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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에 반대해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에 반대해 단식 농성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
ⓒ 권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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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 시장이 박근혜 정부의 지방 재정 개편안 철회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4일째인 10일, 성남시를 비롯 정부 개편안으로 재정에 직접적인 손실이 우려되는 경기도내 6개 시 시민들이 서명한 서명부를 행정자치부에 전달했다.

앞서 8일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지방재정 개편을 강행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며 지방재정 개편에 반대하는 경기도내 6개시(수원·용인·과천·화성·고양·성남)를 '부자도시'의 이기심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30도를 훌쩍 넘긴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무기한 단식 농성장을 찾아 이재명 성남시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농성장에는 여러 매체의 취재진과 일반 시민들의 지지 방문이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에 맞서려면 나도 목숨 내놔야"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9일 경기도 6개 시 277만여 명의 서명부를 행정자치부에 전달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9일 경기도 6개 시 277만여 명의 서명부를 행정자치부에 전달했다.
ⓒ 권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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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 중에 가장 고통스럽다는 3일을 지나 오늘이 4일째 되는 날이다. 몸 상태는 어떤가?
"아직 괜찮다. 여기가 너무 소란스러워서 가끔 머리가 아프긴 하다."

-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현재 박근혜 정부는 지방재정 개편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를 말살하려고 하고 있다. 지방자치의 기본은 재정이다. 재정을 모두 빼앗아 거의 모든 지방자치를 사실상 말살 시켰고, 고사 직전에서 겨우 살아남은 몇몇 지방자치단체를 마지막으로 확인사살하려 한다. 그것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 그래서 선택한 것이 단식 농성인가?
"정부가 지방재정 개편을 발표한 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부와 소통을 시도했지만, 정부에서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강행의지만 보이고 있다. 이번 무기한 단식농성은 박근혜 정부에게 소통을 요구하는 나 스스로의 방법인 셈이다.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어느 누구도 나와서 소통하려 하지 않고 있다. 지자체장도 이런 대우를 받는데 정부가 어떤 국민과 소통을 하려하겠는가?"

- 단식을 하게 되면 몸이 많이 상하게 되고, 회복도 힘든데?
"비상식적인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에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공평하게 나누자는 달콤한 말로 국민을 속이고, 정부의 재정적 책임을 지방에 전가하고, 지자체끼리 싸움을 시켜 민주주의 근간인 지방자치 제도를 통째로 없애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맞서려면 나도 목숨을 내놓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단식을 선택하게 됐다."

무기한 단식농성 4일째를 맞이한 이재명 성남시장.
 무기한 단식농성 4일째를 맞이한 이재명 성남시장.
ⓒ 권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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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 시장의 단식 농성에 대해 '부자도시'의 몽니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그것이 정부의 일관적인 프레임이다. 개편안에 반대하는 경기도 6개시를 '부자도시'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우리와 다른 지자체를 이간질을 하는 것이다. 경기도의 6개시는 부자도시가 아니라 있는 것을 아끼고 아껴서 정부의 보조를 받지 않고 겨우 시정을 운영하는 정도다. '부자도시'라는 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정부 개편안은 겨우 남(정부)의 도움 받지 않고 사는 자자체의 세금을 강탈해 정부의 관리 아래 두려는 것이다. 이건 지방자치를 안 하겠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가 했던 지방자치 말살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다."

- 이번 단식농성으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
"그것은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행자부와 박근혜 정부가 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뿐이다. 시민들이 낸 세금을 그냥 빼앗아 간다는데, 100만 시민의 시장이라는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 누가 시장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다양한 생각,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지방자치, 그것이야 말로 김대중 대통령이 만든 진짜 지방자치요, 민주주의인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가장 몰상식한 방법으로 지방자치를 말살하고 독재정권으로 회귀하려고 하고 있다."

단식농성장을 방문한 성남FC 김학범 감독과 김두현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단식농성장을 방문한 성남FC 김학범 감독과 김두현 선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 권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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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방법으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을 막을 방법은 없는가?
"지방재정 개편은 본래 취지는 지방자치 말살이다. 지방자치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20대 국회에서 법으로 지방자치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법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역사 앞에 큰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지방자치, 민주주의 말살 시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지방자치를 통째로 없애려는 박근혜 정권의 탄압에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다. 이것은 단지 성남시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아니고, 지방자치를 지키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도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많이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팟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재명, #단식농성, #박근혜, #지방재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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