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평택시 방향(사진 좌측)에는 방음벽이 설치된 반면, 안성시 태산·산수화아파트 방향에는 방음벽이 설치돼 있지 않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평택시 방향(사진 좌측)에는 방음벽이 설치된 반면, 안성시 태산·산수화아파트 방향에는 방음벽이 설치돼 있지 않다.
ⓒ 유병욱

관련사진보기


경기 안성시 공도읍 용두리 태산·산수화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10년간 인근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분진과 싸워왔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가 소음저감대책수립을 권고하고,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조정위)가 소음저감대책 수립·시행과 피해보상금지급을 결정했지만 주민들은 현재도 소음·분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2003년께 입주를 시작해 지금은 모두 1344세대가 거주하는 태산·산수화아파트는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안성IC→안성JC 방향 5차선으로부터 최단거리 62m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두 아파트가 인접한 고속도로변에는 방음벽 등 소음저감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다.

반면 두 아파트가 인접한 고속도로변 반대편인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평택시 방향에는 평택지역 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방음벽은 물론 방음림(언덕과 나무로 만든 소음저감시설)이 이중으로 설치돼 있다.

6월 21일 찾은 태산·산수화아파트는 창문을 열면 TV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차량 소음이 심했다. 마치 폭탄 터지는 소리 같다는 차량사고 소음과 대형차량의 펑크 소음에 놀라는 일도 다반사였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분진으로 빨래를 말리기 위해 베란다 창문을 여는 소소한 일상도 이곳 주민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6월 21일 태산·산수화 아파트 입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에 모인 주민들이 소음·분진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6월 21일 태산·산수화 아파트 입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에 모인 주민들이 소음·분진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유병욱

관련사진보기


주민들은 "창문을 열고 살 수 있게 해 달라"며 2008년 1월 30일 국민권익위에 다수민원을 접수했다. 당시 국민권익위는 같은 해 4월 28일 "안성시 및 한국도로공사는 공동으로 방음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하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안성시와 한국도로공사는 같은 해 7월 30일 권고사항 불수용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주민들은 2012년 11월 19일 분쟁조정위에 재정 신청했다. 당시 분쟁조정위는 한국환경공단에 의뢰, 2013년 6월 4일과 5일 두 아파트 모든 동과 층을 대상으로 야간 소음도를 측정했다. 측정결과, 소음도 최고치는 72db를 기록했으며, 전체 18개 동 중 11개 동이 방음벽설치 기준인 65db 이상의 소음도를 보였다.

이에 분쟁조정위는 2013년 6월 28일 "안성시와 한국도로공사는 부진정연대해 소음저감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주민 572명에게 피해보상금(약1억2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재정 결정했다.

주민들은 분쟁조정위 재정 결정으로 7년여에 걸친 싸움이 승리로 끝났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 같은 믿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안성시와 한국도로공사는 2013년 8월께 분쟁조정위 제정 결정에 따라 발생한 손해배상지급 채무 및 소음저감대책 수립·시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주민 762명을 대상으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이때부터 주민들의 기나긴 법정싸움이 시작됐다. 현재 안성시와 한국도로공사가 각각 제기한 소송은 하나의 소송으로 병합돼 6월 22일 4차 변론을 마친 상태다.

 2013년 6월 28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소음저감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주민 572명에게 피해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2013년 6월 28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소음저감대책을 수립·시행하고 주민 572명에게 피해보상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 유병욱

관련사진보기


2003년 9월 아파트 사용검사 당시 사업자는 야간 소음도 평균을 61.2db로 측정, 안성시에 제시했다. 이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방음시설을 설치 기준인 65db에 미치지 않는 수치로, 안성시는 별다른 소음저감대책 없이 아파트 사용을 승인했다. 그러나 당시 사업자가 제출한 소음도는 분쟁조정위 재정 당시 측정한 소음도와 최고 10db 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속도로에 인접한 아파트 사용검사임에도 당시 안성시는 사업자가 제시한 소음도를 문서로만 확인했을 뿐 실측 등 별도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또한 분쟁조정위 소음도 측정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 산수화 아파트 101동과 103동의 소음도 측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성시는 "(안성시는) 사업주체가 문서로 제출한 수치가 65db 미만인지 여부만 확인할 뿐 실제 소음측정까지 해야 되는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안성시와 한국도로공사는 소음저감대책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안성시는 소음도가 증가한 것은 사용검사 후 발생한 제한속도상향(100㎞/h→110㎞/h)과 교통량증가, 도로확장 등에 있다며 소음저감대책 의무는 한국도로공사에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사용검사 전인 2003년 7월께 방음벽설치를 위해 한국도로공사(수원지사)와 협의했으나, 공사 측이 도로점용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두 아파트의 사업계획 승인(1996년 12월)이 고속도로 확장공사 도로구역 결정고시일(1990년 1월) 이후 이뤄진 만큼 소음저감대책 수립 및 피해보상 의무는 사업자와 인허가기관인 안성시에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당시 아파트 사업부지 내 방음벽설치가 가능해 도로점용허가를 불허했다는 입장이다.

 6월 21일 방음대책 및 피해보상 싸움을 이끌었던 황진택 부의장이 그동안의 진행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6월 21일 방음대책 및 피해보상 싸움을 이끌었던 황진택 부의장이 그동안의 진행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 유병욱

관련사진보기


분쟁조정위 주민대표자였던 안성시의회 황진택 부의장은 "이장을 맡고 있을 당시 시작한 싸움이 시의원에 당선되고도 이어지고 있다"며, "창문 좀 열고 살게 해달라는 것이 10년 동안이나 싸워야 하는 요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한 주민은 "피해보상을 받는 것은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도로공사와 안성시가 과실을 인정한다는 중요한 의미"라며, "시민을 상대로 소송에 매진하는 안성시나, 10년 동안 우리들의 고통을 쳐다보지도 않은 정치인이나 주민 입장에서는 모두 똑같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성신문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