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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7일 오전 9시58분]

에스케이(SK)그룹이 최고 경영자들의 잇단 성(性) 추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이 20대 여성을 성추행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에 앞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지난해 한 여성으로부터 비슷한 혐의로 고소를 당하면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최태원 회장과 함께 그룹 경영을 이끌어 온 오너급 전문경영인이다. 손 회장은 SK 구조조정추진본부장을 비롯해 SK그룹 회장까지 지냈다. 김 의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면서 사실상 '그룹 2인자'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최고 경영층의 부적절한 행동이 자칫 그룹 이미지 뿐 아니라 도덕성 시비를 불러올 수도 있다.

재벌 전문경영인 손길승 SKT 명예회장, 여 종업원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

2015년 12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 앞서 조양호 한진 회장(왼쪽부터)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손길승 SK 텔레콤 명예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5년 12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 앞서 조양호 한진 회장(왼쪽부터)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손길승 SK 텔레콤 명예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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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손길승 명예회장을 소환해, 성추행 혐의 등 조사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3일 지인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20대 여성 종업원 A씨를 껴안고, 다리를 만지는 등 성추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카페의 CCTV를 확보해, 손 명예회장이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손 명예회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고의성 여부를 입증하기 위한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손 명예회장은 경찰에서 "오랫동안 알고 있던 사람이 새로 개업한 곳이라 인사차 들러 10여 분간 머물러 있었다"면서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고의성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해당 여성에게 격려를 해주고 나왔는데, 당시는 물론이고 고소를 알기 전까지 (해당 여성이)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여성이 불편한 심정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충분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을 것이라는 게 손 회장 쪽 설명이다. 이어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룹 최고 경영층의 잇딴 성추문에 SK 그룹도 '당혹'

손 명예회장은 오너중심의 국내 재벌체제에서 손꼽히는 전문경영인이다. 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장을 지냈고, 그룹 회장까지 역임했다. 최씨 일가의 SK그룹에서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으로 오랫동안 그룹의 간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배임 등 유죄 판결을 받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이후 2008년 8.15 특사로 사면을 받고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손 명예회장에 앞서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성 추문'에 휩싸인 적이 있다. 김 의장은 지난해 7월 여성 B씨로부터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김 의장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B씨와 사업문제 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의장과 B씨가 합의했고, B씨는 고소를 취하했다. 검찰도 해당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각하 결정했다.  

SK그룹은 '개인적인 일'이라며 회사와 일정한 선을 긋고 있다. 그러면서도 최고 경영층의 잇단 구설수에 당혹감도 역력하다. 일부에선 자칫 '행복, 정도경영'이라는 그룹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고심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SK그룹 관계자는 "손 명예회장 사건의 경우 개인적인 일이라 따로 회사 차원에서 입장을 낼 일도 아니다"면서도 "현재 경찰에서 수사가 진행중이라 언급 자체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김 의장 사건의 경우 지난 2013년 친고죄가 폐지되면서 합의가 됐다는 이유로 무혐의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서 "고소내용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판단될 경우 각하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사실상 김의장에 대한 고소건은 억지 주장에 해당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태그:#최태원, #손길승, #김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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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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