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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수거된 한국외대 교지.
 강제 수거된 한국외대 교지.
ⓒ <외대> 교지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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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고대영 사장과 <연합뉴스> 박노황 사장 비판 기사를 실은 <외대> 제84호 교지가 대학본부에 의해 강제 수거됐다.

20일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 교지편집위원회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동문회 측에게 해당 기사에 대한 항의를 받고 주말 동안(18~19일) 배부된 교지를 강제 수거했다.

<외대> 교편위는 "(현재 교편위 추산) 약 3천~5천부 가량의 교지가 수거된 상태"라면서 "이를 오늘(19일) 오전에 통보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고대영 KBS 사장과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은 영어과를 졸업한 동문이다. 이들은 2016년 한국외대 총동문회 신년모임에서 '자랑스런 외대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교편위는 "교지는 학교 교비가 아니라 등록금에 더해 납부되는 자치회비 2700원으로 발간되고 있다"며 "이를 교지 분배 담당 측인 학교가 일방적으로 수거 후 통보했다는 것은 명확히 학생들의 자치회비에 대한 재산권 침해이자 알 권리 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외대 대학본부의 교지 수거에 관해 변호사 A씨는 "(대학본부의 행위가) 절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편위는 "학생자치언론인 교지편집위원회에 대한 언론 탄압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한 조치"라면서 "학우 여러분의 후원으로 발간되는 만큼 학생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드려야 할 이번 교지가 외부적 입김으로 인해 여러분께 도착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태우 <외대> 편집장은  "KBS 고대영 사장과 연합뉴스 박노황 사장이 '자랑스런 외대인 상'을 받았다. 그러나 교지편집위원회에서는 이들이 불공정 보도, 노조 탄압 논란에 꾸준히 휩싸인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런 언론인들을 과연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교지 발간 후에 학생처에서 연락이 와서, 동문회에서 불만을 제기했다며 월요일에 잠깐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는데, 오늘 오전에 이미 교지를 수거한 상태임을 통보했다. 수거가 대학본부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은 맞는데, 어떤 부서가 한 일인지는 파악이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대> 교편위는 동문회의 입장을 지켜보기로 대학본부와 동의한 상태다. 기자는 한국외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반복해서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담당자가 회의에 참석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태그:#한국외대, #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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