 있다.

그런데 학생들의 학습량을 절대적으로 확보해주기만 하면 그만큼 대입에 유리할 것이라는 항간의 오해를 일단 인정하더라도, 대입의 궁극적인 목적이 과연 무엇이냐 하는 점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왜 야자 폐지의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실적 차원에서 난색을 보이는지 생각해보자. 이른바, '스카이 대학', '인 서울 대학' 등 철저히 서열화한 대학 중 조금이라도 더 높은 서열(?)의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경제적으로 더 윤택한 삶이 보장되어왔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둘. '1만 원 최저임금제'로 가능한 입시경쟁교육 완화

제대로 진단해보자. 결국, '직업에 따른 차별과 열악한 노동환경'이 학벌사회를 조장하는 근본 원인임을 알 수 있다. 이른바 일류대를 나와도 절반은 백수가 된다는 현실이 회자되곤 하지만, 그 사회적 실체가 어떠한가는 학생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학교 안에서는 어떤 '신화'가 뿌리박혀 있다. 아직 한국 사회에는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해 놓으면 급여가 많고 여가가 보장되며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에 취업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런 점에서 5일과 6일 열리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 9·10차 전원회의에서의 최저임금액 결정은 한국 사회의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노동계를 중심으로 '1만 원 최저임금'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할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도 최저임금의 인상 흐름은 가시화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저임금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노동자가 342만 명에 이르는 등 하나의 시대적 요구로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1만 원 최저임금제'는 급여나 처우 차이에도 불구하고 적정량의 하루 일과를 비교적 성실하게 수행했을 때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는 최소한의 조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업의 종류에 따라 급여, 처우, 명예, 노동 강도 등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공부를 잘하지 못했어도 어른이 된 뒤 어떤 직업에 종사하든 하루 8시간 정도를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꼭 필요한 여가를 가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과도한 학습경쟁을 불러온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이렇게 되면, 학생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돈이나 안락함만을 생각하기 보다 자신의 적성을 고려할 것이다. 따라서 '1만 원 최저임금제'는 현행 입시경쟁체제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 바탕이 될 수 있다.

셋. '출신학교 차별금지법'을 통한 학벌 사회 타파의 가능성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의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 100만 국민운동”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할 수 있는 홈페이지이다. (http://www.goodbye.or.kr/)
▲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의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 100만 국민운동”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할 수 있는 홈페이지이다. (http://www.goodbye.or.kr/)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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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학교 차별금지법'도 꼭 제정되어야 한다. 이 법이 있으면 전문직의 경우에도 대졸 학력이 최소한의 조건으로 설정되었을 때 출신학교가 어디냐에 따라 차별받지는 않을 것이다.

또 입사원서에 출신학교나 학력 기재란을 폐지하는 것만으로도 학교 현장에서 성적 때문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줄어들 것이다. 가령, 교사 임용시험은 전국의 어느 대학을 나와도 사범대나 교직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며, 출신학교에 따른 차별이 없다. 이는 학력이나 출신학교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되며, 균등한 취업기회를 보장하여야 한다는 고용정책기본법 제7조 덕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공공기관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나 처벌 조항 등이 없어서 민간기업 등 전 사회적으로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100만 국민운동'을 시작하였고, 더불어민주당 사교육대책 태스크포스팀에서도 오영훈 의원을 중심으로 관련 법령을 발의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Epilog. 한국 교육은 변할 수 있다, '1만원 최저임금'의 보장이 그 시작

그런 점에서 '야자 폐지', '1만 원 최저임금제',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이 세 가지는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 학교 현장에서 수십 년 동안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고 영혼을 피폐하게 했던 비인간적 교육 방법이었던 심야학습을 없앨 방법이, 어찌 보면 별 상관 없어 보이는 '최저임금제'나 법률의 제정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국 교육의 변화를 추동할 위 세 가지 정책 중 첫발이 '최저임금제' 논의이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의미가 있겠지만, 학교에서 근무하는 필자로서는 특히 학교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꿔낼 토대가 되는 정책 결정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이들이 지닌 책임과 사회적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막중하다. 최저임금위원회 27명 위원들의 결정이 주목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한겨레>에 실린 필자의 "'야자 폐지'와 더불어 꼭 해야 할 일(2016. 7. 4)"을 중심으로 하여, <경향신문>에 실렸던 필자의 "학벌사회 타파를 위한 전제조건(2016. 6. 23)" 글의 내용을 더하여 보완하였습니다. 기사 내용 중 최저임금과 관련된 내용은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342만명 삶 바꾼다(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750916.html?_fr=mt1, 한겨레, 2016. 7. 4)"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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