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쫒고 있는 LG 트윈스가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공백을 좀체 메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오지환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다.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극심한 부진을 오랜 기간 노출했기 때문이다. (타율 0.184, OPS 0.595) 지난 2월 오키나와의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다친 무릎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것이 주 원인이었다.

 2016시즌 종료 후 군입대가 예정된 LG 유격수 오지환

2016시즌 종료 후 군입대가 예정된 LG 유격수 오지환 ⓒ LG 트윈스


이번 시즌 LG는 오지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강승호, 장준원, 윤진호 등 여러 명의 선수를 유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하지만 누구도 공수에서 합격점을 받진 못했다.

경찰청에서 병역을 마친 강승호는 여전히 수비가 불안하다. 타격 잠재력은 있다는 평이지만 정확성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 장준원은 수비에 비해 타격이 처진다. LG 타선이 타 팀에 비해 경쟁력이 약함(팀 OPS 0.761, 9위)을 감안하면 장준원의 지속적 기용은 어려운 상황이다..

윤진호는 수비형으로 분류되지만 실상 수비가 압도적으로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통산 1할 대 중반의 타격에 비해 수비가 조금 나은 수준이다. 만 30세로 공수에서 비약적인 기량 발전을 기대하긴 어려운 나이다. 오지환을 포함해 2할 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 중인 유격수 요원은 올 시즌 LG에 없다.

 오지환을 대체할 후보 중 하나인 강승호.

오지환을 대체할 후보 중 하나인 강승호. ⓒ LG 트윈스


급기야 지난 25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부터는 주전 2루수 손주인이 유격수로 전환되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고 있다. 대신 2루수로는 정주현이 나서고 있다. 오지환을 제외한 다른 유격수 중 1명과 2루수 손주인의 조합보다는 유격수 손주인과 2루수 정주현의 조합이 타격에서 낫다는 판단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정주현의 시즌 타율은 0.247(OPS 0.652)에 불과하다. 최근 10경기 타율만 놓고 보면 0.226로 더욱 좋지 않다. 게다가 정주현의 2루수 수비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LG가 유격수 손주인- 2루수 정주현 조합의 궁여지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오지환을 제외한 유격수 요원들의 공수 능력은 시원치 않다. (전원 OPS 4할대 미만)

LG가 오지환을 주전 유격수로 낙점한 것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6시즌 동안 오지환은 LG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매김 해왔다. 하지만 오지환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풀타임을 소화한 시즌마다 매해 20개 이상의 실책을 기록했다. (2015시즌 15개) 시즌 타율 0.280 이상을 기록한 시즌도 없었다.


꽤 긴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LG에서 오지환을 위협할 만한 공수 능력을 갖춘 유격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만 26세가 될 때까지 군 입대를 미룬 오지환을 뒷받침할 변변한 백업 유격수조차 한 명 키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격수가 내야에서 가장 수비 부담이 많은 포지션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오지환의 경쟁자는커녕 백업 유격수조차 만들어내지 못할 정도로 LG의 육성 능력 부재는 도드라져 보인다.

오지환은 올 시즌이 종료된 후 군에 입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부터 2년 간 주전 유격수를 맡을 선수는 누구일까?

유격수로 손주인이 나서고 다른 선수가 2루수를 맡는 임시방편으로 LG가 2년을 버틸 것이라 예상되지는 않는다. 수비가 안정적인 백업 유격수조차 부재하며 야수 육성이 유난히 더딘 LG의 현주소를 감안하면 우려가 앞서지 않을 수 없다. 리빌딩을 천명한 양상문 감독에게 오지환 이후에 대한 밑그림이나 복안은 존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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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 이용선 프로야구 필진 / 편집 및 자료 제공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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