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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김 내정자는 "새누리당 혁신을 위한 기구 일을 맡은 이상 지금부터 국민의 행복과 안전 기본권을 창출하는 국가기관을 만드는 일에 혁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 내정된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김 내정자는 "새누리당 혁신을 위한 기구 일을 맡은 이상 지금부터 국민의 행복과 안전 기본권을 창출하는 국가기관을 만드는 일에 혁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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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는 지금 말하기가 어렵다."
"지금 구체적으로 방법을 말하기 어렵다."
"빠른 시일 내에 공부하겠다."

20대 총선 참패로 수렁에 빠진 새누리당을 수습할 '구원투수',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6일 내놓은 답변이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데뷔전'을 치렀다.

기자들은 "혁신비대위원장으로서 새누리당이 해결해야 할 첫 과제는 무엇인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새누리당이 선거에 패배한 이유는 뭔가",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은 어떻게 보나" 등 질문을 쏟아냈다. 앞으로 임시지도부로서 당을 이끌어야 할 혁신비대위원장에게 물어봄 직한 내용들이었다. 그러나 김 내정자의 답변은 기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빠른 시일 내에 공부하겠다"는 답변은 오히려 그가 '준비되지 못한 수장'이란 점만 부각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수락 기자회견에서도 당내 갈등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책이나 방향 제시를 내놓지 못했다. 대신 "국가는 국민의 행복과 안전, 기본권을 보장하면 되는 것이고 정당은 기관 등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정책을 추진하고"라며 스스로 생각한 정당의 역할과 책무에 대한 생각을 길게 밝혔을 뿐이다. 스스로 "오늘은 원론적인 말씀만 대신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마무리했을 정도였다.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이마저도 원론적 언급이었다. 그는 "인적, 제도적, 물적 모든 면에 있어서 강하고 획기적인 쇄신 방안으로 이를 제대로 실현하겠다"며 "지금까지 퇴행적 관행이 있었다면 과감히 깨고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과 쇄신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지도체제 개편·탈당파 복당 등 민감한 사안 다뤄야 하는데...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날 김 내정자는 "새누리당 혁신을 위한 기구 일을 맡은 이상 지금부터 국민의 행복과 안전 기본권을 창출하는 국가기관을 만드는 일에 혁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 내정된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에 내정된 김희옥 전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날 김 내정자는 "새누리당 혁신을 위한 기구 일을 맡은 이상 지금부터 국민의 행복과 안전 기본권을 창출하는 국가기관을 만드는 일에 혁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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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그를 소개하며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를 딛고 일어서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내려 놓아야 할지 (김 내정자에게) 목민관의 눈높이에서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이 일을 해내기에 충분한 경륜을 갖춘 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장담했다.

즉, 서울동부지검장·법무부 차관·헌법재판관 등 30여 년간 법조인으로 활동했고 동국대 총장과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까지 지낸 그의 '경륜'으로 볼 때 새누리당의 혁신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하다는 평가였다.

이와 관련, 정 원내대표는 "(김 내정자가) 법제사법위원회 심의관으로도 일했기 때문에 국회 입법 과정을 잘 아시는 만큼 입법 아이디어도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넉넉한 인품으로 활발한 혁신 논의도 이끌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를 비롯한 책임 있는 당직자들은 김 내정자가 이를 원활히 수행하도록 돕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법조인 출신 혁신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 후 극심한 내홍을 겪은 당을 제대로 수습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김 내정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2개월 남짓 정도다. 그는 이 짧은 기간 동안 당 쇄신방안과 지도체제 개편 관련 당헌·당규 제·개정,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파 복당 문제 등을 처리해야 한다. 이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당 내부와 정치권 사정에 밝지 않은 외부인사가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표'가 찍힐 수밖에 없다.

이는 김 내정자가 이날 "짧은 비대위 활동 기간 동안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가 없다"는 지적에 "당장 현재로선 말을 할 수가 없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 내정자는 혁신비대위의 첫 과제로 꼽히는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비대위원장이 되면 전면적으로 새로 검토할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 시기는) 아직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전국위 의결 절차를 거쳐 확정이 돼야 일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당 혁신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나"는 질문에는 "기간에 대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고 8월께 전당대회가 있다는 것만 들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들은 건 언론에서만 들었지, 당에선 아직 들은 게 없다"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내주 초 의원총회와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정식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김희옥, #새누리당, #혁신,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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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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