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춘할망' 윤여정, 물병 차고도 남을 사모곡 배우 윤여정이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계춘할망> 시사회에서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룬쪽은 배우 김고은. <계춘할망>은 해녀할망 계춘(윤여정 분)과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19일 개봉.

▲ '계춘할망' 윤여정, 물병 차고도 남을 사모곡 윤여정은 도시적인 기존 이미지를 벗고, 마음 고생에 주름이 깊게 패인 제주도 할머니를 연기했다. 그의 '내려놓음'이 이 영화의 하나의 볼거리다. ⓒ 이정민


'계춘할망' 해녀할망과 불량손녀의 특별한 이야기 창 감독과 배우 윤여정, 김고은, 김희원, 신은정, 양익준, 최민호가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계춘할망>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계춘할망>은 해녀할망 계춘(윤여정 분)과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19일 개봉.

▲ '계춘할망' 해녀할망과 불량손녀의 특별한 이야기 창 감독과 배우 윤여정, 김고은, 김희원, 신은정, 양익준, 최민호가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계춘할망>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계춘할망>은 해녀할망 계춘(윤여정 분)과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19일 개봉. ⓒ 이정민


노란 유채꽃과 초록빛 바다. 제주도는 봄이 제격이다. 하지만 제주도에 갈 형편이 못 된다면 영화 <계춘할망> 관람을 추천한다. <계춘할망>은 감각적인 영상으로 주목 받아온 창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았다. 특히 유채꽃과 바다의 색감이 뇌리에 강렬히 박힌다.

여러 뮤직비디오와 CF로 특유의 감각을 인정받은 창감독은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영상미에 신경을 많이 썼음을 언급했다.

"영상에 공을 많이 들였다. 그래서 사실 제일 비싼 렌즈를 썼다. 금액이 부담됐지만 꼭 써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고은 배우의 피부톤과 윤여정 선생님의 피부 톤이 차이가 많이 나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더불어 제주도 자연의 아름다운 색감을 뽑아내기 위해서 좋은 렌즈를 사용했다."

영화는 한 편의 그림 같은 영상 속에 따뜻한 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다. 12년의 과거를 숨긴 채 집으로 돌아온 수상한 손녀 혜지(김고은 분)와 오매불망 손녀바보 계춘할망(윤여정 분)의 이야기를 그린 가족 감동 드라마.

예쁨과 잘생김을 버리다

질문에 답하는 '계춘할망' 창 감독 창 감독이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계춘할망> 시사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계춘할망>은 해녀할망 계춘(윤여정 분)과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19일 개봉.

▲ 질문에 답하는 '계춘할망' 창 감독 창 감독은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주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2014 <표적>으로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으며 평단과 관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그가 이번에는 전작과는 전혀 다른 따뜻한 감성을 전한다. ⓒ 이정민


언론시사회에서 창감독과 배우들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경이 제주도인 만큼 지역색(?) 짙은 질문이 이어졌다. 먼저 "제주도 사투리를 어미에만 사용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극중 계춘할망 역을 맡은 윤여정이 답했다.

"처음엔 제주도 사투리를 연습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제주도 방언을 완벽하게 쓰면 아무도 못 알아듣는다. 자막을 따로 써야한다. 한국영화를 한국 사람끼리 보는데 자막이 나오면 이상하지 않나? 그래서 어미에만 제주도 방언을 썼다. 의도 하에 그렇게 했다."

이어 창 감독은 "제주도 가서 취재했을 때는 할머니들이 방언을 많이 쓰시긴 하는데 섞어서 쓰시더라"며 "방언에 대한 리얼리티도 중요하지만 관객분들에게 (영화 내용의) 전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계춘할망은 해녀다. 그의 캐릭터를 해녀로 설정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창 감독이 말했다.

"해녀라는 직업이 사실 계춘과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해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을 숨을 참고 해산물을 따는 직업이다. 그런 해녀라는 직업과 영화의 흐름(오랜 세월 손녀를 기다리며 아픔을 참는 계춘할망)의 매치가 좋은 것 같았다. 또한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한 제주도를 그리고 싶었기 때문에 해녀라는 직업을 택했다."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가 '잘생김' 혹은 '예쁨'을 버렸다. 신은정이 말했다.

"제가 연기활동 하면서 가장 내추럴하게 많은 걸 내려놓고 했던 작품이 이 작품이다. 그만큼 애정도 많이 갔고, 저한테도 도전이면서 만족스러운 영화다. 더 못생기게 나오려고 노력했다."

