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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초 전경
 이원초 전경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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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현재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을 추진 중이다. 면·도서·벽지지역은 학생 수 60명 이하, 읍 지역은 학생 수 120명 이하의 초등학교와 180명 이하의 중·고등학교가 모두 그 대상이다.

농산어촌지역에서 학교는 말 그대로 그 지역의 역사이자 자랑이다. 획일적인 잣대로 학교를 통폐합하려는 정책은 큰 사회 문제이다. 지역 공동체의 존립 자체를 흔들어 놓고 정부의 귀농귀촌 장려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상황이다. 이에 작은 학교의 소개를 통해 작은 학교 지키기의 소중함을 재인식 시키고 작은 학교 지키기 운동의 단초를 마련하고자 한다. - 기자 말

태안군 최북단의 학교

태안군 최북단에 위치한 이원초등학교는 전형적인 농산어촌 학교다. 1921년 7월 1일 이북공립 보통학교로 개교한 이 학교는 1948년 12월 31일 이북국민학교로 개칭, 1978년 3월 1일 이원국민학교로 다시 개칭, 아후 1996년 3월 1일 이원초등학교로 개칭된 이원면의 중심학교다.

현재 본교 33명, 관동분교 11명 등 44명의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16명 등이 이 곳에서 각자의 소중한 꿈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다. 지난 2016년 2월 5일 92회 졸업생인 10명을 포함, 그동안 총 6064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2015년 3월 1일 부임한 김재균 교장의 학교 경영의지인 '감성· 지성·꿈을 키우는 행복한 이원 교육'을 바탕으로 작지만 내실 있고, 누구나 찾아오고 싶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학생, 교직원, 학부모, 총동문회, 지역주민이 하나가 되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모교 출신 교사들의 헌신

이원초엔 이 학교 출신으로 후배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3명 있다. 이들은 자신의 아이들까지 이원초로 전학을 시키면서까지 후배들을 위해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조혜정 교사는 매일 아침 7시 30분에 학교로 출근해 후배들이자 제자들을 위해 매일 독서 교육을 하고 있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여건에 맞는 책을 권하고 그것으로 농산어촌에선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채워주는 이 시간은 이원초 학생들에게 정규 수업 시간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배움의 시간이다.

여기에 김재균 교장 역시 태안군 근흥면 출신으로 이 학교에서 3년간 교감으로 재직하다가 승진하여 다시 이원초에 부임한 것이다. 김 교장은 학교 사정과 지역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아 아이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보다는 바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자연속의 생태교육

이원초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을 위해 매년 겨울방학 스키캠프를 연다
 이원초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을 위해 매년 겨울방학 스키캠프를 연다
ⓒ 신문웅(이원초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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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초는 농촌 지역에 위치한 학교이지만,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농업에 관련된 일을 경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이원초는 특색사업으로 생태교육을 선정하여 학생들에게 학교 텃밭 가꾸기와 동물 기르기, 다양한 생태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과 학부모님들이 얼마나 힘든 여건에서 농업에 종사하는지 이해할 수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4-H 활동과 연계하여 학년 및 개인별로 텃밭과 재배 작물을 정하여 교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태교육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학생들이 생태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과 생명존중의 실천의지를 갖는 모습을 지켜보며 교육의 참다운 보람과 의지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었다.

시골학교지만 외국어 교육도 충실

2015년 3월 1일 이원초에 부임한 김재균 교장은 학생들의 학력 실태를 지켜본 결과 기초 미달 학생의 비중은 적었지만, 우수한 학력을 보이는 학생도 적었다고 했다. 원인은 지역 특성상 학생들이 사교육을 접할 기회가 태안 읍내권의 학생들보다 적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현재 세계 정치 경제를 지배하는 영어와 다가오는 글로벌 시대를 주도할 중국어 학습에 대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외국어 교육이라고 생각하여 방과 후 학교 교육활동에 영어와 중국어를 편성하여 운영에 들어갔다.

