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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수요일) 구미평일산악회 정기산행으로 충청북도 단양군에 있는 제기봉을 다녀왔다. 제기봉은 월악산 국립공원 자락에 속한다. 이번 산행은 얼음골식당에서 시작해서 제기봉을 거쳐서 장회나루터로 내려오는 길이었다.
제기봉에서 바라 본 남한강 충주호
 제기봉에서 바라 본 남한강 충주호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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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봉은 신증동국여지승람 기록에 따르면 '연비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제비봉 모습이 "제비가 하늘을 나는 모습"이라서 제비 연(燕)에 날 비(飛)자로 봉우리 이름을 따서 '연비산'으로 지었다. 지금은 제비봉으로 불려지고 있다.

산행 초반 경사진 길로 대략 50여분 걸려서 제기봉(721M)에 올랐다. 제기봉에 오르면 남한강 물줄기가 한 눈에 보인다. 이 물줄기가 충주호를 거쳐서 여주와 이천을 지나 양평 두물머리로 흐린다.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서 한강 본류가 된다. 우리는 제기봉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장회나루터로 향했다. 내려오는 길은 남한강을 바라보면서 가는 길이다. 비온 다음 날이라서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상쾌했다.

제기봉 하산길에서 바라본 장회나루터
 제기봉 하산길에서 바라본 장회나루터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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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장회나루터에서 충주호를 유람하는 유람선을 탔다. 유람선에서 퇴계와 두향의 사랑이야기를 들었다. 퇴계 이황(1501~1570)이 단양군수로 재직 당시에 관기였던 두향을 사랑했다. 당시 퇴계는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였다.

유람선을 타고 남한강을 내려가면 두향의 묘도 보인다. 유람선 안내인이 이 묘가 퇴계의 연인이었던 두향의 묘임을 강조한다.

퇴계는 조선시대에 율곡 이이와 더불어서 성리학의 양대 학맥을 이룬 대학자이다. 퇴계는 영남 사림을 대표하면서 남인의 정신적인 지도자가 된다. 특히 한양 중심의 중앙정치세력에 맞설 정도로 안동을 중심으로 한 지방정치세력을 구축했다.

퇴계는 율곡과는 달리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서는 제도개선보다는 인간중심의 수양을 강조했다. 퇴계가 현재의 영주지역인 풍기군수로 발령이 나자 두향과 헤어졌다. 퇴계는 두향이 선물한 매화나무를 귀하게 여겼으며, 퇴계가 죽기 직전 남긴 말이 "매화나무에 물을 주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퇴계와 두향의 사랑이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고고한 학자로만 여겨지던 퇴계의 면모에서 나름의 인간적인 면모가 보인다.

옥순봉
 옥순봉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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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에서 우리가 산행한 제기봉을 바라봤다. 역시나 제비가 날개 짓을 하면서 하늘을 나는 모습이었다. 배에서 바라 본 단양 팔경 중 하나인 구담봉(제3경)과 옥순봉(제4경)의 경치는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인 겸재와 단원도 구담봉과 옥순봉의 경치를 화폭에 담았다. 겸재 정선은 진경산수화법으로 구담봉을 그려서 '구담도'를 남겼으며, 단원 김홍도는 '병진년화첩'에 옥순봉의 아름다움을 '옥순봉도'로 남겼다.

겸재와 단원이 남긴 그림에도 뱃놀이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유람선에서 직접 바라 본 구담봉과 옥순봉은 푸른 물빛과 파란 하늘 빛깔 사이에 있어서, 겸재와 단원이 그린 산수화보다 더욱 곱고 아름다웠다.

구담봉
 구담봉
ⓒ 여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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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비봉 산행 사진은 구미평일산악회(http://cafe.daum.net/iove.gumi)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제기봉, #장회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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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힘이 되는 생활 헌법(좋은땅 출판사) 저자, 헌법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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