윤여정의 도시적 이미지

윤여정, 여전히 고운 '계춘할망' 배우 윤여정이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계춘할망>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계춘할망>은 해녀할망 계춘(윤여정 분)과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19일 개봉.

▲ 윤여정, 여전히 고운 '계춘할망' 배우 윤여정이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계춘할망>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계춘할망>은 해녀할망 계춘(윤여정 분)과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19일 개봉. ⓒ 이정민


하지만 이 영화에서 윤여정만큼 '내려놓은' 배우는 없다. 윤여정이 섭외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섭외하는 제작자분이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내가 도시적인 이미지인데 왜 나에게 전화했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의 도회적 이미지가 이미 소멸 되셨습니다' 이러는 거다. 재미있는 청년이다 싶어서 한 번 만나보자고 했다. 저의 도회적인 이미지가 소멸됐다고 하니 그런 이미지를 벗어보려 도전해봤다."

알고보니 창감독은 이런 '의외 캐스팅'을 이미 의도하고 있었다.

"저는 선생님뿐만 아니라 영화에 나오는 캐스팅에 있어서, 모두 반대를 적용시키고 싶었다. 윤여정 선생님, 양익준 배우, 김희원 배우님이 그간 보여준 도시적 혹은 악역의 캐릭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선입견으로 갖고 있다. 그런 배우들의 이미지들을 바꿔보고 싶었다. 윤여정 선생님과 김고은 배우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썼다. 응해줘서 그대로 촬영이 된 것이다."

그리고 가족

'계춘할망' 김고은, 예쁘게 잘 나왔어요! 배우 김고은이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계춘할망> 시사회에서 웃고 있다. <계춘할망>은 해녀할망 계춘(윤여정 분)과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19일 개봉.

▲ '계춘할망' 김고은, 예쁘게 잘 나왔어요! 배우 김고은은 엔딩크레디트에 깔리는 노래를 불렀다. 김고은은 "처음에 제의 받았을 땐 부담스러웠지만 연습했다, 자장가 느낌으로 조곤조곤 힘을 모두 빼고 불렀다"고 말했다. ⓒ 이정민


20살 때부터 6년 째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김고은은 특히 이 영화에 감정이입이 깊이 됐다고 털어놨다.

"항상 언론시사가 아닌 기술시사 때 영화를 본다. 전날 새벽에 기술 시사로 영화를 보고 나서 실제 할머니가 많이 생각이 났다. VIP 시사회는 늘 어수선하고 정신없어서 챙겨드리지 못하기 때문에 할머니를 한 번도 초대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할머니를 초대하려고 한다."

이날 언론시사에서 윤여정은 눈물을 보였다. 기자간담회 직전 영화를 보고 93살의 노모 생각이 나서다.

"어머니가 93살인데 이 영화를 찍을 때 사고가 나셔서 수술을 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찍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다. 수술하고 나서 1년 전 쯤 실버타운으로 가 계신다. 모란은 피고 엄마는 없고,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너무 슬펐다. 특히 늙은 분장을 한 내 얼굴 옆 라인이 스크린 가득 나오는데 내 얼굴이 딱 엄마 얼굴이더라. 착잡했다."

이 영화는 보고나면 주변의 사랑하는 가족이 생각나는 영화다. 김고은은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나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이 많이 생각났다. 곁에 있다보면 소중한 사람들을 소중히 대하는 걸 잊고 사는데 그 사람들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창감독의 말이다.

"저는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영화를 만들어서 관객을 설득시키기 보다는 공감을 주자. 공감되는 영화로 접근을 해보자. 그러면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감정을 가지고 접근을 해봐야겠다. 제주도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인위적인 요소는 모두 배제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가슴에 깊은 여운을 안겨줄 수 있는 정서에 특별히 중점을 두고 세심하게 연출했다."

'계춘할망' 윤여정, 물병 차고도 남을 사모곡 배우 윤여정이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계춘할망> 시사회에서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오른쪽은 배우 김고은. <계춘할망>은 해녀할망 계춘(윤여정 분)과 불량손녀 혜지(김고은 분)가 12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살아가는 시간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 감동 드라마다. 19일 개봉.

▲ '계춘할망' 윤여정, 물병 차고도 남을 사모곡 윤여정은 기자간담회 도중 아픈 노모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윤여정의 눈물은 퇴장까지 멈추지 않았고, 그런 그녀를 김고은이 바라보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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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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