영어는 원어민과 함께 하는 회화 위주의 심화 영어와 담임교사가 수준별로 운영하는 영어 보충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어는 외부강사를 채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교내 영어 급수제와 중국어 능력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해 성취감을 느끼는 등 외국어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는 계기가 되었으며 학교 교육과정에 활기를 불어 넣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다문화 교육에 비중을 두다

이원초는  다문화 선도학교에 걸맞게 다양한 나라의 문화체험을 통해 다문화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이원초는 다문화 선도학교에 걸맞게 다양한 나라의 문화체험을 통해 다문화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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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초가 있는 이원면도 전국의 어느 농산어촌의 경우처럼 다양한 국적의 다문화 가정이 상당수 존재한다. 하지만 누구 하나 편견을 갖거나 차별하지 않고,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다.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다문화 중점학교와 이중 언어 교육을 운영하고, 다문화 이해 교육 주간을 운영하여 계기교육, 음식문화 체험, 퀴즈활동, 다문화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문화 가정과 학생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방과 후에는 다문화 가정을 학교로 초대하여 학부모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 학교 행사에 학부모들이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효과를 보았다. 이원초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다문화 유치원 선정, 다문화 중점학교 선정, 다우리 다문화 이중언어교육학교에 선정되는 등 다문화 관련 선도학교를 충실히하고 있다.

중국어 배워 해외 수학여행 가는 이원초

이원초 5-6학년 학생들은 중국 수학여행을 통해 방과후학교에서 배운 중국어를 실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원초 5-6학년 학생들은 중국 수학여행을 통해 방과후학교에서 배운 중국어를 실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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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초는 방과후 학교를 통해 전 학생들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학교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배운 중국어를 활용할 기회를 마련했다. 학교 인근에 위치한 태안화력의 지원으로 5, 6학년 학생들이 작년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 5일간 해외(중국) 수학여행을 다녀왔는데 학습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 당시 학생들은 관광지나 시장 등지에서 평소 배운 중국어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 이원초와 MOU를 체결한 중국 상해의 한인 학교에도 방문하여 그곳 학생들과 같이 수업에 참여하며 대륙 문화의 기상과 동포애를 동시에 느끼기도 했다.

또한 글로벌 시대를 주도할 중국 문화에 대해 미리 체험하고, 국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호연지기를 체험하는 것도 이원초만의 특색사업이다. 벌써 오는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4박 5일간 같은 코스로 해외 수학여행이 예정되어 있는데 학생들은 작년부터 쌓아온 중국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기회가 또 온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다.

이원초 학생들은 통기타 등 1인 1악기 교육을 통한 예술성 감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원초 학생들은 통기타 등 1인 1악기 교육을 통한 예술성 감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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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이원초 만들기 충분히 가능하다"
[미니인터뷰] 김재균 교장

이원초 김재균 교장선생님
 이원초 김재균 교장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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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균 교장은 "최근 교육 현장에서 대두되고 있는 작은 학교 통폐합 정책을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학교장의 책임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작은 학교만의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과 지역 문화에 맞는, 차별화된 수요자 중심의 학교경영을 추진 한다면 태안읍 시내권 학생들의 전·입학의 길이 열린 지금이야말로 얼마든지 학생 유치의 적기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원초에서는 학생 유치와 내실 있는 학교 운영을 위해 몇 가지 이원초만의 학생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첫째로 태안읍내에 있는 학생들의 등·하교를 위해 이원초 학구를 운행하는 스쿨버스 이외에 읍내권 학생들을 위해 2호차를 운행하여 학부모님들의 편의를 제공하는 등 안심하고 학생들을 맡길 수 있는 교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학구 주변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의 지원으로 음악, 미술, 중국어, 영어교육 등의 방과 후 학교와 수학여행, 현장체험학습 등 학교 교육활동 및 체험학습을 진행해 경비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셋째, 특색 있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학교 시설의 정비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오랜 숙업사업이던 운동장 현대화 사업이 올해 6월 발주되어 추진될 예정이다. 또 노후 된 유치원 교실과 놀이시설, 교직원 관사 리모델링, 관동분교장의 외벽 페인트 공사 작업 등을 실시하여 학생,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가 만족하고 이용할 수 있는,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학교로 만드는 것이다.

끝으로 이원면의 전통과 문화의 중심이자 6064명의 동문을 배출한, 숭고한 역사가 살아있는 이원초등학교를 단순히 작은 학교가 아닌 학생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널리 퍼질 수 있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김 교장의 목표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태안작은학교, #태안이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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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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