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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도예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는 도자기 비엔날레 장
▲ 여주 도자 전시장 여주 도예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는 도자기 비엔날레 장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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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국제도자협회는 백자의 발상지이며 천년 도자기고장인 여주지역과 여주작가들, 그리고 20여 년간 YICA(여주국제도예작가협회)가 국제적으로 쌓아 온 도예활동의 역사를 발판으로 하여 한국도예작가들 및 시계도예인들과 점차적으로 합병해 나갈 것입니다. 명칭을 지역에만 국한하는 '여주국제도예작가협회' 명칭에서 포괄적인 '국제작가도예협회'로 2016년도 협회의 전시명칭부터 변경합니다" 

국제도예작가협회 황예숙 대표는 지난 주말 '휴머니즘과 함께 하는 2016년도의 불의 여행' 개막식 인사말을 빌어 여주국제도자협회의 전시명칭을 국제도예작가협회로 바꾼 것은, 앞으로 거대한 도자예술의 패러다임을 갖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번 달 29일까지 이어지는 불의 여행 개막전이 열린 여주비엔날레 행사장 안에 마련한 세계생활도자관에는 5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국제도예작가협회 전을 준비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세계생활도자관은 여주시 천송동 282에 소재한 천년고찰 신륵사 옆에 자리하고 있다.

여주는 한 때 오래지 않은 시간 삶을 영위하던 곳이기도 하지만 지인들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자주 찾아가는 곳이다. 그런 여주에서 국제적인 행사가 열린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이지만 시간 전에 그곳에 도착해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후 전시관을 돌아보았다.

전시관 안을 둘러보고 있는 사람들
▲ 전시관 전시관 안을 둘러보고 있는 사람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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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명의 국내, 외 작가들이 참여 한 '불의 여행'    

전시실 안에는 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한편에서 개관전 준비를 하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작가들은 익히 안면이 있는 듯 서로 인사를 나누고는 한다.

이번에 국제작가도예협회 전에 참여를 한 작가는 모두 39명이다. 서울을 비롯하여 김포, 양평, 가평, 여주, 용인, 님양주 등에 작업실을 갖고 있는 한국작가들과 일본, 러시아, 독일. 호주 등 외국 작가들이 함께 참여한 전시회이다.

"작품들이 상당히 고가일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작가의 이름을 걸고 출품한 작품들이다 보니 가격으로 따질 수야 없겠지만 하나같이 마음에 드네요. 사람들이 왜 이름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같은 문외한이 보아도 좋은데 작품을 보는 안목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볼 것 같아요."

전시실에서 만난 정아무개(여, 34세)씨는 주말을 맞아 신륵사 관광을 왔다가 들렸는데 너무 좋은 작품전을 만나게 되었다면서, 작가들의 작품을 보니 왜 사람들이 고가의 작품을 선호하는 것인지 이해가 간다고 한다.

양평거주 곽광분 작가의 '깨진 화병"
▲ 곽광분 양평거주 곽광분 작가의 '깨진 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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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양주에서 활동을 하는 문재희 작가의 '말 하는대로'
▲ 말 하는대로 님양주에서 활동을 하는 문재희 작가의 '말 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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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단한 내력이 없으면 작가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도자작품으로 한 마을을 표현한다는 생각을 했는지 작가의 창작력이 놀랍네요. 일일이 이 집들이 모두 손끝에서 만들어졌다니 신기하기도 하고요."

한옥마을 전체가 조명되는 작품 등도 선보여

정씨는 김유현(여, 서울 종로구 사직동) 작가의 '나의 살던 고향은'이라는 작품을 보고 놀랍다고 한다.

김유현 작가의 작품은 16년이란 오랜 세월동안 외국에서 미술을 공부하며 작품활동을 하면서 한국인으로서 동양과 서양 사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치열하게 고심하던 중 갑자기 기와를 그리며 마음의 평온을 되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아무런 밑그림도 없이 흙을 빚으며 한 채씩 조성한 것이 한옥마을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한옥마을 위에는 조명을 이용해 휘영청 밝은 달까지 띄워놓았다. 작가들은 모두 작품에 나름대로의 사상과 혼을 불어넣는다. 전시장을 돌아보는데 작가 한 사람이 자신의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곽광분(여) 작가이다. 전시실에는 '깨진 화병'이라는 제목으로 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유현 작가의 '나의 살던 고향은; 중 부분
▲ 나의 살던 고향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유현 작가의 '나의 살던 고향은; 중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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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전시공간 여기저기를 돌아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참이나 전시된 작품들을 돌아보고 있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다. 도대체 이 작품들을 누가 구입하기는 하는 것일까?

지난 번 여주 도자축제에 와서도 느낀 것이지만 가격이 조금만 비싸도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 경제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이번 작품전은 조금 다르긴 한 것일까? 궁금증이 인다.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지원방안 모색해야

"요즈음은 다시 도자시대로 돌아가고 있는 과도기인 듯합니다. 이번 도자축제 때도 많은 분들이 그릇을 사가는 데 가만히 보면 모두 기계로 작업한 비교적 싼 것들을 구입하고는 해요 이런 시류로 인해 손작업을 하는 작가들은 자꾸만 축소되고 있다고 보아야죠. 언젠가는 수작업을 하는 작가들을 찾아보기 힘들 것 같아요 저 역시 장작가마를 떼야 하는데 선뜻 불을 지피기 쉽지 않거든요"

여주시 북내면 상교리에서 작업을 하는 김원주 작가는 수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대형 기계작업에 밀려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즈음에 국제작가도예협회의 도자전은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시실에 전시된 작품을 돌아보는 사람들도 작가들의 작품가격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여주에서 홀동하고 있는 박광연 작가의 '분청 박지 목단문 둥근함'
▲ 분청 박지 목단문 둥근함 여주에서 홀동하고 있는 박광연 작가의 '분청 박지 목단문 둥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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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원주 작가의 '환원소성'
▲ 환원소성 여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원주 작가의 '환원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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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가격이란 것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요. 아무래도 작품을 구입하시는 분들이 먼저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작품을 이해해야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는 수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의견을 모아 자구책을 강구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국제도예작가협회의 '불의 여행'. 작가들의 손을 거쳐 생성된 많은 작품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더 많은 수익을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이 과도기에서 수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생존방법 또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실용성 위주로 다량으로 제작되는 도자산업만을 추진하면 수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영역이 날로 위축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타워와 티스토리 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제도예작가협회, #작품전, #여주, #도자비엔날레, #불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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