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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 등 수백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당시 해양경찰청이 공개한 구조작업 모습.
 2014년 4월 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 등 수백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당시 해양경찰청이 공개한 구조작업 모습.
ⓒ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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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아래 특조위)와 해양경비안전본부(옛 해경본청)가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해군 사이 교신 녹취록 파일을 두고 이틀째 갈등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앞서 27일 오후 인천 해경본부로 실지조사를 나간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 등 10여 명이 해당 건물에서 밤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장 등 특조위 쪽은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특별법 제26조에 근거한 정당한 조사임에도 해경이 이를 근거 없이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경은 "국가안보·외교 관련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전체는 줄 수 없다, 선별해 제공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있다.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장(사진) 등 특조위 측은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었다.
 권영빈 진상규명 소위원장(사진) 등 특조위 측은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해양경비안전본부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었다.
ⓒ 특조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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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필요" 요구에도 해경 "민감한 내용"... 30일 공문 보내기로

특조위가 해경에 요구하는 자료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부터, 구조 진행 시기인 그해 11월 11일까지 해경과 해군이 주고받은 녹취록 자료다.

특조위 쪽은 "해경본청 9층에 있는, TRS(주파수공용무선통신) 포함 교신음성저장장치(하드디스크)는 세월호 참사 후 공개된 적 없는 자료이자, 참사 당시 해경 등 전체 구조세력의 작업 내용을 확인할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자료가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삭제되거나 변조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심성보 특조위 대외협력담당관은 "세월호 특조위는 국가기관이자 대통령령인 보안업무규정에 근거해 2급 비밀 취급을 인가받은 기관으로써, 조사활동 필요상 공익적 목적으로 비밀 사항에 해당하는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경 쪽은 특조위가 요구한 자료 중 세월호 관련 자료만 선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조위가 요구한 녹음 PC의 하드디스크 전체에는 세월호 사고와 관계없는 기밀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이학범 정책홍보계 경위는 "자료를 주는 건 문제 없다, 그러나 하드웨어를 통째로 줄 수는 없다"며 "여기에는 (구조 관련뿐 아니라) 당시 작전사항 등 민감한 내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 더 드러날 수 있는 진실 은폐... 책임 회피용 아닌가"

하지만 특조위 쪽은 "이런 거부행위는 세월호 참사에 직접적 책임을 지고 있는 해경이 취할 태도가 아닐 뿐 아니라, 특조위 조사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해경은 이날 오전, 특조위 측의 '실지조사 거부 확인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한 뒤, 오는 30일까지 공식 입장을 공문으로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비슷한 시각, 서울 중구 저동 가톨릭 회관에서는 인권활동가와 시민 등 50여 명이 모여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 토론회'를 열었다(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주최).

세월호 참사 후 한국 사회의 인권 운동을 짚어보는 이 자리에서, 발표자로 참석한 김혜진 416연대 상임위원은 "정부가 참사 조사 방해를 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정부는 참사 때 퇴선 명령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더 드러날 수 있는 진실도 은폐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토론회 후 "해경도 마찬가지다, 진상규명에 중요한 자료로 해경이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것임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그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축소하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태그:#세월호 특조위, #해경 자료 제출 거부, #세월호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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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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